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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급감해도 6년 연속 파업… 노조에 막힌 車

곽래건 기자

입력 : 2017.08.14 02:20

국내 자동차 업계가 안고 있는 '노조 리스크'는 갈수록 악화하는 추세다.

심각한 판매 부진에 시달리는데도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쌍용차를 제외한 4개사 노조는 올해 모두 파업을 결의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0일 4시간 부분 파업에 들어가며 6년 연속 파업에 돌입했다. 한국GM 노조는 지난달 17일 4시간 부분 파업을 벌였고, 향후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이 노조들은 임금을 올려달라고 요구하면서 정작 생산성은 외국 업체들보다 낮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5개 완성차 업체 매출액 대비 임금 비중은 12.2%로 일본의 도요타(7.8%), 독일의 폴크스바겐(9.5%)보다 높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지난해 평균 임금은 1인당 9213만원으로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차량 1대를 생산할 때 드는 시간은 한국 차 5개사가 26.8시간으로 도요타(24.1시간), 미국 GM(23.4시간)보다 더 걸린다. 유지수 국민대 총장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이미 한국 자동차 업체들의 노조 문화를 '경영 리스크'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임금이 계속 올라가니 원가도 상승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자동차는 트렌드에 따른 수요 변동이 심한 품목이다. 이 같은 변화에 얼마나 유연성 있게 대처할 수 있느냐가 자동차 업체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그러나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생산량을 조절하기가 쉽지 않다. 노조가 신차 생산량과 해외 공장 생산 차종 등에까지 개입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현대자동차는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코나(KONA)를 출시했지만 노조 반대로 양산(量産) 일정이 4일이나 지연됐다. 사측이 제시한 시간당 생산 대수가 너무 많다는 이유였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신차 생산량은 사실상 경영권에 해당하는데 이를 노조와 협의하는 건 다른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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