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칼럼

[구상 칼럼] 테일램프가 조형적 관점에서 심미성이 중요한 까닭은?

구상 국민대학교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

입력 : 2017.10.31 15:54

수정 : 2017.10.31 15:54

차량의 뒷모습은 뒤를 따르는 차량의 운전자가 필연적으로 가장 오랫동안 관찰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므로, 조형적 관점에서의 심미성이 특히 중요하다.

전반적으로 균형 잡히고 안정적 이미지를 주어야 하며, 한편으로 뒤 차의 운전자에게 앞 차의 운행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해서 예방안전성을 높여야 하므로, 기능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그러므로 차량의 뒷면에서 이런 기능을 가진 요소는 테일 램프와 차량 번호판의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이 두 요소를 중심으로 뒷모습의 형태가 구성된다고 할 수 있다.

테일 램프는 차량의 운행상황을 후방 차량에게 알리는 안전운행에 필수적인 장비이므로, 기능적으로 중요하며, 디자인의 관점에서도 차량의 뒷면 스타일 이미지를 결정한다.

차량의 후면에 반드시 설치되어야 하는 램프의 종류와 크기, 면적, 밝기 등은 각 국가의 교통 안전 규격에 지정되어 있으며, 그 규제를 만족시켜야 만이 그 지역에 수출이 가능하다.

그러나 한 가지 램프 디자인으로 모든 지역이나 국가에서 요구하는 규격에 맞추기 어렵기 때문에 수출지역마다 다른 디자인을 적용하게 된다.

테일 램프의 주요 기능적 특징을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의 표와 같다. 여기에서 테일 램프라는 말을 사용했지만, 차량의 뒤쪽에 필요한 방향지시등(方向指示燈: turn signal lamp)과 정지등(停止燈: stop lamp), 미등(尾燈: tail lamp), 후진등(後進燈: back up lamp)과 같은 여러 종류의 램프가 결합된 상태의 장치를 정확히 말하면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rear combination lamp) 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차량의 뒤에 달려있다는 의미로 테일 램프(tail lamp)라고도 이야기되기도 한다. 그러나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에는 테일 램프(tail lamp, 또는 미등〔尾燈〕)의 기능이 별도로 있으므로, 정확한 명칭은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 또는 후미등(後尾燈) 이라고 구별하여 이야기하는 것이 정확하다.

램프 자체의 구조는 시기 별로 변화되어 왔는데, 기술의 발달, 특히 전기 및 전자 부품의 기술발달과 함께 변화되어 왔다. 현재까지 주종을 이루고 있는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의 광원은 직류 12V의 전원을 사용하는 백열전구가 절대적인 비중을 가지고 있다.

헤드램프와 달리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는 항시 점등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각 램프가 기능을 하는 경우에만 켜지므로 헤드램프에서와 같은 장시간 점등에 대한 내구성은 크게 요구되지는 않지만, 야간에 상시 점등되는 앞쪽의 차폭등(車幅燈)과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에 설치되는 미등(尾燈)에서는 내구성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필라멘트를 사용하는 백열전구는 점등 시 필라멘트가 가열되는데, 이 상태에서 약간의 외부 충격이 가해지면 필라멘트가 끊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차량의 트렁크 리드(trunk lid)나 테일 게이트(tail gate)와 같은 가동부품에 램프를 설치하는 것은 전구의 내구성 측면에서 그다지 바람직하지는 않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법규정에서 요구하는 발광 면적의 확보나 적절한 설치 위치 확보를 위해 부득이하게 가동부품에 설치 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소비전력이 백열전구에 비하여 훨씬 적고, 열의 발생이 거의 없는 발광 다이오드(Light Emitting Diode)가 자동차용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에 사용 가능할 정도의 밝기와 색상으로 개발되어 사용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헤드램프와 함께 거의 상시 점등되어 있어야 하는 미등은 LED의 채용으로 더욱 내구성과 신뢰성을 높일 수 있게 되었다.

아울러 LED는 백열전구에 비해 점등시간이 0.03초 이상 빨라져, 정지등에 적용 시 후방 차량에 대한 경고 효과가 즉각적이어서 추돌사고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기능적 장점으로 인해 향후에는 LED가 적용된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가 증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의 디자인 역시 기술개발과 스타일 동향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변화되어 왔다. 초기 자동차에는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의 개념이 없었으나, 이후 차량의 증가와 도로망의 발달로 차량 간의 의사소통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방향지시장치가 등장하였다.

초기의 방향지시장치는 빛을 내거나 불을 켜는 등화장치(燈火裝置)의 개념이 아니라, 작은 날개형태를 펼치는 것으로 1923년에 프랑스의 탈보(Talbot)의 승용차에서 고안되었으나 실용화되지는 못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후 이것이 전기식 램프로 바뀐 것은 1938년 미국 GM의 뷰익에서 처음 도입되었으나, 앞 펜더에만 설치되었으며 현재의 방향지시등과 같이 깜박거리는 점멸식(點滅式)이 아니라, 켜진 채로 있는 점등식(點燈式)이었다. 그리고 이후 1946년에 나온 포드의 커스텀 승용차에서부터 점멸식 방향지시등이 사용되기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후 1940년대에는 주로 원형의 램프가 차량의 뒷면에 장착되었으며, 1950년대에 들어와 미국을 중심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테일 핀 스타일과 함께 테일 램프는 대형화되고 탄환 형태처럼 뾰족한 장식적인 형태로 바뀌게 되었다.

그러나 1971년의 1차 오일쇼크(Oil shock)이후 차량의 소형화와 공기역학의 대두로 램프의 크기는 소형화되고, 차체와 일체로 된 조형체의 하나로써 다루어지기 시작하였다.

이 이후의 램프의 변화는 주로 형태에 의한 변화보다는 켜졌을 때의 기능적 효과를 높여주는 방향으로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램프의 광원(光源)이 종전의 백열전구에서 발광소자(LED: Light Emitting Diode)의 적용으로 변화함에 따라 백열전구의 발열에 의한 렌즈의 변형을 막기 위한 공간이 필요 없어져 슬림한 구조로 인한 램프의 구조적 제약도 감소하여 더욱 다양한 스타일의 테일 램프가 등장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테일 램프에도 LED를 이용한 새로운 이미지를 부여하여 광선을 이용한 새로운 디자인 이미지를 통해 보다 강인한 인상을 심어주는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제시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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