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2022년형 QM6 /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르노삼성자동차(이하 르노삼성)의 주력 모델인 QM6는 최근 누적 판매 20만대를 달성했다. 이 모델은 20만대 팔리면서 국내 SUV 시장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흐름을 바꾸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조용한 SUV' 시장을 개척한 것이다. 그동안 SUV는 거칠고 투박한 이미지가 강했다. 그래서 파워트레인도 디젤 엔진을 선호했다. 하지만 QM6가 가솔린 엔진을 주력으로 밀면서 도심에서도 부드럽고 안락하게 탈 수 있는 조용한 SUV가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LPG 엔진을 얹은 QM6 LPe가 가세하면서 고요했던 SUV 트렌드에 파장을 일으켰다. 아직도 국내 유일 LPG SUV인 QM6 LPe는 2년간 6만대 이상 팔리면서 국내 LPG SUV 시장의 문을 열었다.르노삼성이 이렇게 LPG 모델에 강한 이유는 대한LPG협회와 함께 2년에 걸쳐 200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도넛탱크' 때문이다. QM6 LPe는 우수한 엔진도 차별점으로 꼽힌다. 높은 친환경성과 더불어 경제성도 뛰어나다. 연료를 가득 채우면 최장 534km까지 달릴 수 있다. 이로써 LPG 모델은 효율이 낮고 충전을 자주 해야 한다는 선입견을 불식시켰다.액체 상태의 LPG를 각 기통에 분사하는 3세대 LPLi(Liquid Petroleum Liquid Injection) 방식도 주목할 만하다. 저온 시 시동 불량을 해결했고 출력을 개선했다. 'LPG 모델은 힘이 부족하다'라는 인식 역시 말끔하게 해소했다. LPLi는 가솔린처럼 액체 상태의 LPG를 인젝터가 엔진으로 바로 분사하는 방식이다.QM6 LPe는 겨울철에도 연비가 떨어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외부 온도로 인해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주행을 시작하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다. LPG 연료는 온도와 압력에 민감해 연료 주입 시 80~85% 정도만 채우는 것이 안전에 필수적이다. QM6 LPe의 경우도 안전을 위해 80%까지만 완충되도록 설계돼 있다.

르노삼성, 2022년형 QM6 /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처음 출시된 LPG SUV가 르노삼성의 기술력으로 한 단계 높은 수준을 보여주면서 후발주자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QM6 LPe는 연료만 LPG일 뿐 다른 연료의 파워트레인과 견줘 상품성이 뒤처지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LPG 모델로 QM6를 능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QM6 LPe가 인기를 끌면서 르노삼성은 자사 모델들의 최고급 라인인 프리미에르를 QM6 LPe에도 적용했다. LPG 모델에 대한 니즈가 커지면서 고급 편의 사양을 원하는 고객이 많아졌기 때문이다.LPG는 친환경 연료로 인정받고 있어 향후 지속적인 시장 확장을 기대해볼 수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수송용 LPG 연료 사용 제한 완화에 따른 영향 분석 결과'를 보면 LPG 연료 사용 시 대기 내 질소산화물이 대폭 줄어든다. 환경부 자료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2018년 수도권에서 배출된 질소산화물 중 48.3%가 자동차에서 유발됐다. 특히 경유차에서 90.2%가 배출됐다. 질소산화물은 일산화질소나 이산화질소처럼 질소와 산소로 이뤄진 산화물을 의미한다. 질소화합물 자체도 농도가 짙으면 오염원으로 작용하고, 대기 중에서 다른 물질과 화학 반응을 일으키면 미세먼지나 오존 등 2차 오염원으로 변질된다. 질소산화물은 산성비의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지난 2019년 실시한 국립환경과학원의 연구에서도 LPG 모델의 친환경성이 입증됐다. 휘발유 9종, 경유 32종, LPG 4종을 대상으로 실제 주행 환경과 비슷한 실외 도로에서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시험했는데,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경유 모델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LPG 모델의 93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LPG 모델이 현시점 가장 현실적인 친환경차로 주목받는 이유다. 질소산화물 배출이 적은 LPG 엔진은 가솔린 엔진과 비교해도 이산화탄소와 일산화탄소 배출이 각각 15%와 30% 정도 낮다. 그뿐만 아니라 전기차와 달리 주유와 비슷한 속도로 가스를 주입할 수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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