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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운전의 기본’부터 다시 배울 수 있는..BMW 드라이빙센터 가보니...

데일리카 박홍준 기자

입력 : 2017.11.13 15:53

수정 : 2017.11.13 15:53

11월 10일 오후 12시 45분.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센터.

서울에서 60km, 인천국제공항에선 6km 떨어진 곳에 33개 축구장을 합친 규모로 입지한 이곳은 BMW그룹의 세 번째 드라이빙센터이자 아시아 최초의 드라이빙센터다.

비바람이 거세게 몰아치는 날씨였지만, 그에 아랑곳 않고 서킷을 주행하고 있는 BMW들, 견학차 방문해 다양한 차들을 구경하고 있는 학생들은 날씨와는 전혀 관계없이 오롯이 BMW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궂은 날씨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이 날, 주행 프로그램 ‘어드밴스드’(Advanced) 체험을 위해 BMW 드라이빙센터를 찾았다.

■ 드라이빙의 기본, 시트포지션부터

“시트의 높이는 차량의 천장과 운전자의 머리 사이에 손가락 네 개를 쌓은 정도의 공간으로 설정하는 것이 시야 확보에 가장 적합합니다.”

이날 어드밴스드 프로그램 진행을 맡은 박준호 인스트럭터는 주행 전 안전교육 프로그램 및 코스 브리핑을 갖는 시간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충분한 제동 성능 발휘를 위해선 무릎이 일정 수준 굽어져 있어야 한다”며 “운전자 최후의 방어 수단은 완벽한 제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함께 “액셀러레이터 페달은 여러 단계를 나눠 가볍게 밟아 나가야 하며 제동은 신속하고 강해야 한다”며 서킷 주행 시 페달 조작법 등에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을 이어나갔다.

스티어링 휠은 3시 방향과 9시 방향을 잡아야 올바르고 정확한 조작이 가능하다는 게 박 인스트럭터의 설명이다. 12시 방향과 6시 방향을 파지할 경우 스티어링 휠에 위치한 버튼과 패들시프트 조작이 불리하거니와, 충돌 상황 시 에어백으로 인한 팔 부상 등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언더스티어 및 오버스티어 대처법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었다. 언더스티어는 차량 선회 시 운전자의 스티어링 조작량 이하로 조향이 되지 않는 상황을, 오버스티어는 운전자의 조작 이상으로 조향되는 상황을 뜻한다.

박 인스트럭터는 “언더 및 오버스티어 상황에서는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는 것이 가장 빠른 대처법”이라며 “언더스티어는 속도를 줄이는 것 만으로 상황을 정리할 수 있으며 오버스티어 상황에선 차량이 미끄러지는 반대 방향으로 조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함께 “차선이 아닌 차량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의 시선 처리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긴급제동, 쉬워 보이지만 용기가 필요한...

약 30분간의 교육을 마친 후 주행 코스로 이동했다. 기자가 참여한 드라이빙 프로그램은 어드밴스드 클래스로, 오프로드를 제외한 4개의 코스를 3시간 동안 즐길 수 있다.

주행을 위해 마련된 차량은 국내에서 판매중인 3시리즈 중 최상위 라인업에 속하는 330i M 스포츠패키지. 최고출력 252마력, 35.7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가솔린 후륜구동 세단이다.

본격적인 주행에 앞서 이동한 곳은 멀티플 코스. 넓은 공터에 라바콘을 이용해 다양한 가상 코스를 설정해 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멀티플 코스는 장애물을 좌우로 선회하는 슬라럼 주행과 긴급 제동 구간으로 구성됐다.

비가 많이 오는 탓에 차량의 속도를 높일 수 없는 탓에 교육은 긴급제동을 중심으로 꾸려졌다. 긴급 제동은 30km/h, 40km/h등 총 두 번의 급제동을 전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3번 차량, 준비되셨으면 시작 하겠습니다”라는 인스트럭터의 지시에 따라 속도를 높였다. ‘확실한 제동’, ‘체중을 싣듯이’ 라는 말이 아른거리기 무섭게 제동 구간에 다다랐고, 여지껏 밟아본 중엔 가장 강한 힘으로 브레이크를 밟았다. 차가 완전히 멈추는 데에는 그 이후 얼마 걸리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비가 오는 상황에서도 타이어에 연기가 올라오는 모습이 보이네요, 더 피드백 할 게 없습니다. 잘 해주셨습니다” 라는 인스트럭터의 칭찬이 무전기 너머로 들려온다.

■ 오버스티어 상황의 대처법 배우는 다이내믹 코스

두 번째로 이동한 곳은 다이내믹 코스. 코스 시작점 너머 약 200m 떨어진 곳에 노란색 구조물이 눈에 띄었다.

가상의 오버스티어 상황을 만들어 내는 ‘킥 플레이트’. 차량의 앞바퀴가 센서를 통과한 것이 감지되면 뒷바퀴를 왼쪽 혹은 오른쪽으로 밀어내 가상의 오버스티어 상황을 만들어내는 장치다.

다이내믹 코스는 유독 운전자의 혼을 쏙 빼놓기 좋은 코스로 정평이 났다. 차가 어느 방향으로 미끄러질지 유추되지도 않거니와, 분수를 통해 만들어지는 가상의 장애물 또한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약 30~40km/h의 속도로 코스에 진입하고 킥 플레이트 구간을 지나기 무섭게 예상보다 큰 ‘쿵’ 하는 충격음이 들려온다. 이내 차체의 뒤가 요동친다. 가상의 오버스티어 상황이다.

속도를 줄이고 스티어링을 반대 방향으로 꺾어 차량을 정상화 시키면, 바닥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가 운전자의 시야를 어지럽힌다.

비가 오고, 강한 바람이 부는 탓에 물줄기의 빈 틈을 찾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 때문인지 다이내믹 코스는 여간 까다롭게 느껴진 게 사실. 인스트럭터는 무전을 통해 운전자가 회피해야 할 구간을 안내 하는 데에 정신이 없었다.

■ ‘스핀’의 무서움 느낀 써큘러 코스

“1차선과 2차선 사이에서 선회하며, 스티어링은 그대로 두시고 액셀러레이터의 밟는 양만 조절해보세요”

거대한 로터리를 연상시키는 원 선회 구간으로 진입했다. 주행 전 안전교육에서 설명을 들은 언더스티어와 오버스티어를 체험하는 구간이다.

“30km/h를 유지하다가 한 바퀴를 돌고 난 뒤 속도를 점차 올려봅니다” 인스트럭터의 지시가 떨어지고, 스티어링의 조향 각도는 유지한 채 속도를 조금씩 올리니 차량이 그리는 원의 궤적이 점점 커지는 것이 느껴진다. 소위 말하는 ‘언더스티어’ 상황이다.

“지금이 언더스티어고, 여기서 액셀러레이터에서 발만 떼보세요” 라는 말에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자 넓어졌던 원의 궤적은 점차 좁아진다. 언더스티어 상황에서 탈출하는 가장 빠른 방법을 익힌 것이다.

오버스티어 상황을 체험하는 건 다소 겁나는 게 사실이었다. 차량의 자세를 제어하는 DSC를 완전히 끈 상태에서 주행해야 하거니와, 눈길보다는 빗길에서 미끄러지는 상황이 더 위험하다는 이야기를 줄곧 들어왔기 때문이다.

차량의 자세를 제어하는 DSC는 엔진의 출력 및 각 바퀴의 제동을 독립적으로 제어하는 전자장비로, 언더스티어와 오버스티어 상황 시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하도록 돕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DSC OFF 버튼을 3초간 꾹 누르면 완전히 꺼지는데, 이 상황에선 전자장비의 아무런 도움도 받을 수 없다.

속도를 올려 원 선회 구간에서 언더스티어 상황으로 진입했다. DSC가 작동중인 상황일 때 보다 원의 궤적이 크다는 점이 느껴진다.

“부담스러우시면 안해도 됩니다. 거기서 액셀러레이터를 최대한 많이 밟아주세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액셀러레이터를 끝까지 전개하자 차체의 뒤가 요동친다. 다이내믹 코스에서는 DSC의 도움을 받았지만, 전자장비 없이 오롯이 운전자가 받아내야 하는 오버스티어는 차원이 다르다.

이후 차체의 뒤가 오른쪽으로 크게 미끄러지더니 차는 그대로 스핀했다. ‘부우욱’하는 소리와 함께 타이어가 불규칙적으로 밀려나는 것이 느껴졌고, 그대로 차량의 시동은 꺼졌다.

“과감한 스핀 아주 좋았습니다. 이 상황에서 대처하기 어려운 건 사실이에요” 라는 인스트럭터의 피드백이 이어지고서야 정신이 들었다. ‘사고 상황이었다면 차량의 진행 방향을 인지하고 제대로 대처할 수 있었을까’ 하는 오싹함이 밀려든 것도 이때였다.

■ BMW 드라이빙센터, 운전 잘 한다 해도 녹록치 않은 곳.

배운 내용을 토대로 총 3랩의 서킷을 주행했고, 인스트럭터의 가벼운 마무리 발언과 함께 모든 교육 프로그램이 종료된 건 오후 5시 경.

프로그램의 난이도를 문의하자 해당 프로그램은 중간 수준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는 게 BMW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밖에도 i8, 고성능 M, 롤스로이스 레이스 등으로 체험할 수 있는 주행 프로그램도 갖추고 있다는 설명에는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다. 비가 오는 날이었지만, 3시리즈로 주행하기에도 충분한 스릴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

“운전에 자신 있다는 택시 기사님들도 결코 쉽게 느끼는 프로그램은 아닙니다”라는 박준호 인스트럭터의 설명에 어느 정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체험 프로그램이었다.

한편, BMW는 오는 겨울 중 인공 눈을 뒤덮은 코스를 활용, 스노우 드라이빙 프로그램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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