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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이 ‘SM5’ 단종 계획을 취소한 이유는...

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입력 : 2017.07.07 18:21

수정 : 2017.07.07 18:21

“(올해들어) SM5를 단종시키려고 했는데, 은근히 잘 팔려서 (앞으로) 더 잘 팔릴 수 있도록 좀 더 매력적인 모델로 (상품성) 개선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은 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 위치한 한 중식당에서 열린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이 같이 말했다.

르노삼성의 대표 모델로 통했던 중형세단 SM5는 SM6가 등장하면서부터 판매량이 뚝 떨어졌다. SM5는 작년 한햇동안 내수시장에서 총 4274대가 판매됐고, 올해들어서도 지난 6월까지 총 2263대가 판매되는데 머물렀다. 르노삼성의 효자 모델에서 이른 바 계륵(鷄肋)의 신세가 돼버린 셈이다.

박 사장은 그러나 SM5의 상품성 개선을 통해 SM5만의 틈새시장을 찾겠다는 복안이다. 중형세단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보다는 준중형 세그먼트에 속하는 현대차 아반떼의 고객을 빼앗겠다는 전략이다.

SM5는 중형차여서 아반떼보다는 사이즈가 큰데다, 판매 가격 차이가 많지 않기 때문에 상품성만 개선한다면 패밀리 세단으로서의 충분한 시장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르노삼성의 라인업이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의 이 같은 논리도 설득력이 없지는 않다는 해석이다.

박 사장은 이와 함께 오는 9월 말에는 해치백 모델인 클리오를, 올해 연말에는 200km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 SM3 Z.E.를 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SM3 Z.E.는 일반 고객뿐 아니라 택시 모델로 특화시키는 방안을 적극 고려해 개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특히 경소형 트럭 등 상용차를 전기차로 선보이겠다고 했다. 현재는 전기 상용차 개발이 이미 완료된 상태인만큼 품질 등 개선작업을 거친 후 내년이면 본격 출시도 가능하다. 전기 상용차가 출시되면 영세 자영업자 들에게는 적잖은 도움이 예상된다.

박 사장은 또 “올해 부산공장에서는 25만대에서 3만대가 늘어난 28만대를 생산해야하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공장 증설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신규 인력을 채용하기 보다는 고용 안정이 우선이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다음은 박동훈 르노삼성차 사장과의 일문 일답.

▲ 앞서 전기차 택시에 집중하겠다고 햇다. 그런데 택시 기사들은 작은 차를 원하지 않고, 택시의 하루 운행거리가 200~300km 정도 된다고 하는데, 현재 전기차는 200km 이상이 되지 않는다. 또 법인의 경우 2, 3교대를 하면서 차량을 24시간 풀 가동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사업주가 전기차 충전에 필요한 시간을 과연 손해를 보려고 할지 의문이다. 차라리 소형트럭 부문에 전기차를 집중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 가능한 소형 트럭이나 택배용 차량 등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그러나 아직 개발이 끝나지 않은 상황이다. 전기 택시는 점심시간에 충전할 수 있다. SM3 Z.E.를 개인택시로 운영하는 기사 분은 오히려 충전하는 시간 동안 운동하거나 걸을 수 있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 클리오 도입시기와 판매목표는? 디젤차 규제로 디젤 수요가 줄고 있는데 클리오 초기 시장성에 문제는 없는가?

= 클리오 판매는 9월 말로 예정하고 있다. 현재 클리오 인기로 생산 공장이 풀 가동 중인데, 한국 시장에 맞게 차량을 엔지니어링하는 과정에서 우리에게 배정된 물량이 다른 곳에 가면서 늦어지게 됐다. 그러나 9월 말에는 반드시 들여올 예정이다. 판매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 디젤차는 이미 국내에 타보고 그 맛을 아는 분들이 많이 생겼기 때문에 클리오는 잘 될 것이다.

▲ 에스파스 꼭 도입 하겠다 하셨는데 올해 말 도입 가능한가?

= 한국시장의 니즈를 맞추기 위한 엔지니어링 작업이 들어가는데 어느 때보다 어렵다. 환경 규제에 대응하는 데 인력과 리소스가 다 들어가 있다. 재원과 자원이 워낙 한쪽으로 쏠려있다 보니 평상시라면 1년에 해결될 엔지니어링 문제가 현재 2~3년까지 늘어진다. 물론 규제도 필요하고 맞춰야 하지만 규제 강화 속도가 빨라지다 보니 자동차 산업적으로 상당히 위협적이다. 에스파스는 분명히 수요 있다고 보는데 쉽지 않다. 예를 들어 1.8 터보엔진의 경우 미국 기준에 맞는 장치를 달아야 하는데 유럽은 필요 없는 장치다. 한국 시장에 맞게 개선이 이뤄져야 하지만 섣불리 손을 못 대고 있는 실정이다.

▲ 새로운 차량 배기가스 검사 방식인 WLTP(Worldwide harmonized Light vehicles Test Procedure)에 문제되는 차는 어떤 차인가?

= QM6 일부 4WD 트림이 문제다. 디자인과 설계를 르노삼성차가 주도가 했는데 처음 설계 할 때만 해도 SCR 개념이 없었는데 출시 시점에서 WLTP가 대두돼 대응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본사 르노도 같이 대응 하고 있는데 유럽에서는 본격적 판매 시작 이전이고 우리가 설계해 우리가 주도적으로 개선하는 중이다.

▲소형 SUV 시장이 강세다. 올해 14만대 시장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소형 SUV 시장은 르노삼성 놀이터였던 만큼 공급 문제점 해결을 위해 부산공장 직접 생산을 검토하진 않는가? 그리고 르노삼성 브랜드의 장기적 전략은?

= QM3의 경우에는 소형 SUV 시장의 경쟁차종이 많아진다는 것은 파이가 커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 놀이터를 뺏기는 것에 대해서는 다시 우리만의 놀이터를 만들려고 한다. 브랜드 관한 이슈는 삼성과 브랜드 이야기를 서로 꺼낸 적이 없다. 당분간 그대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르노삼성 인지도는 국내서 100%인데 르노는 인지도가 낮다. 르노의 인지도와 브랜드 변경에 따른 비용을 생각한다면 르노삼성차 브랜드를 버릴 수 없는 상황이다.

▲ 르노삼성차는 QM3, SM6, QM6 등 활력 있는 메이커였으마 요즘에는 주목할만한 이슈가 떨어졌다. 클리오는 어떤 엠블럼을 달지 시장은 계속 궁금하게 여긴다. 시장에 확실성을 주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지금 이 자리가 르노삼성차 이야기의 활력을 살리기 위한 자리로 봐주시면 감사하겠다.

▲ 전기차 SM3와 트위지는 차가 작은 것 같다. QM6를 과감하게 전기차로 만드는 것은 어떤가?

= 아직까지 그 단계로 가지는 못했다. 르노는 조에(ZOE)에 총력 투구 하고 있다. 조에 400km의 2세대 모델이 나올때 가져오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일단 상용차가 더 급하다고 생각한다.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를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적재 공간은 트럭 또는 밴 형식으로 트림 분리가 가능하다.

▲ SM3 디자인은 지금도 상당히 우수한데 내장이나 일부 디자인이 아쉽다. 좀 더 감성적으로 내외장 디자인과 소재를 바꿀 계획은 없는가?

= 임원 회의에서 매일 하는 이야기이다. 바꾸려고 하고 있고 내장 쪽에 개선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 상반기 결과 보면 그래도 르노삼성이 다른 완성차에 비해 실적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타사와 르노삼성의 결정적 차이는? 또 국내 5개 완성차 CEO중 한 명으로서 한국자동차산업의 위기설에 대응하려면 무엇이 필요할지 조언한다면?

= 우리가 덩치가 작아 큰 비바람을 적게 맞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금 미국자동차 회사들의 위세가 지난 10여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미국이 세계에서 환경 규제가 가장 심한 나라 중 하나여서 규제에 모든 리소스 투입되는 상황이 미국회사는 10년 전부터 벌어진 것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환경이 중요하다. 다만 환경 외에 자동차가 많은 유익한 효과가 있다는 개념이 더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디젤의 환경에 끼치는 영향은 사실 옛날에 개발된 디젤 엔진에서 파생된 문제다. 디젤엔진은 이산화탄소 발생이 30%가량 적지만 NOx 문제가 대두된 상황이다. 기자님들께서 사려깊게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야 기업은 경쟁력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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