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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공장 멈춘 날… 현대차노조 "돈 더달라" 임협 중단

김성민 기자

입력 : 2017.08.30 01:59

현대차 중국 공장 가동 중단 사태는 올 들어 심화되는 현대차 '내우외환(內憂外患)' 양상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전 세계적인 판매 부진 여파에 급기야 중국 공장 가동 중단이란 치명타를 맞았고, 노조는 올해까지 6년 연속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의 위기는 현대차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5000여 개가 넘는 1~3차 협력업체로까지 영향이 미친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있다.

◇현대차 위기는 부품 협력사 위기

현대차가 중국 공장 4곳의 가동을 중단한 근본적인 원인은 지난 3월부터 본격화한 중국 '사드 보복'이다. 사드 한반도 배치가 확정되면서 중국 내에선 한국 제품에 대한 불매 분위기가 퍼졌고,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현대차와 한 계약을 취소하고 중국 차를 사면 할인 혜택과 사은품을 주는 '반한(反韓) 마케팅'을 적극 펼쳤다. 이후 현대차 중국 판매량은 역대 최악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지난 6월 폴크스바겐 중국 디자인 총괄 담당 임원을 전격 영입하고, 중국 맞춤형 소형차와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를 출시하면서 반전을 노렸지만 상황은 좀처럼 달라지지 않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중국 판매 목표를 당초 125만대에서 80만대까지 낮췄으나 이번 공장 가동 중단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이마저도 달성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는 114만대였다. 현대차가 더 우려하는 건 심각한 중국 판매 부진으로 오랫동안 공들여 구축한 딜러망과 부품 공급 체계가 자칫 허물어지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다. 딜러망과 부품망은 한번 무너지면 복원하는 데 상당히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현대차 판매 부진은 부품 업체들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중국에는 우리나라 부품 업체 145개가 289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공장 가동률은 40% 이하에 머물고 있다. 1차 협력사는 인력 감축과 비용 절감 등으로 버티고 있지만, 2~3차 협력업체 일부는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가동을 중단한 곳도 있다. 김태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상무는 "현대·기아차 중국 판매 부진으로 중소 부품 업체들까지 직격탄을 맞고 있어 정부에서 금융 지원 등 해결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 8차례 부분 파업 후 교섭 중단

현대차 노조는 29일 사측과 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 4월부터 진행한 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이 타결점을 찾지 못하고 장기 표류하게 된 것이다. 노조는 9월 새 집행부 선거를 치르고, 10월부터 새 집행부가 사측과 다시 교섭을 재개하기로 했다.

사측은 지금까지 교섭에서 호봉 승급분(4만2879원)을 제외한 기본급 인상 불가, 성과금 200%+100만원을 제시했고, 개인연금 5000원 인상과 성과금 50% 지급, 일시금 40만원, 복지포인트 10만 지급 등을 추가로 제안했으나 노조가 거부했다. 노조는 월급 15만4883원 인상, 작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0일부터 8차례에 걸친 노조 부분 파업과 3차례 주말 휴일 특근 거부 등으로 차량 3만8000대, 8000억원 생산 차질을 빚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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