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3.09 19:04
수정 : 2016.03.13 14:32

작년 6월 한국GM에 부임해 올 1월 CEO(최고경영자)에 취임한 제임스 김(54·사진) 사장의 ‘독(毒)하고 뜨거운’ 리더십이 화제다. 주한 미국 기업인 가운데 ‘최고의 영업통(通)’으로 꼽혀온 그가 ‘공격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이 회사의 신형 ‘스파크’가 경차 시장에서 모닝(기아차)을 누르고 6개월 만에 1위를 탈환한 게 대표적이다.
한국GM은 스파크를 판매하면서 기아차에 비해 낮은 프로모션 강도(强度)를 유지했다. 가격대가 낮은 모델인 만큼 할인을 많이 할 경우 수익성이 나빠진다는 판단에서다. 반대로 기아차는 작년 10월부터 80만원 수준의 현금 할인을 제시하는 고강도 프로모션을 했다. 그 결과 신형 스파크는 작년 7월 출시 후 반짝 ‘경차 1위’에 올랐다가 모닝에 계속 밀렸다.
김 사장은 “안일한 마케팅이 초래한 결과”라며 마케팅 전략을 전면 재수정했다. 올 1월부터 현금 100만원 할인을 시작하며 전방위 총력전을 펼쳤다. 한국GM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월별 목표 판매량에만 집중했는데 지금은 당장 수익이 나빠지더라도 물량으로 확고한 우위를 점하는 게 최고 목표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GM 본사가 있는 인천 지역 시장 점유율이 전국 평균보다 낮다는 데 주목해 ‘영업맨’으로 직접 뛰고 있다. 인천시 유관기관과 지역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잇따라 맺으며 인천 지역 판매량 증대에 나선 것이다.
2009년부터 6년 넘게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CEO를 맡았던 김 사장은 전 세계 MS 해외 법인 중 실적 우수 법인에 주는 ‘최우수상’을 3년 연속 받았다. 그는 “IT 기업이나 자동차 기업이나 제품을 만들고 파는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원이라는 경영의 본질은 똑같다”고 말한다. 김 사장은 노조집행부와 수시로 만나 "회사 재도약을 위해 힘을 모으자"고 얘기한다. 지난해 8.6%로 하락한 한국GM의 올해 내수 시장 점유율을 10%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그의 목표 달성 여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