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시승기] QM6 GDe, 가성비 최고 도심형 SUV로 ‘만점 선택’  

더드라이브 조창현 기자

입력 : 2017.09.08 05:51

QM6 가솔린 모델을 시승한 뒤 머릿속이 살짝 혼란스러웠다. 중형 SUV임에도 가격은 준중형 수준까지 끌어내렸고, 승차감이나 소음·진동이 마치 세단을 타는 듯 섬세하고 부드러웠기 때문이다.

“QM6 가솔린의 대표 키워드는 ‘가성비’와 ‘정숙성’이다.” 시승 전 르노삼성자동차 직원의 설명이 이해됐다.

르노삼성이 저무는 디젤시대에 맞춰 출시한 가솔린 SUV QM6 GDe를 타고 가을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지난 6일 인천 송도와 영종도 일대 130km 가량을 달렸다.

시승은 송도 경원재 앰베서드 호텔을 출발해 인천공항을 돌아오는 도심과 고속도로가 적절히 섞인 구간에서 진행됐다. 출발해서 절반은 연비 운전을 했고, 나머지 구간은 차를 시험하기 위해 급한 가속과 감속을 반복하며 험하게 달렸다.
실내외 디자인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QM6 디젤과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QM6가 디자인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손을 대지 않았다는 것이 르노삼성 측의 설명이다.

#디젤과 비교할 수 없는 정숙성

운전석에 앉아 시동키를 켜자 디젤 SUV 특유의 카랑카랑한 소리 대신 귀를 기울여야 겨우 들릴 정도의 조용한 엔진음이 전해졌다. 마치 가솔린 세단을 탄 것 같은 느낌이다.

르노삼성은 QM6 GDe를 만들면서 최상의 정숙성을 확보하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역설적이게도 시끄러운 디젤 모델보다 소음진동에 더 신경을 썼다고 한다. 전 트림 차음 윈드실드 글라스(앞 유리)를 기본 적용하고, 소음 유입 가능성이 있는 곳곳에 디젤에는 없는 다양한 흡·차음재를 추가했다. 디젤보다 원재료 값으로 따졌을 때 60만 원 이상 흡·차음재를 더 썼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시승 내내 저속과 고속 영영을 가리지 않고 소음진동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었다. 동승자와 작은 소리로 대화가 가능하고, 음악 감상을 방해하지 않는 SUV는 오랜만이다.

#가벼운 몸놀림에 빠른 응답성

송도 도심을 빠져나와 쭉 뻗은 인천대교 방면으로 올라섰다. 급하지 않은 오르막이 계속되는 구간에서 의도적으로 몇 차례 가속과 감속을 반복했다. 디젤 특유의 묵직한 토크감은 없었지만, 가벼운 몸놀림에서 오는 빠른 응답력은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이 차는 엔진과 트랜스미션을 저속부터 큰 힘을 발휘할 수 있게 설계해 초기 발진 능력과 가속 토크가 뛰어나다. 특히 가속페달에 즉각 반응하는 순발력은 디젤차가 따라오기 힘든 장점이다.

QM6 GDe의 공차중량은 디젤에 비해 120kg 가량 가벼워졌다. 이 때문에 차량 전체의 무게 배분을 달리했다. 서스펜션 세팅도 바꿨는데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멀티링크는 동일하지만 스테빌라이져와 스프링 등을 새롭게 튜닝했다. 덕분에 중형급 이상의 SUV에서 흔히 나타나는 출렁거림이나 롤링, 차체가 앞뒤로 끄떡거리는 피칭 현상이 사라졌다.

#2.0 자연흡기 GDI 엔진에 CVT 조합

개별 시승이 끝난 뒤 진행된 택시드라이버 체험에서 운전대를 잡은 곽창재 인스트럭터가 반듯한 직선로에서 핸들을 좌우로 크게 돌리며 차를 흔들어댔다. 하지만 강한 차체와 서스펜션의 조화로 밸런스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딱딱하기만 한 세팅은 아니다. 어지간한 과속방지턱을 그대로 넘어도 충격을 쉽게 흡수한다. 핸들링을 개선하면서 승차감까지 확보한 적절한 세팅이다.

QM6 GDe는 2.0리터 자연흡기 GDI 가솔린 엔진에 일본 자트코사(社)의 최신 무단변속기(CVT)를 맞물려 최고출력 144마력, 최대토크 20.4kg.m을 발휘한다. 엔진은 SM6, 변속기는 닛산 알티마 등에 이미 사용해 내구성이나 성능을 검증받았다. 공인연비는 11.7km/ℓ(17인치 타이어 기준)지만, 시승차는 19인치 타이어를 장착해 11.2km/ℓ이다.

인천대교를 넘어선 뒤 영종도에 들어서서 연비 주행을 시도했다. 가솔린 SUV의 가장 큰 약점인 실 연비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연비 주행 결과 실 연비 19.3km/ℓ

약 30km 거리를 평균 60km/h 속도로 달렸을 때 계기반의 연비는 19.3km/ℓ를 기록했다. 영종도가 경사가 거의 없는 평지이고, 중간에 크루즈컨트롤을 사용했고, 급한 가감속은 하지 않은 연비 주행의 결과다. 만약 연비에 신경 쓰지 않는 평상시 운전 패턴이었다면 12~13km/ℓ 정도를 기록하지 않았을까 추측했다. 영종도에서 잠깐 휴식을 취한 뒤 송도로 돌아오는 길에서는 급한 가감속과 급정거 등으로 차를 시험했다. 이때 기록한 연비는 10.2km/ℓ로 주행 상황을 고려했을 때 기대 이상이었다.

QM6 GDe가 이륜구동만 출시된 것은 조금 아쉽다. SUV 특성상 오프로드를 달릴 일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륜구동을 내놓은 것은 시간문제다. 르노삼성은 “일단 이륜구동만 출시했지만,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언제라도 사륜구동을 내놓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시승이 모두 끝난 뒤 그 자리에서 차를 계약하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자들의 평가가 긍정적이었다. 한 기자는 구입하고 싶은 이유로 가성비를 꼽았다. 신차 구입비도 부담 없고 연비도 생각보다 잘 나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QM6 GDe의 3년간 총 운영비용(TCO)은 3717만원으로 투싼이나 스포티지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스포티지·투싼·티볼리와 비슷한 가격대

가격 경쟁력은 중형 SUV에서 독보적인 수준이다. 동급인 현대차 싼타페·기아차 쏘렌토의 디젤과 가솔린 가격 차이가 75만~130만원인데 반해, QM6는 디젤 모델에 비해 가솔린이 290만원이나 저렴하다. 엔트리급인 SE의 경우 2480만원으로 한 체급 아래인 스포티지, 티볼리 등 준중형 SUV 가솔린 모델들과 비슷하거나, 투싼 고급형보다 오히려 가격이 더 낮다. 준중형 SUV를 고려하던 소비자들에게 즐거운 고민거리를 안겨주는 대목이다.
QM6 GDe는 첫날 100대 계약이 이뤄질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르노삼성은 QM6 가솔린 모델의 판매 비중을 30% 내외로 예상하고 있다. SUV는 타고 싶지만 디젤의 ‘덜덜거림’은 싫은 여성 운전자나 중장년층, 아이들 때문에 넓은 공간이 필요한 젊은 부부 등이 주요 타깃이다. 가격은 SE 2480만원, LE 2640만원, RE 285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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