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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수도권시대'… 서울~양양 1시간대, 통근해도 되겠네

춘천=정성원 기자

입력 : 2017.01.26 00:51

'수도권 강원도 시대'가 열리고 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서울 등 수도권에서 강원도로 가는 교통망이 잇따라 확충되면서 '1시간대 생활권'이 현실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관광지 개발이나 기업 유치 등으로 경제 발전에 가속도가 붙으리라는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강원도가 사실상 수도권으로 편입되면서 지역 공동화(空洞化)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수도권처럼 다가온 강원도

기획재정부는 25일 제1차 재정관리점검회의를 개최하고 동홍천~양양 고속국도(71.7㎞) 개통을 올 12월에서 6월로 6개월 앞당기기로 했다. 1년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 연계 교통을 지원하고, 여름 휴가철에 급증하는 관광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다. 홍천군 화촌면과 양양군 양양읍을 잇는 동홍천~양양 고속국도 건설공사는 현재 95%의 공정률을 기록 중이다. 이 도로가 뚫리면 서울~춘천(61.4㎞), 춘천~동홍천(17.1㎞), 동홍천~양양 구간(71.7㎞)을 잇는 동서고속도로(서울~양양)가 완전 개통된다. 서울에서 양양까지 운행 시간은 3시간에서 1시간 30분대로 줄어든다.

경기 광주시와 강원 원주시를 연결하는 총연장 56.95㎞의 광주-원주 고속도로(제2 영동고속도로)는 지난해 11월 개통됐다. 서울에서 원주까지 54분이면 갈 수 있어 평일엔 하루 4만여 대, 주말엔 6만여대의 차량이 몰리고 있다. 인천공항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평창까지 이동 시간도 평균 3시간 2분에서 2시간 43분으로 줄어들었다.

강릉과 삼척, 동해, 속초, 양양 등 동해안 5개 시·군을 연결하는 동해고속도로 역시 지난해 11월에 개통되며 삼척∼속초 간 이동 시간이 2시간 7분에서 1시간 14분으로 앞당겨졌다. 동해고속도로는 동서고속도로와 연결돼 낙후된 동해안 발전의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원주~강릉 복선철도는 올해 말 개통을 앞두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의 핵심 교통망인 이 철도가 개통되면 최고 시속 250㎞의 고속철도로 서울 청량리에서 강릉까지 1시간 12분 만에 달려갈 수 있다. 기존 무궁화호 열차의 청량리~원주~제천~동해~강릉 운행 시간이 5시간 47분인 점을 고려하면 무려 4시간 35분을 아끼는 셈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엔 인천공항에서 서울 청량리를 거쳐 강릉까지 1시간대(1시간 52분 예상)면 도착한다. 2024년엔 서울~속초를 잇는 동서고속화철도가 개통된다. 시속 250㎞급 급행열차로 서울에서 속초까지 1시간 15분, 인천국제공항에서 서울을 거쳐 속초까지 1시간 50분 만에 주파가 가능하다.

◇'빨대 효과', 공동화 현상 우려

강원도 관계자는 "작년 말 양양 국제공항의 활주로 재포장과 계류장 확장 공사를 마쳤다. 7월엔 속초 국제여객터미널도 준공된다"면서 "도로뿐 아니라 하늘·바다 길이 모두 넓어지면서 특히 관광 사업 활성화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교통망 개선의 부작용도 존재한다. 우선 수도권이 강원도 인구나 경제력을 빨아들이는 '빨대 효과'가 우려된다. 지역 대학생과 직장인 역시 수도권으로 통학 및 통근을 하게 되면 대학가 등에 공동화 현상이 생길 수 있다. 의료시장도 수도권에 잠식될 우려가 크다. 투자 심리 상승에 따른 부동산 가격 상승도 예상된다. 국토교통부의 지난해 지가 상승률을 살펴보면 삼척(8.11%)·홍천(6.01%)·강릉(5.72%)·횡성(5.51%)·원주(5.11%) 등지가 전국 평균 지가 상승률(5.08%)보다 높았다. 원강수 강원도의원은 "강원도 사람들이 수도권으로 원정 쇼핑을 가는 등 지역 상권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서 "장밋빛 전망을 경계하고, 종합적인 지역 발전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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