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11.07 15:57
수입차는 1987년 시장 개방 이후 초저성장 시대를 거쳐 15년이 지난 2002년도에야 처음으로 1%를 넘어섰다. 이후 급격한 성장세를 이어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새 기록을 써 왔다.
2015년 9월에 발생한 디젤게이트라는 초대형 악재는 해당 기업은 물론 수입차 전체의 구입 의향과 판매를 떨어트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것이 국내 자동차 시장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2017년 상반기까지의 결과는 판매도 어느 정도 회복되고, 소비자의 구입 의향은 상당히 되살아난 것으로 보인다. 악재에도 불구하고 수입차의 약진이 계속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2001년부터 매년 7월에 실시된 컨슈머인사이트의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에서는 2년 내에 새 차를 구입할 예정이라는 소비자에게 어떤 차를 살지 1순위, 2순위로 답하게 했다. 2017년 조사 결과를 10년 전인 2007년과 비교하면, '1순위, 2순위 국산만 고려'는 2007년 77.0%로부터 59.3%로 감소했고, 구입 예정 1순위로 수입차를 꼽은 소비자는 6.3%에서 26.6%로, 1순위와 2순위 모두를 수입차라고 한 비율은 6.3%에서 17.6%로 증가했다. 수입차의 초고속 성장 이면에는 소비자의 요구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10년간 수입차의 상승세가 꺾인 적이 2번 있었다.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2015년의 디젤게이트 여파이다. 금융위기 때 소비자의 수입차 구입 의향은 직격탄을 맞았고, 만 4년이 경과한 2012년에야 2008년의 결과를 넘어설 수 있었다. 하지만 디젤게이트의 경우는 이와 크게 다르다. 불과 2년 만에 그 충격을 극복하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구입 의향 측면에서는 디젤게이트라는 악재는 이미 소멸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수입차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얘기이다.
실제 판매는 다소 다를 가능성이 있다. 금융위기 시에는 2년 만에 판매가 회복됐으나, 금년의 경우는 2년 전인 2015년에 이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지금까지 판매 점유율은 '수입차만 고려' 비율과 거의 일치해 왔으나, 금년에 처음으로 의향이 점유율보다 2% 이상 높았다. 구입 의향의 실현은 여러 환경 변수에 따라 촉진되기도, 저해되기도 한다. 판매를 불가능하게 하는 장벽이 해소되고 있으니 그 경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 조사결과는 자동차전문 리서치회사 컨슈머인사이트가 2001년 시작한 표본 규모 10만의 초대형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의 제17차 조사(2017년 7월 실시)로부터 나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