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칼럼

[김필수 칼럼] 지금은 전기차 빅뱅 시대..그러나 뒤쳐지는 정부 정책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입력 : 2017.10.02 08:38

수정 : 2017.10.02 08:38

최근 개최된 프랑크푸르트모터쇼의 화두는 역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였다. 특히 전기차가 시스템 적용상 자율주행차로 가는 잇점까지 추가되면서 전기차는 실질적인 화두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국가적인 내연기관차 판매중지 선언도 많아지고 있고 전기차 위주로 개발 판매하겠다는 글로벌 메이커도 늘어나고 있다.

분명히 전기차는 미풍이 아닌 자동차의 주류로 들어왔다는 평가이다. 물론 작년 생산판매된 차량 9,400만대 중 전기차는 단순히 약 80만대 수준이어서 전위부대 역할이라고 평가절하하기도 하지만 증가속도가 우리의 예상 외로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상황으로 보면 2040년 과반수 이상 판매가 전기차가 될 것이라는 언급도 나올 정도이다.

이러한 글로벌 시장에 대한 움직임에 비하여 우리는 아직 고민이 많은 상황이다. 보급대수도 올해 말까지 잘 되어야 3만대 수준이고 충전기 보급도 아직은 매우 적은 실정이다. 전체적인 친환경차 보급 정책과 미세먼지 문제,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건설중지 공론화 등 에너지 수급문제, 자율주행차 개발 문제 등 한두 가지 문제가 누적된 상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단순히 각각의 문제 해결보다는 큰 그림 속에 길게 보고 철저한 중장기 정책과 함께 하나하나 풀어가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5년 단임의 제도 속에서 보지 말고 긴 호흡으로 중장기적인 정책 기반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전기차는 분명히 예전과 달라지고 있다. 전기차 활성화가 메이커의 주도권의 단절이나 정부의 세수 확보 미비 등 부정적인 부분도 많지만 이제 전기차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 필수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적극적인 진입과 능동적인 주도권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유럽과 미국은 물론 일본 등 세계 3대축의 변화가 커지고 있고 중국의 변화속도는 우리가 생각한 예상 이상으로 전기차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벌써 중국의 트럭이나 버스 등의 기술속도는 우리를 앞서가고 있고 일반 전기 승용차도 간격이 좁아지고 있다. 기술개발 속도도 높지만 높은 시장성을 중심으로 확보한 실증 데이터의 확보는 가장 무섭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중앙정부의 일관된 보급 속도는 우리의 흐름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최근 내년부터 시행되는 전기차 보조금의 차등 지급 문제 등 다양한 정책결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 시점에서 무엇을 점검하고 제대로 된 방향은 무엇일지 더욱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전기차 보조금 정책의 방향이다. 내년에 올해보다 200만원 적은 약 1,200만원을 기준으로 보조하는 예상 정책은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점차 차등화 시키면서 줄어들 것으로 확신한다. 노르웨이와 더불어 세계 최고 수준의 보조금 지급 정책은 역시 국민세금으로 충당하는 만큼 인큐베이터 정책에서 벗어나 홀로서기 정책으로 점차 전환될 것이다.

당연히 필요한 조치이고 이 비용은 충전기 설치와 전기차 인프라 구축 등 전기차 생태계 활성화 비용으로 보전될 것이다. 동시에 소비자의 인센티브 정책을 보조금이 아닌 다른 흐름으로 유도하여 소비자 측면에서 활성화하는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벌써부터 에너지 수급에 대한 언급이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정부에서는 환경 쪽에서 강조하던 전기차 보급증가에 따른 에너지 수급문제가 잠잠하였으나 이번 정부의 탈핵 정책으로 숨어있던 에너지 수급문제가 다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당장 전기차 100만대 정도는 여유있게 보급하여도 에너지 부족문제는 없다고 하였으나 역시 전기차 활성화는 전기에너지의 신재생 에너지 보급과 크게 연계된 만큼 정부 차원의 고민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기차 활성화도 일반 자동차와 달리 휴대폰과 같이 심야 완속 충전을 활성화하는 캠페인과 홍보 정책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셋째로 전기차만이 아닌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의 균형 잡힌 보급정책이 함께 구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럽 등은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차가 활성화되었으나 국내의 경우 활성화가 인된 이유는 전기차 대비 홍보도 덜 되어 있고 보조금 지급도 너무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균형과 형평성으로 이러한 차종의 보급은 국가적인 친환경화 정책에 큰 도움이 되는 만큼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차도 역할분담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동시에 수소 연료전지차의 균형 보급도 필요할 것이다.

넷째로 역시 한국형 전기차 보급 정책을 다듬어야 할 것이다. 도심지 아파트 거주자를 위한 심야 충전기의 원활한 보급은 필수이다. 물론 공공용 급속 충전기는 필수요소이지만 심야용 전기에너지 활성화는 중요한 성공요소라 할 수 있다. 모바일 충전기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활성화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최근 공공용 급속 충전기 보급을 위한 움직임은 긍정적이나 평가요소로 가격요소만을 따지다보니 저가형 중국산 등이 판을 치고 있어서 기존 국산 기술기반의 충전기 회사가 어려움에 처해있다는 사실을 직시했으면 한다. 따라서 공공용 보급 평가요소 중 가격은 물론 이지만 기술 등 국내 중소기업을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한 대책도 하루속히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순간에도 기존의 기술기반 강소기업을 꿈꾸던 국산 충전기 전문회사가 무너지기 시작하고 있고 반면에 무늬만 국산인 형태로 보급된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 설치 후 A/S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문제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실수를 하지 않았으면 한다. 대책이 시급한 요소이다. 더불어 균형 잡힌 정책으로 차별성이 없이 국내외의 우수한 전기차와 시스템이 자리 잡아서 치열한 민간 차원의 비즈니스 모델이 구축되었으면 한다.

다섯째로 충전기 설치 후 제대로 된 관리를 위한 중앙정부 차원의 충전시설 관리가 별도로 책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22,000기 이상의 충전시설에 하나의 충전기 고장도 없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철저한 별도 예산 지원과 관리요원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시장은 충전시설이 많지도 않으면서 민관이 다르다고 하여 충전시설에 관리가 되어 있지 않아 지속적으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전기차에 긍정적인 얼리 어댑터도 두세 번 충전기가 고장 나 있으면 안티로 변한다는 사실을 직시했으면 한다.

동시에 세 가지의 충전방법에 대한 통합적인 중앙 충전기 통제센터를 구축하여야 한다. 민관의 다른 충전방식의 경우도 사용자가 전기차용 네비를 통하여 언제든지 용이하게 충전기를 찾아서 충전할 수 있는 통합 시스템을 말한다.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 동시에 미리부터 무리한 표준으로 세계적 흐름이나 주도에 역행이 되지 않는가도 살펴야 할 것이다. 최근 타입1이나 타입2에 대한 논란도 있는 상황에서 무리한 조치로 후회되는 일이 없도록 서서히 해도 괜찮을 것이다. 섣불리 결정하여 주어 담을 수 없는 사태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현재 할 일이 많은 상황이다. 내년 후반을 전기차의 빅뱅이라 하는 만큼 전기차에 대한 큰 변화가 예상된다. 올 11월 중반에 한국전기차협회에서 국회 대회의실에서의 개최하는 전기차 대토론회가 국내 실정과 대안에 대한 훌륭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전기차는 분명히 미래 사회를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미래 먹거리 확보에 만전을 기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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