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11.09 03:03
수정 : 2017.11.09 16:45
지난 6월 15일 밤 충남 천안 동남구에서 편도 2차선 도로를 달리던 자동차 앞으로 자전거 한 대가 중앙선을 넘어와 부딪혔다. 무단 횡단을 하던 자전거 운전자 장모(67)씨는 중앙분리대 틈 사이로 튀어나와 차에 치여 숨졌다. 장씨는 중앙선 침범과 신호 위반으로 과실 비율 100%였다. 차가 아니라 자전거가 가해자가 된 것이다.
부주의한 운전으로 도로 안전을 위협하는 자전거 운전자가 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자전거가 가해자로 인정된 사고가 2012년 3547건에서 2016년 5936건으로 급증했다. 전체 자전거 사고 중 비율도 같은 기간 27%에서 39%로 늘었다.
◇자전거 사고 1위 방학사거리 가보니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자전거는 차(車)다. 자전거 전용 차로를 이용해야 하고 전용 차로가 없을 때는 차도의 우측 가장자리에 붙어서 다녀야 한다. 그러나 인도와 횡단보도·차로 안쪽까지 넘나드는 자전거가 늘면서 '자라니'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자전거 운전자를 갑자기 도로로 튀어나오는 고라니에 빗댄 말이다. 동영상 검색 사이트인 유튜브에 '자라니'를 검색하면 자전거가 곡예 부리듯 버스와 자동차 사이를 질주하는 영상이 1000개 이상 올라와 있다.
부주의한 운전으로 도로 안전을 위협하는 자전거 운전자가 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자전거가 가해자로 인정된 사고가 2012년 3547건에서 2016년 5936건으로 급증했다. 전체 자전거 사고 중 비율도 같은 기간 27%에서 39%로 늘었다.
◇자전거 사고 1위 방학사거리 가보니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자전거는 차(車)다. 자전거 전용 차로를 이용해야 하고 전용 차로가 없을 때는 차도의 우측 가장자리에 붙어서 다녀야 한다. 그러나 인도와 횡단보도·차로 안쪽까지 넘나드는 자전거가 늘면서 '자라니'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자전거 운전자를 갑자기 도로로 튀어나오는 고라니에 빗댄 말이다. 동영상 검색 사이트인 유튜브에 '자라니'를 검색하면 자전거가 곡예 부리듯 버스와 자동차 사이를 질주하는 영상이 1000개 이상 올라와 있다.
자라니 급증의 원인 중 하나로 부족한 자전거 인프라가 지목된다. 지난해 서울에서 자전거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도봉구 방학사거리(15건)는 도로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집합소다. 지난달 30일 방학사거리를 가보니 오가는 자전거 10대 중 4대는 자전거·보행자 겸용 도로가 있는데도 차로로 다니고 있었다. 자전거로 근처 직장에 출퇴근하는 장모(48)씨는 "자전거·보행자 겸용 도로에서 달리면 어르신들이 '왜 인도로 다니느냐'고 꾸중을 해서 차도로만 다닌다"며 "정작 차도에서는 자동차가 거슬린다는 듯이 빵빵거려 불안하다"고 말했다. 인근 자전거 전용 도로에서는 보행자 10여 명이 걷고 있었다. 자전거 운전자 오문택(53)씨는 "보행자를 피하려고 중앙선을 넘을 때가 잦다"고 말했다. 보행자들은 "자전거 전용 도로인 줄 몰랐다"거나 "집이 바로 앞이라 반대편으로 건너기 불편하다"고 말했다.
자전거는 차체가 없어 온몸으로 충격을 받기 때문에 운전자가 다칠 위험이 훨씬 크다. 치사율이 높은데도 자전거 사고에 대한 경각심은 낮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서울시에서 자전거 사고로 85명이 사망했다. 이 중 61명(71.7%)이 전방 주시 태만 등 안전 운전 불이행으로 인한 사고였다. 특히 필수 장비인 헬멧을 쓰지 않아 머리를 다쳐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3월 대학생 최모(23)씨는 자전거를 타고 빨간불에 횡단보도를 건너다 우측에서 달려온 차에 치였다. 헬멧을 착용하지 않고 있던 최씨는 뇌출혈로 사망했다.
◇역주행이 편하다는 고령 운전자들
고령 자전거 운전자의 부주의한 운전으로 인한 사망 사고도 해마다 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자전거 교통사고 사망자 17명 중 13명이 65세 이상이다. 자전거 사고 사망자 중 고령자 비율은 2014년 43.2%에서 올해 76.5%로 급증했다.
자전거는 차체가 없어 온몸으로 충격을 받기 때문에 운전자가 다칠 위험이 훨씬 크다. 치사율이 높은데도 자전거 사고에 대한 경각심은 낮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서울시에서 자전거 사고로 85명이 사망했다. 이 중 61명(71.7%)이 전방 주시 태만 등 안전 운전 불이행으로 인한 사고였다. 특히 필수 장비인 헬멧을 쓰지 않아 머리를 다쳐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3월 대학생 최모(23)씨는 자전거를 타고 빨간불에 횡단보도를 건너다 우측에서 달려온 차에 치였다. 헬멧을 착용하지 않고 있던 최씨는 뇌출혈로 사망했다.
◇역주행이 편하다는 고령 운전자들
고령 자전거 운전자의 부주의한 운전으로 인한 사망 사고도 해마다 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자전거 교통사고 사망자 17명 중 13명이 65세 이상이다. 자전거 사고 사망자 중 고령자 비율은 2014년 43.2%에서 올해 76.5%로 급증했다.
한국교통연구원이 2015년 경북 상주시의 60세 이상 자전거 운전자 31명 대상으로 운전 행태를 조사한 결과, 차도 이용자 중 47%가 1㎞ 주행 중 1회 이상 중앙선을 침범했다. 35%는 역주행을 했다. 일부 고령자는 역주행을 오히려 선호한다. 다가오는 차들을 마주 보고 확인할 수 있어 더 편하다는 것이다. 응답자 중 차선 변경 때 뒤차를 고개 돌려 확인하는 경우는 8%에 그쳤다. 확인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목이 아파서' '자동차가 알아서 피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장택영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연구원은 "일본에서는 고령 자전거 운전자에게 S 코스 등 교육과정을 두는데, 우리나라는 자전거 교육을 강조하면 장난하느냐며 무시한다"고 말했다. 한국교통연구원 이재용 연구원은 "자전거 이용률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고령자 안전 교육을 하고 자전거 도로를 정비하는 등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자전거 사고가 늘면서 사고 책임을 가리는 블랙박스 구매가 늘었다. 블랙박스 기능이 있는 전조등·후미등은 35만원이 넘는 고가인데도 시야 확보가 되고 촬영도 가능해 인기리에 팔린다. 자전거 동호회원 이용민(37)씨는 "사고를 한 번 겪고 나서 자전거 앞쪽과 뒤쪽에 블랙박스를 달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블랙박스만으로는 사고 예방책이 못 된다고 지적한다. 김정래 도로교통공단 대구지부 안전팀장은 "헬멧 등 안전 장비를 반드시 착용하고 야간에는 반사 필름을 부착해 사고를 막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했다.
자전거 사고가 늘면서 사고 책임을 가리는 블랙박스 구매가 늘었다. 블랙박스 기능이 있는 전조등·후미등은 35만원이 넘는 고가인데도 시야 확보가 되고 촬영도 가능해 인기리에 팔린다. 자전거 동호회원 이용민(37)씨는 "사고를 한 번 겪고 나서 자전거 앞쪽과 뒤쪽에 블랙박스를 달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블랙박스만으로는 사고 예방책이 못 된다고 지적한다. 김정래 도로교통공단 대구지부 안전팀장은 "헬멧 등 안전 장비를 반드시 착용하고 야간에는 반사 필름을 부착해 사고를 막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