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이제는 ‘여풍당당’ 시대. 세상에 멋진 스포츠카는 많다. 그러나 꼭 머스탱 이어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 스포츠카 머스탱(Mustang)을 데일리카로 활용하는 여성 마니아가 늘고 있다.

이들 여성들은 머스탱이 단지 주행 성능과 디자인 등 자동차적인 요소만을 바라보며 멋진 스포츠카라고 평가하지는 않는다.

■ 머스탱이라는 이름으로 통하는 삶의 열정

최근 경기도 광주시에 위치한 한 포토 스튜디오 앞. 가을 산의 단풍만큼이나 다양한 컬러와 디자인, 그리고 년식이 오래된 머스탱들도 한 자리에 모였다.

머스탱 동호회 ‘번개 모임’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포드코리아에서 머스탱 여성 오너들만의 이야기를 듣고자 마련한 자리다. 타이틀은 ‘머스탱 앤 허 스토리(Mustang and Her Story)’. 행사에 참여한 여섯 명의 여성 오너들은 갓 30대에 접어든 직장인부터 녹슬지 않은 패션 감각을 소유한 60대의 사업가, 건축을 가르치는 교수, 영어 전문 강사 등 연령, 직업 그리고 캐릭터까지도 그들이 타고 온 머스탱만큼이나 다양했다.

많은 사람들이 상상할지도 모를 ‘머스탱을 타는 센 언니’ 이미지가 아닌 말 그대로 ‘개성’과 ‘매력’으로 똘똘 뭉친 그녀들이다.

남들이 보는 이미지야 어떠하든, 자신의 ‘애마’인 머스탱 이야기를 할 때, 소녀처럼 행복하고 즐거워하던 그녀들에게 ‘왜 머스탱을 선택했냐고’ 묻는 건 우문(愚問) 이었다. 그녀들의 현답(賢答)은 ‘머스탱이니까요’라는 말뿐 이었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전문으로 촬영하는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여성 머스탱 오너들이 각자의 머스탱과 함께 사진과 영상으로 소중한 순간을 기록하는 자리였다. 여기에 여성 오너로서 머스탱에 관한 자신만의 생각과 다양한 경험, 추억을 공유했다.

사실 강한 남성성에 기반한 머스탱의 일반적(?) 이미지를 생각하면 ‘여성 머스탱 오너와 그녀의 스토리’라는 테마가 생소해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래서 그녀들의 머스탱 스토리가 더욱더 매력적으로 들릴 수도 있다.

■ 뻔하지 않은 삶의 역동성

“오렌지 퓨리는 보기 드문 귀한 컬러인것 같아요. 컬러가 정말 잘 나왔는데 실제로 도로에서 오렌지 머스탱을 보기는 쉽지 않죠.” 스튜디오 한가운데서 조명을 받고있는 2018년형 뉴머스탱 GT 컨버터블 얘기였다. 이 귀한 오렌지 컬러 자태를 뽐내는 포니의 주인은 활력 넘치는 사업가인 정현주 오너로, 미니스커트에 호피 슬링백을 신고 등장했다.

현장에 있던 모든 이들의 시선을 집중시킨 그녀의 등장에 머스탱 컨버터블의 오너답다(?)는 찬사도 이어졌다. 자신의 머스탱 옆에서 프로 모델 못지않게 다양한 포즈들을 소화해 머스탱의 존재감조차 압도하던 그녀는 놀랍게도 두 명의 손주를 둔 60대 할머니.

그는 “손주들이 머스탱을 더 좋아해요. 한겨울에는 외투를 꽁꽁 껴입고서라도 오픈 톱을 열어달라고 한다”며 자신의 머스탱을 자랑했다.

평소 친분이 있던 포드 전시장 지점장의 추천으로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다는 그녀는 대표 컬러인 오렌지 퓨리 컬러를 전시장에서 보고 현장에서 바로 계약했다고 한다.

제트스키와 승마 등 역동적 스포츠를 즐긴다는 정현주 오너는 “머스탱은 나의 자신감”이라고 표현했다. 8년 이상 머스탱을 탔고 그동안 사업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좋은 일들이 많았다고 한다. “머스탱을 탈 만큼 멋스러운 사업가라면 함께 일해도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아파트 주차장에 줄지어 있는 뻔한 차들이 지겨웠어요. 일상에 영감이 되고, 나중에 아들에게 물려줘도 좋을 만한 멋진 차가 없을까? 답은 정해져 있었죠.” 단아한 이미지에 안락한 세단을 선호할 것 같았던 홍민자 오너는 카리스마 넘치는 쉐도우 블랙 컬러의 6세대 머스탱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자신을 표현하는 의상으로 니 삭스와 감색 스트라이프 그리고 흰 스커트와 슈즈가 조화롭게 대칭을 이루는 골프 웨어를 선택했다. 쿠페에 골프 캐디백이 여유롭게 들어갈까 하는 것은 기우였다 캐디백은 별도의 위치 조정 없이도 편안하게 트렁크에 자리 잡았다.

미국 PGA 투어에서 호쾌한 장타로 유명한 왼손잡이 골퍼 버바 왓슨의 팬이라는 그는 남편과 함께 첨단 정밀 부품 무역업에 종사한다. 업종의 특성상 평소 미팅 등에는 세단을 탈 수밖에 없지만, 머스탱이 자신뿐 아니라 남편의 로망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30대 초반에 면허를 따고 여전히 운전을 좋아한다는 그녀는, 머스탱을 타고 친구가 있는 미국 조지아주의 광활한 고속도로를 달려보고 싶다고 한다.

“조지아주는 마스터즈 챔피언십이 열리는 명문 코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이 있는 곳이기도 하죠.” 머스탱만큼이나 골프를 사랑하는 그녀는 현재 80대 초반 타수를 기록하는 ‘준’ 싱글골퍼이기도 하다.

■ 족보 있는 ‘힐링카’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

“어릴 적 봤던 신성일, 엄앵란 씨의 결혼식에 등장한 빨간 머스탱이 너무나 인상적이었어요. 그때 결심했죠. 빨간색 머스탱의 오너가 되어야겠다고.” 큰 키와 균형 잡힌 몸매, 타이트한 가죽 의상과 선글래스, 헌터캡 등으로 머스탱만큼이나 범상치 않은 패션 감각을 선보인 켈리 김 오너는, 흰색 5세대 머스탱 컨버터블 옆에서 포즈를 취했다.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사업을 하는 그녀는 한국과 중국에서 모두 머스탱을 탄다. “제가 사업을 하는 곳은 중국에서도 해안도로가 멋진 도시예요. 머스탱을 원 없이 타고 달리기 좋은 곳이죠.”

물론 그녀는 어릴 적 꿈꾸었던 빨간 3세대 머스탱을 소유하고 있기도 하다. “저처럼 가죽 의상을 즐겨 입었던 짐 모리슨의 앨범이나, 이글스의 ‘호텔 캘리포니아’를 크게 틀어놓고 달리는 기분은 머스탱 컨버터블에서만 느낄 수 있어요.”

자동차에 대한 식견도 남달랐다. 사업상 세계를 누비며 좋은 도로는 두루 경험했다는 그녀는 아직 머스탱과 함께 정복하고 싶은 곳이 하나 있다고 했다.

“스포츠카니까 독일 아우토반에서 한 번 달려봐야죠. 머스탱의 동력성능이나 운동성능은 아우토반에서도 빛날 만한 실력이니까요.”

그녀는 인터뷰 중에도 함께 촬영을 진행하고 있는 다른 오너들에게 적극적으로 포즈를 제안하고 흥을 돋우는 등 남다른 에너지를 지닌 소유자였다. 의상이나 촬영 중 포즈와 시선 처리가 남다른 모습이었는데, 20대에는 모델로도 활동했다는 전언이다.

“비교적 이른 나이에 운전을 시작해서 스포티한 자동차에 대한 로망이 컸습니다. 그리고 머스탱은 그 로망을 이루어준 자동차죠.”

건축학과 교수인 김영은 오너는 차분한 정장과 함께, 자신의 5세대 머스탱과 포즈를 취했다. 5세대 머스탱은 1세대의 가치를 가장 현대적으로 잘 해석한 자동차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이 머스탱을 2010년 구매해 8년째 타고 있다.

“5세대 머스탱의 디자인은 공간감과 군더더기 없는 실용성 그리고 여유로움을 보여주죠. 그래서 게티 뮤지엄을 설계한 미국 건축가이자 시각 예술가인 리차드 마이어를 떠올리게 합니다.”

그는 이 자동차를 봤을 때, “내 차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이것저것 재지 않아도 명료하게 오는 느낌이 있었어요. 그런 점에서 머스탱 5세대를 미국적 미학을 가장 잘 살린 자동차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이 자동차와 함께 한 시간 중 ‘머스탱 앤 허 스토리’ 행사가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는 그녀는 향후 시카고에서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까지 3900km의 길을 잇는 ‘루트 66’ 달리는 것이 꿈이라고 전했다.

■ 머스탱과 함께라면 삶의 질이 달라진다!

“삶의 질이 12배쯤은 달라집니다. 그게 머스탱이 특별한 이유죠.” 국내 주요 기업 임직원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강사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권소원 오너는 누구보다 열정적인 머스탱 예찬론자였다.

자신의 은색 머스탱 5.0 GT 쿠페와 함께 포즈를 취하던 그녀는 현재 쌍둥이를 임신 중이라고 말해 현장의 모든 이들을 놀라게 했던 장본인이다.

강의를 위해 미국인 남편과 함께 매일 장거리 이동을 하는 그녀에게 머스탱 GT는 데일리카다. “5.0 V8 엔진의 배기음은 태교에도 손색이 없다”며 환하게 웃는 그녀는 “이 배기음을 듣고 태어난 아이들이 미래 레이서가 되겠다고 한다면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1990년대 중반, 미국 유학 중 뉴저지에서 친구가 몰던 머스탱에 완전히 반해버렸죠.”라고 말한 권 씨는 머스탱이 자신의 ‘브랜드력’이라고 강조했다.

“프리랜서 영어 강사로서 개인의 브랜드력이 중요해요. 저는 기업체 직원들에게 ‘머스탱을 타는 선생님’으로 통하는데 제게는 큰 메리트죠.” 임신 중이라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주변의 만류에도 오히려 머스탱의 안전 성능이 믿음직하다고 한다. 만삭이 되면 어쩔 수 없이 잠깐의 ‘휴식’을 갖겠지만 머스탱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했다.

“첫차는 정말 마음에 드는 차여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게 머스탱을 만난 이유죠.” 행사장에 모인 다양한 머스탱들 속에서 더욱 눈에 띄는 차는 붉은색 코브라 앰블럼이 선명한 위정혜 오너의 6세대 머스탱 컨버터블이었다.

머스탱은 수많은 수입 차종 중에서도 각종 드레스업 바디킷 수급과 적용이 무척 용이해서 개성 있는 차를 소유하고픈 자동차 애호가들에게 환영받는 한 모델이기도 하다. 그녀의 애마 역시 쉘비 GT350 풀 바디킷을 적용해 더욱 강렬한 카리스마를 뿜어낸다.

머스탱 동호회 활동도 열심이라는 그녀는 풀바디킷 튜닝 역시 동호회를 통해 알게 되었다고 한다. “탈 것에 대한 로망은 아버지의 영향이 컸어요. 모터사이클 마니아이신 아버지 덕분에 2종 소형 면허도 가지고 있죠. 물론 지금은 머스탱의 매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일찍 면허를 취득해서 벌써 한 번 갱신했다는 그녀는 “할리우드 사인이 보이는 LA 베벌리힐스 거리를 시원하게 달려보고 싶어요. 물론 서킷도 타고 싶고요”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머스탱 앤 허 스토리(Mustang and Her Story)를 기획한 노선희 포드코리아 상무는 스포츠카 머스탱은 남자만의 차가 아니라 여성들도 편한하게 탈 수 있는 데일리카라면서 다양한 여성들의 삶에서 그녀들이 녹아내는 머스탱의 의미와 영감을 이야기 할 수 있어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노 상무 역시 머스탱 5.0 GT를 타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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