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칼럼

[한불휘 칼럼] 자동차 운송 디자이너가 되는 길...

데일리카 한불휘 중국 하발 익스테리어 시니어 디자이너

입력 : 2017.06.05 14:52

수정 : 2017.06.05 14:52

1. 선택

인생의 기로에 서 있다는게 그런 느낌일까요? 제품 디자인을 전공으로 졸전까지 앞두고 있던 상황에서 운송디자인으로 전공을 바꿀까 말까를 고민한다는 것이 말입니다. 우연찮게 GM Korea 전병권 디자이너님의 스케치를 접하고 난 후의 일이었습니다.

“세상에! 이렇게 스케치를 할 줄 알아야 제품이 나올 수 있는 분야가 있던거야?” 일생일대에 이처럼 가슴 뛰게 하는 순간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전공이 제품이여서 했던 것과는 달리 이제서야 도전할 거리가 생겼다고 확신했습니다. 하지만 4학년을 앞두고 있던 때였습니다. 주변의 반대가 있던 것은 당연지사였고 밟고 가야할 길은 천리에 가시밭 길이었습니다. 왜(?)일까요?

기본을 닦는 길은 가장 호되고 등용문의 기회는 너무 적고 지원자는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운송디자이너가 되기로 결정했고 늦은 나이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운송디자인. 정말 치명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고 짜릿한 쾌감을 주는 제 인생 최고의 선물과도 같습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예비 운송 디자이너분들, 신중해지시라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여러분들에게도 분명 이것만한 선물은 없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대신 이것을 잊지 마세요. 인생을 걸어야 다음 인생을 얻을 수 있는 치명적이고 매력적인 분야입니다.

그리고 선택에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운송디자인에 미치시길 바랍니다.

2. 포기에 대한 대가

인생을 건 선택에는 자신과의 싸움과 투자가 필요합니다. 4학년을 앞두고 한 휴학도 같은 맥락의 것이었습니다. 남들은 토익이다 뭐다 하고 있을 때 기본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었고 일주일에 볼펜 한 자루씩 써가면서 스케치를 했습니다.

게다가 졸업을 하던 해에는 입사 지원할 기회조차도 없었고 주변 상황도 열악해져서 당장 취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했습니다. 아무리 해도 부족함을 느끼던 와중에 10시 11시가 넘도록 회사까지 다녀야 했기 때문에 정말 지옥이 따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피곤한 몸을 이끌고 24시간 카페에 가는 길이 그렇게 반갑고 “고생한 하루를 보상받는구나”라는 느낌이 들도록 행복했었습니다. 그렇게 다른 분야의 디자이너로서 일하며 준비해온 지난 3년이 되던 해, 처음으로 국내 메이저 기업의 공채가 있었습니다.

아, 이 기회조차도 자신을 다스리기 위한 발판으로 삼으라는 뜻이었을까요? 최종면접까지 가서는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이듬해의 두 번째 공채도 최종면접까지 였었습니다. 멀쩡한 상태일 수야 없었지만 이거 아니면 뭐가 남겠냐 하는 절치부심으로 더욱 몰두하고 다음을 준비하였습니다.

어떻습니까? 미련스럽지 않습니까? 하지만 단호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운송디자이너를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꼭 필요한 부분입니다. 포기를 몰라야 하는 것입니다. 자 그렇게 포기하지 않고 달려온 결과가 무엇이었을까요?

지인의 지인분을 통해 기업 1차 협력업체의 운송디자이너로서 지난 5년을 살아올 수 있었고 중국에 있는 메이저 업체인 하발(Haval)사에 합격이 되어서 중국으로 갈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진작에 포기하고 다른 업에서 현실과 타협하고 살아왔더라면 어땠을까요? 여러분들은 상상이 됩니까?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앞만 보고 달려가십시오. 포기하는 순간 짧던 길던 인생을 걸고 온 모든 것들은 아무 것도 아닌게 됩니다.

3. 상생

그렇게 현업 디자이너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현업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고 그 뒤로 꾸준히 준비를 하고 있는 학생들이 느꼈고 느끼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더더욱이 최선을 다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바로 스스로 떳떳하지 못하고 자신이 없다고 하더라도 후배들에게 전해줄 수 있는 한에서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 입니다. 가령 저 같은 경우는 국내 업체의 디자인 멤버십을 준비하는 학생들 10명을 8시간이 다 되도록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컨셉도출하는 방법, 스케치를 하는 방법, 2D 렌더링을 하는 방법 등등에서 말입니다. 예비 운송 디자이너들에게는 가장 필요한 부분들이기도 합니다. 품평을 해주고 맛있는 것을 사주고 가는 것이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인재양성과 선후배로서의 돈독함은 현업 디자이너가 되고서도 자신과 회사에도 시너지가 될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자신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것에는 상생이라는 뜻이 담겨져 있지만 다른 뜻도 있습니다.

제가 후배들과 대화를 나누고 그 들의 부족함을 채워주려고 저의 시간과 열정을 쏟으면서 배우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새로움을 도출하는 방식, 스스로 늘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스킬적인 부분, 사람과의 인간적인 대화는 무엇이며 같은 디자이너로서 어느 부분까지 교류가 가능하며 어떤 것들은 믿고 맡겨야 하는 것들이었습니다.

아직도 한참 부족하지만 저 혼자만의 노력으로 지금의 위치에 왔다고는 절대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제목처럼 다음 세대를 위해서 늘 최선을 다해왔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단호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글을 접하게 될 현업디자이너분들과 예비디자이너분들 모두 한 번쯤은 과감하게 자기 자신을 드러내고 스스로를 향상시키기 위한 시도를 해보시기 바랍니다. 분명 큰 자산이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그럼 꿈을 이루기 전과 후 모두 과유유급임을 명심하시고 늘 발전이 함께하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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