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사태로 ‘실적 반토막’ 났다는 BMW..실제로 그랬을까?

[데일리카 박홍준 기자] BMW의 판매 감소는 화재 때문이었을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7일 한국 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BMW는 지난 달 국내 시장에서 2383대 판매를 기록, 전월 대비로는 39.8%, 전년 동기와 대비해선 41.9% 감소했다.

이는 주력 모델로 꼽히는 3시리즈가 풀 체인지를 앞두고 판매가 중단된 데다, 5시리즈는 물량 수급 문제로 올해 들어 지속적인 감소세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차량 화재 사태가 마냥 직접적인 원인을 미쳤다고 주장하기에는 어려운 이유다.

■ 문제는 ‘공급’, 화재 사고 이전부터 판매 감소세 기록

5시리즈의 판매가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5시리즈의 2018년 첫 달 판매량은 2683대, 2월 1935대를 기록한 이후, 3월 3908대가 판매돼 올해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듬해 4월 3392대로 하락세가 시작된 5시리즈의 판매량은 5월엔 2418대, 6월엔 2003대, 7월은 1915대, 지난 달 엔 1339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5시리즈의 판매 기조는 작년 부터 ‘급격한 상승’과 ‘완연한 하락’을 반복해왔다. 실제 영업 일선에서는 5시리즈의 공급 물량 부족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 이는 제조사가 아닌 ‘수입사’의 성격을 지닌 모든 수입차 업체들의 판매 감소에 대한 ‘함정’으로 꼽힌다. 차량 화재 사고와 관련된 보도가 집중됐던 7월 이전 부터도 감소세를 이어 왔다는 뜻이다.

520d는 지난 달 107대, 520d xDrive는 70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는데, 전월 대비 하락 폭이 크다는 점을 감안 할 때, BMW코리아가 국내에 보유한 물량이 대다수 소진됐기 때문일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지난 7월 시판된 가솔린 모델 520i는 지난 달 652대가 판매돼 7월 448대가 판매된 것과 달리 증가세를 보였다.

■ 이전에도 화재 있었지만..판매 되려 늘어

BMW는 지난 2015년에도 화재 사고에 대한 사과와 후속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의 판매량은 오히려 상승세를 기록했다.

당시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는 520d, 525i, 735Li 등 11월 연이어 발생한 차량 화재에 대해 즉각적인 사과 발표와 함께 원인 규명과 조사 결과에 따른 보상 조치를 약속한 바 있다.

김 대표가 사과했던 작년 11월 BMW의 판매량은 4217대, 12월엔 23.9% 증가한 5224대를 기록했다. 당시 BMW의 연간 누적 판매량은 4만7877대로, 2014년의 누적 판매량 보다도 19.2% 증가한 실적을 나타냈다.

2016년은 명확하지 않은 조사 결과 발표와 화재 가능성에 대한 정부의 리콜 조치가 있었다. 그러나 당시 BMW의 연간 누계 판매량은 4만8459대를 기록, 2014년 대비 1.2% 성장세를 나타냈다.

그해 2월엔 화재 원인에 대한 정부와 BMW의 합동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그러나, 원인은 사설 수리 이용 및 불량 DPF 사용으로 ‘추정’됐을 뿐, 명확한 원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상당수의 차량들이 완전 전소 된 탓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MW의 그 달 판매량은 2916대를 기록, 전월 대비 21% 증가했다. 뒤이은 3월엔 4317대의 판매량을 보이며 판매량이 48% 늘었으며, 전년 동기에 비해서도 7.8% 증가한 기록을 나타낸 바 있다.

이어 11월엔 연료펌프 커넥터 결함 및 배선 접촉 불량으로 인한 화재 가능성으로 2만여대의 BMW가 리콜됐다. 당시 판매량은 5340대로 전월 대비 1.4% 감소하는 데에 그쳤지만, 다음 달인 12월엔 5834대가 판매되며 9.3% 증가세를 나타냈다.

한편, 525d가 고속도로 주행 중 화재로 전소된 2017년 9월 판매량 또한 5299대를 기록, 전월 대비 29.1% 증가한 판매량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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