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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눈을 지닌 국산차 외국인 CEO..그들의 업적은?

데일리카 박홍준 기자

입력 : 2016.11.25 09:00

수정 : 2016.11.28 15:26

국내 완성차 산업 전반에 외국인 임원들의 등장이 눈에 띄게 늘었다. 외국계 회사는 물론, 현대‧기아차 같은 토종 브랜드에도 푸른 눈의 ‘사장님’들이 부쩍 많아졌다.

국내 시장은 임원들의 역량을 시험하고 더 높은 자리로 승진하기 위한 교두보로 평가돼 왔다. 닉 라일리 前GM대우 초대 사장이 GM 아태지역 본부장으로 승진한 것이 그 예다.

■ 대우車 인수 총괄한 닉 라일리..취임 직후 해고자 전원 복직 ‘호평’

닉 라일리 GM대우 초대 사장은 지금의 한국지엠 성장의 기틀을 마련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닉 라일리 사장은 1975년 영국 앨리슨 사업부에 입사하며 GM에 첫 발을 디뎠으며, 1984년 복스홀 A/S부문 총괄 책임자, 구매 담당자로 재직한 후 1986년 3월 복스홀 이사로 승진했다. 1996년, 복스홀 회장 겸 대표이사를 거쳐 2001년 GM 유럽지사에서 마케팅 및 A/S 부문 부사장을 역임했으며 2001년 한국으로 부임, 대우차 인수 협상 과정을 직접 진두지휘했다.

대우차는 외환위기 이후 그룹 해체를 겪으며 부도 위기에 직면했었다, 1725명의 근로자가 정리 해고됐지만, 라일리 사장은 취임 직후 해고됐던 직원들을 전원 복직 시키며, 골이 깊었던 노사관계 정립에 힘쓴 인물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닉 라일리 사장이 아태지역 총괄 사장으로 승진해 GM대우를 떠날 때, 노조 측에서는 자발적인 고별식과 함께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라일리 사장은 지난 2012년 고령의 나이로 인해 GM에서 은퇴했다.

■ 마이클 그리말디, 수출 및 경영실적 개선으로 GM내 입지 강화

2006년 닉 라일리 사장의 후임으로 인선된 마이클 그리말디 사장은 수출 증대 및 영업이익 증가 등으로 GM 내에서의 GM대우 입지를 키운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리말디 사장은 GM내 재무 전문가로 통했다. 그는 1976년 GM에 입사한 이래로 1987년과 1988년, 폰티악과 올즈모빌의 최고 재무책임자로 활동했으며, 1990년엔 올즈모빌 마케팅 본부장, 1992년에는 북미 마케팅 본부의 재무 임원을 역임했다. 한국으로 부임하기 전인 2002년엔 GM 캐나다 사장으로 근무하며 경영을 총괄했다.

그리말디 사장 취임 이후 2007년 GM대우는 국내 시장에서 13만대를 판매했다. 이는 2005년 닉라일리 사장 임기 시절보다 21% 증가한 수치이며, 당시 환경규제로 인해 다마스, 라보, 레조의 판매 중단이 이뤄진 상황임을 감안한다면 주목할 만한 기록이다.

수출 시장에서도 GM대우는 높은 실적을 기록했었다. 취임 1년인 2007년, GM대우는 완성차 및 KD(반조립 제품)를 포함, 총 140만여대를 수출, 2005년대비 33.1%의 수출 신장을 기록했다. 이는 GM 창립 이후 그룹 내 한 회사가 기록한 연간 최고 수출 증가율로 평가받는다.

■ 쉐보레 도입 카드 꺼내 든 마이크 아카몬

한국지엠 관계자들은 마이크 아카몬 사장의 임기를 ‘파격’ 그 자체로 회고한다. 그만큼 공격적인 전략과 소통에 거리낌이 없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2009년 취임한 마이크 아카몬 사장은 2007년 7월 부터 이탈리아 터린에 본사를 둔 GM 파워트레인 유럽의 부사장으로 재직하며, 소형 디젤 엔진, 엔진제어설비, 소형 가솔린 엔진 및 수동 변속기 개발을 총괄했다. 10여 곳의 글로벌 생산 공장과 5곳의 연구시설에 대한 운영도 함께 담당했다.

아카몬 사장 임기 이래 한국지엠은 산업은행 대출 상환으로 브랜드 흑자 전환을 이뤘다. 2011년엔 GM대우의 사명을 쉐보레로 변경할 계획을 발표, 브랜드 전환 후 투입할 8개의 신차 중 6대를 한국에서 개발, 생산할 계획임을 설명했다. 이는 한국이 GM의 하청기지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을 정면으로 반박한 의미로도 해석된다.

중형 세단 말리부 출시 전략도 아카몬 사장의 파격적인 정책으로 평가받는다. 당시 쉐보레는 세계 최초로 인천 부평에서 말리부의 생산을 시작했으며, 출시 또한 세계 최초로 단행했다.

한편, 마이크 아카몬 사장은 1년여 임기를 남기고 2012년 돌연 사임, 캐나다 항공기 제조업체 봄바디어로 이직했다.

■ 세르지오 호샤, 터보 라인업 도입 등 다변화전략 구상..

세르지오 호샤 사장은 1979년 GM 브라질에 입사, 이후 1993년 독일 오펠 국제기술개발센터에서 근무한 엔지니어 출신이다.

1996년 GM 로사리오 공장의 제품 개발 및 기획 책임자로 활동했으며, 2002년 GM 브라질로 돌아와 남미, 아프리카, 중동지역 소형차 개발 총괄 임원 등을 역임했다. 특히, 호샤 사장은 2006년 GM대우에서 제품 기획 및 프로그램 관리 부문 부사장으로 2년간 근무한 인연이 있다.

2012년 존 버터모어 임시 사장의 후임으로 인선된 세르지오 호샤 사장은 엔지니어 출신 답게 차량 본질에 집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친 것으로 평가받는다. 아베오, 크루즈, 트랙스 등의 주력 모델에 전 방위적인 터보 라인업을 도입하고, 직접적인 시승 체험 강화를 위한 ‘드라이브 쉐보레’ 캠페인 전개 등이 그 사례로 제시된다.

준대형 세단 임팔라 출시도 그랜저와 K7의 신형 출시 직전 공백기를 노린 호샤 사장의 ‘신의 한수’로 평가받는다. 한국지엠은 파격적인 가격정책과 상품 구성으로 준대형 시장을 공략하기도 했다. 당시 공개된 임팔라의 판매 가격은 북미보다도 저렴해 화제를 모았다.

한편, 호샤 사장은 임기 말 한국지엠 회장으로 승진, 제임스김 사장에게 바톤을 넘겼다.

■ IT 전문가 제임스 김..승부사적 기질 다분

제임스 김 사장은 한국지엠 첫 한국계 미국인 사장으로, GM출신이 아닌 외부 인물로 영입된 케이스다.

김 사장은 AT&T 본사 마케팅 총괄을 거쳐, 야후코리아,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사장 등을 거친 IT업계 전문가다. 업계에선 그가 공격적인 경영 전략으로 다분한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는 인물로 평가한다.

대표적인 예는 올뉴 말리부와 더 넥스트 스파크의 쌍끌이 어선 전략이다. 한국지엠은 올해 말리부 누적판매 3만대를 달성하고, 부평공장 생산능력 강화 및 차량 환불 프로그램 등으로 중형 시장에 공격적인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말리부는 지난 10월 기준, 전년 동월대비 226.8%의 판매 증가세를 보였다. 더 넥스트 스파크 역시 프로모션 전략과 지속적인 홍보로 경차 시장에서 모닝을 앞서고 있다. 이에 힘입어 한국지엠은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누적 판매 총 48만9842대를 기록했다.

카마로의 성공도 주목할 만 하다. 지난 2016 부산국제모터쇼에서 공개한 카마로의 사전계약은 700대 이상을 달성했으며, 지난달에는 약 200여대의 카마로가 출고됐다. 453마력의 높은 출력을 지닌 고성능 스포츠카 임에도 5000만원 초반대의 저렴한 가격 책정이 성공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편, 한국지엠은 오는 2017년, 신형 크루즈, 볼트 EV 등을 공개하며 지속적인 신차 공세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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