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조선
“직진하니까, 좀 비켜줘” 자동차가 말을 한다
“내 눈에는 보이지 않았는데, 그 차가 어디 선지 나타났다.”
운전자들은 사고 뒤 종종 이렇게 말하곤 한다. 하지만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아니면 뒤쪽이든 그 차는 어디서든 오고 있었던 것이다. 만약 그 차가 오고 있다는 것을 미리 알려준다면 사고는 현저하게 줄 것이다.
캐나다 매체 ‘글로브인 메일’은 최근 발전하고 있는 차량 간 신호전달에 대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차량은 마치 사람이 대화하듯 자신의 상태를 전송하고 다른 차량의 신호를 수집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이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 포드의 자동차 엔지니어 조반 자가자크(Jovan Zagajac)는 “도로를 달리는 차량들은 각각이 새로운 신호등과 같다”라고 말했다. 차량들은 계속해서 다른 차량에 ‘이봐, 나 여기 있다. 나는 이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신호를 1초당 10회 보낼 수 있다.
이 기술은 자동차끼리만 신호를 교환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아니다. 가로등, 신호등, 도로의 카메라(Vehicle-to-Infrastructure, 또는 V2I) 등과도 대화가 가능하다. 자동차는 보행자와 자전거 운전자의 휴대전화(Vehicle-to-Everything 또는 V2X)를 통해 유사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
포드 엔지니어 존 카딜로(John Cardillo)는 충돌 방지 기술을 재연하기 위해 블라인드 교차로와 지붕에 안테나 2개를 연결한 프로토타입 포드 토러스(Taurus)를 공개했다.
카딜로가 차를 타고 교차로를 향해 운전하던 중 시야가 가리자 토러스에서 경보가 울리고 충돌 위험 경고 화면에 표시됐다. 그가 브레이크를 밟자, 갑자기 왼쪽에서 밴이 속도를 내면서 달려왔다. 두 대의 자동차가 서로 신호를 보내 서로의 방향을 공유한 것이다.
콜로라도 교통부(CDOT)와 파나소닉은 일련의 시험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고속도로를 따라 송신기를 설치하고 차량과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자동차의 에어백이 터지면 CDOT는 차량으로부터 통보를 받은 뒤 사고에 대한 경보를 해당 지역의 다른 송신기 장착 차량에 보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런 기술은 아직까지 상용화되지 않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가 아직 승인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술을 실제 생활 적용하려면 여러 회사의 자동차가 서로 신호를 공유할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은 그렇지 못하다.
김다영 기자 <사진=글로브인 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