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9.25 15:03
수정 : 2016.09.25 16:53

올해 한국의 누적 자동차 생산량이 인도에 추월당해 글로벌 6위로 떨어지는 등 국내 자동차 산업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국내 1위 현대자동차 노조마저 12년 만에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전면 파업에 돌입하기로 해 자동차 산업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25일 올 들어 7월까지 한국의 누적 자동차 생산량이 255만1937대로 세계 6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위는 중국(1482만7516대)이었고 2위 미국(708만3661대), 3위 일본(530만1366대), 4위 독일(362만8086대)이었다. 5위는 한국을 제치고 인도(257만5311대)가 차지했다.
한국은 2000년 초반까지 자동차 생산량에서 글로벌 ‘빅5’에 들었지만, 중국의 자동차 생산량이 늘면서 2002년 6위로 떨어졌다가 2005년 프랑스를 제치고 다시 ‘글로벌 빅5’로 복귀했다. 지난해까지 11년 연속 생산량 빅5를 유지했다.
그러나 한국은 올해 인도보다 2만여대 적어 사상 처음 역전당했다.
올 상반기까지 유지돼온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이 종료되면서 하반기 내수 시장이 위축된 것이 자동차 생산량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자동차 생산량 7위 멕시코의 경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시설 유치에 적극 나서면서 매년 자국 내 생산량을 늘려 한국을 추월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멕시코의 올 1~7월 생산량은 203만856대로 한국보다 52만대 정도 적다.
문제는 국내 자동차 생산량 회복에 대한 전망도 어둡다는 것이다. 지난달 국내 완성차 업체가 파업을 벌인데 이어, 26일부터는 현대차 노조가 전면파업을 돌입하기로 해 남은 하반기에도 생산량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26일 하루 동안 1조와 2조 근무자 모두 전면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노조는 27~30일까지는 매일 6시간 파업을 벌인다. 현대차 노조의 전면파업은 2004년 두 차례 열린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회사 측과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지난 23일 열린 추석 연휴 이후 첫 교섭에서 노조가 사측에 임금안을 포함한 추가 제시안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내놓지 않았다.
회사 측은 노조 파업으로 10만1400여대, 2조2300여억원 규모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윤갑한 현대차 사장은 앞서 협상장에서 “근래 최대 파업일수로 올해 목표 달성도 힘들다”며 “지진피해 복구 중인데 자중해야 한다”고 했다.
현대차 노사는 앞서 지난 8월24일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으나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투표자 대비 78.05%의 반대로 부결됐다.
당시 잠정합의안에는 임금 5만8000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350%+33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주식 10주 지급 등이 담겼다.
박유기 현대차 노조위원장은 “빠른 시일 내로 정리하자는 현장 정서도 있지만, 2차 잠정합의안은 시기의 문제가 아니라 내용의 문제”고 사측을 압박했다.
노사는 파업과는 별개로 이번주 중 집중 교섭을 열어 잠정합의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