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4.23 16:40
수정 : 2016.04.23 17:32

일본 미쓰비시(三菱)자동차(이하 미쓰비시)가 연비를 조작한 차량이 애초 발표한 4종보다 훨씬 많다는 정황이 포착돼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산케이(産經)신문은 미쓰비시가 연비를 검사·산출하는 데 필요한 자료를 법에 정해진 것과 다른 방식으로 측정해 제출했으며 이에 해당하는 차량이 2014년도까지 일본 내 판매실적 기준으로 27종, 200만대를 넘는다고 23일 보도했다.
미쓰비시는 미국법에 정해진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측정했다고 해명했지만, 국토교통성은 "(일본의) 법령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다.
미쓰비시가 미국식 측정법을 사용한 것이 연비를 실제보다 과장하는 결과로 이어졌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애초 연비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난 차량은 'eK왜건' 'eK 스페이스', 닛산자동차용으로 생산한 '데이즈' '데이즈 룩스' 등 4종으로, 2013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62만5000대가 생산됐다.
미쓰비시는 지난 20일 이 4개 차종의 연비가 실제보다 더 좋게 보이도록 국토교통성에 제출한 시험 데이터를 조작했다고 인정했다.
편법 측정을 한 나머지 차종에서도 연비 부풀리기가 이뤄졌는지가 주목된다.
미쓰비시 측은 아직 차를 되사겠다는 발표를 하지 않았으나 이시이 게이이치(石井啓一) 일본 국토교통상까지 나서 그렇게 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사태 수습을 위한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조작을 인정한 4종만 고려하더라도 미쓰비시가 부담해야 할 돈은 친환경차 세금 감액분이 100억 엔(약 1037억원) 이상이고 차량 매입비용이 수천억 엔(수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편법 측정 의혹에 휩싸인 다른 차량까지 연비가 조작된 것으로 확인되면 미쓰비시는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비조작 사태로 미쓰비시와 닛산(日産)자동차의 협력 관계도 파국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미쓰비시가 제작하고 닛산이 자사 상표를 달아 판매한 차량 데이즈 등의 연비도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이들 업체가 2018년에 신형 차를 출시하기로 합의했으나 이번 사태로 실현 여부가 불투명해졌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