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차량의 비 충돌 화재와 관련해 미국에서 대대적인 조사를 받게 됐다.

미국 정부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220만대에 대한 비 충돌 화재 가능성을 조사하기 위해 지난달 28일부터 화재 관련 탄원서와 불만사항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조사대상 차량은 현대차의 2011~2014년 싼타페, 2013~2014년 싼타페 스포츠, 2011~2014년 쏘나타, 2011~2014년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기아차 2011~2014년 옵티마(K5), 2011~2014년 옵티마(K5) 하이브리드, 2011~2014년 쏘렌토 등 220만대에 이른다.

미국고속도로안전관리국(NHTSA=National Highway Traffic Safety Administration)은 현대기아차가 엔진에 대한 문제를 해결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두 회사의 리콜 사전조사를 이미 진행하고 있었다.

NHTSA는 차주의 불만을 검토한 결과 이전에 회수된 차량에서 발생한 대부분의 화재는 엔진 고장과 관련된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차는 2리터와 2.4리터 세타 II 엔진을 장착한 약 47만대의 쏘나타를 리콜 했으며, 이후 동일한 엔진을 장착 한 57만 2000대의 차량을 추가했다. 기아차 또한 61만 8000대가 넘는 옵티마, 쏘렌토, 스포티지를 리콜했다.

리콜 엔진은 제조과정에서 발생한 금속 파편이 엔진오일에 남아 커넥팅로드를 포함한 부품에 손상을 입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HTSA에 제출된 탄원서는 현대기아차의 비정상적으로 많은 수의 엔진 화재 때문에 심각한 문제를 신고받은 비영리 안전단체인 자동차안전센터(CAS)에 의해 만들어졌다. CAS는 소비자의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안전규제 당국에서 당장 결함에 대해 조사하고 결과를 소비자에게 즉각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CAS에 신고된 현재기아차의 화재 사례는 다양하다.

2011년형 기아차 쏘렌토 차주는 “약 8마일을 주행한 후 차를 주차하고 시동을 껐는데 엔진룸에서 타는 냄새와 함께 바로 연기가 올라왔다”면서 “즉시 보닛을 확인했는데 불길이 보이기 시작해 911에 신고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경찰이 5분 이내에 도착했지만, 엔진룸은 임 불타고 있었고, 소방관이 도착했을 때에는 차가 완전히 화재에 휩싸인 상태였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2014년형 쏘나타 차주는 “쏘나타로 고속도로를 주행하던 중 계기판에 경고가 뜨면서 불이 났다. 남편과 나는 당시 플라스틱이 깨지는 듯한 소음을 들었고, 엔진이 멈추면서 차 문이 스스로 닫히고 경고등이 들어왔다”면서 “이전에까지는 어떤 경고가 없었다. 화재는 빠르게 차량 전체로 퍼졌고, 소방관들도 차를 구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불과 일주일 전에 이 일이 일어났고, 현대차에 수없이 전화를 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위 사례는 CAS에 신고된 현대기아차의 화재, 녹아내린 전선, 연기, 타는 냄새 등에 관한 350명 이상의 내용 중 2가지다. CAS와 NHTSA는 화재가 비 충돌에도 발생했다는 점과 운전자가 경고를 받지 않고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또한 운전자는 연기와 불길을 보기 전에 때때로 소음을 듣긴 했지만, 차량에 직접 불이 붙기 전까지 이를 알아채지 못한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됐다.

김다영 기자

홈으로 이동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