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9.22 10:25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라인업 중 최상위 모델인 '콰트로포르테 GTS'를 만났다. 이 모델은 역대 마세라티 4도어 차량 중 가장 빠르고 강력한 모델로 고급스러움과 스포티함의 이상적인 조합을 선보인다.
특히 지난해 새롭게 출시된 '더 뉴 콰트로포르테 GTS'는 2013년에 선보인 6세대 콰트로포르테의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를 거쳐 마세라티만의 디자인 철학인 '럭셔리와 스포츠의 완벽한 조화'를 추구하기 위한 새로운 디자인 요소들이 대거 반영된 것이 특징이다.
마세라티는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서로 다른 디자인을 갖춘 두 가지 트림 '그란루소'와 '그란스포트'를 옵션으로 도입하는 새로운 모델 전략을 선보였는데, 그중에서 그란스포트는 럭셔리한 이미지를 강조한 그란루소와 달리 콰트로포르테 특유의 역동적이고 스포티한 감각을 한껏 부각시킨 모델이다.
시승 모델인 그란스포트 트림 외관 디자인은 전면부가 중앙과 좌우 측면 3개의 독립된 에어 인테이크 디자인을 채택해 스포츠세단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마세라티 고유의 삼지창 로고가 새겨진 프런트 그릴은 상어의 코를 형상화한 새로운 디자인이 반영됐으며, 그릴 전체에 크롬 몰딩을 적용해 이전 모델 대비 더욱 선명하고 강인하게 탈바꿈했다. 프런트 범퍼는 슬림하고 와이드한 일체형 에어 인테이크(공기 흡입구) 디자인을 채용했으며, 차량 측면부의 사이드 스커트와 사이드 미러에도 변화를 주어 역동적인 인상을 주었다. 후면부는 블랙 피아노 스포일러와 듀얼 머플러가 적용돼 강인하고 날렵하다.
또한,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는 '에어로 다이내믹' 디자인을 강화하기 위해 차량 전면부와 리어 범퍼의 디자인에 변화를 주고, 주행 상황에 맞춰 최상의 공기 역학을 구현할 수 있도록 돕는 '전자식 에어셔터'를 도입해 공기저항을 이전 모델 대비 10% 가량 감소시켰다. 이를 통해 공기 저항 계수를 기존 0.31cd에서 0.28cd로 낮췄으며, 전 모델 대비 최고속도는 3km(이전 모델: 307km), 복합 연비는 0.4km/ℓ(이전 모델: 6.2km/ℓ) 부분의 효율성을 향상시켰다.
실내는 마세라티답게 럭셔리하고 장인정신이 묻어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센터페시아에는 터치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8.4인치 대형 LCD 모니터가 향상된 시인성과 함께 조작의 편의성을 동시에 제공한다. 조작은 터치뿐만 아니라 변속기 뒤에 위치한 두 개의 다이얼로도 가능하다. 두 개의 다이얼은 큰 원을 돌려 기능을 선택하고 작은 원을 돌려 음량을 조절해 주행 중 화면 조작을 위해 팔을 뻗을 필요가 없어 유용하다. 또한, 스마트폰 미러링과 더불어 애플의 카플레이,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 등 다양한 유저 인터페이스를 지원해 편의성도 높였다.
계기판은 주행에 필요한 각종 트립 정보를 운전자로 하여금 확인할 수 있게 했으며, 스티어링 휠과 변속기는 그립감도 좋다. 버킷 시트는 최고급 가죽 소재로 마감돼 있어 착좌감이 뛰어나고 조절은 자동이라 편리하다. LCD 모니터 아래에는 에어컨 조작 버튼이 위치하고 그 아래 트레이를 열면 AUX와 USB, SD 카드를 연결할 수 있는 포트가 있다.
특히 그란스포트 트림은 GTS 이니셜을 곳곳에 새겨 놓았음은 물론 새로운 스포츠 시트와 스포츠 스티어링 휠, 스포츠 페달 등을 적용해 최상위 모델임을 알 수 있게 했다.
2열 좌석은 헤드룸과 레그룸이 넉넉하고 좌우 온도를 독립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 편리하다. 뒷좌석 윈도우와 리어 윈드실드에는 블라인드가 있어 별도의 틴팅을 하지 않아도 프라이버시 보호가 가능하다. 또한, 바우어스 앤 윌킨스의 오디오 시스템이 탑재돼 드라이브 중에도 생생한 사운드를 감상할 수 있다. 전동식 트렁크는 버튼으로 문을 여닫을 수 있고 공간도 넓다.
더 뉴 콰트로포르테 GTS 그란스포트는 페라리와의 파트너쉽을 통해 개발된 3.8리터 트윈 터보 V8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돼 최고출력 530마력, 최대토크 72.4kg.m의 성능을 발휘, 역대 콰트로포르테 모델 가운데 가장 빠른 스피드와 파워를 겸비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는 단 4.7초 만에 도달하며 최고속도는 시속 310Km이다. 복합 연비는 6.6km/l이다.
강력한 엔진을 확인하기 위해 서울 잠실에서 용인서울고속도로를 타고 용인 수지를 돌아오는 코스로 시승했다. 운전을 위해 탑승해보니 버킷 시트가 몸을 안정적이고 편안하게 감싸준다. 이후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엔진 소리가 웅장하게 뿜어져 나와 운전자로 하여금 달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이는 이탈리아 특유의 감성이 묻어있는 독특한 엔진 소리 덕분이다. 마세라티 본사에는 '엔진사운드디자인 엔지니어'라는 특이한 직책이 있는데 이는 말 그대로 엔진 소리를 듣기 좋게 만드는 전문가를 칭한다. 전문가는 튜닝 전문가, 피아니스트, 작곡가를 자문위원으로 초빙해 함께 악보를 그려가며 배기음을 조율하는데, 이때 '작곡'한다는 표현을 사용할 정도로 배기음 사운드에 각별히 공을 들인다.
천천히 주행을 시작했다. 잠실에서 용인서울고속도로까지 시속 60~80km로 주행했다. 주행해보니 시속 80km 정도의 속도에서 진동과 소음이 적고, 승차감도 편안하다. 또한, 미묘한 조작에서도 절묘하게 대응하고 오르막길에서는 힘이 넘치듯 올라간다. 과속 방지턱을 넘었을 때에는 서스펜션이 충격을 잘 흡수해 불편함이 없다. 도심 주행에서 엔진 회전수를 올릴 필요 없이 나긋한 주행이 가능하지만 본질은 역시 회전수를 높이고 엔진이 내는 음색을 즐기면서 역동적인 주행을 하는데 있다.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진입해서 주행해보니 시속 80~100km까지 가속 페달을 밟으니 강력한 힘 덕분에 차체를 가볍고 민첩하게 밀어내 밟는 만큼 속도가 나가고 힘이 넘친다. 진동과 소음도 적고 스티어링 휠(핸들)도 묵직해 안정적이다. 코너에서는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시켜 준다. 안정적인 주행은 스포츠 스카이훅 서스펜션 시스템이 한몫한다. 이 시스템은 4개의 바퀴에 장착된 가속 센서를 통해 주행 스타일과 도로 상태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ECU에 전달함으로써 지속적으로 댐핑률을 조절해 최상의 주행이 가능하도록 지원해준다.
특히 스포츠 모드로 선택하고 시속 100km 이상으로 주행해보니 엔진음은 더 웅장하면서 날카로워지고, 속도는 거침없이 올라간다. 1600rpm 이하에서 최대토크의 95%가 발휘되는 콰트로포르테 V8 엔진은 어떠한 엔진 회전 구간 대에서도 굴곡 없이 뛰어난 성능과 부드러운 구동을 이끌어내며 콰트로포르테의 레이싱 DNA의 진정한 면모를 느낄 수 있다. 또한, 서스펜션은 더 단단해지고 브레이크도 더 민첩하게 반응해 고속에서도 안정적이다. 좀 더 과감하게 가속 페달을 밟으니 웅장하고 거친 엔진음과 함께 운전자를 시트에 파묻히게 한다. 시속 100km 이상 고속에서는 스티어링 휠에 있는 패들 시프트를 이용해서 수동 변속으로 주행하면 시프트 업과 다운이 확실해 더 빠른 변속할 수 있어 역동적이다. 이후 용인서울고속도로를 빠져나와 헤어핀에 가까운 코너에서도 마세라티만의 전자제어식 스카이훅 쇼크 업쇼버가 적용돼 안심하고 속력을 높일 수 있다. 좌우로 연속되는 코너에서도 스티어링 조작만으로 이상적인 코너링 라인을 유지해주어 안정적이고 만족스럽다. 또한, 의도한 궤적보다 바깥으로 밀리는 현상인 언더스티어가 일어나지 않는다.
더 뉴 콰트로포르테 GTS 그란스포트의 부가세 포함한 판매 가격은 2억271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