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조선
현대차, 대형 트럭 자율 주행 국내 최초 성공
현대자동차가 화물 운송용 대형 트레일러 자율 주행차량으로 의왕-인천 간 약 40km 구간 고속도로 자율 주행에 성공했다.
트레일러가 결착된 대형 트럭이 국내 고속도로에서 자율 주행 기술을 시연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대형 트럭에 대한 자율 주행 기술은 미래 물류산업 혁신을 견인해 대한민국의 물류 경쟁력을 보다 강화하는 동시에 대형 교통사고 발생을 획기적으로 저감시켜 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21일 열린 이번 시연은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3단계의 자율 주행 기술을 갖춘 트레일러가 연결된 최대 중량 40톤 급 엑시언트 자율 주행차 1대로 진행됐다.
자율 주행 트럭은 실제 현대글로비스 부품 운송 차량들이 인천항으로 향할 때 가장 많이 운행되는 구간인 부곡 IC부터 서창 JC까지 이르는 영동고속도로 29km와 서창 JC부터 능해 IC까지 제2경인고속도로 11km 구간을 달렸다.
부곡 IC를 통과하자 알림음과 함께 별도 스크린에 ‘자율 주행 가능 도로에 진입하였습니다. 자율 주행을 원하시면 버튼을 눌러주세요’라는 팝업창이 뜨고,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에 위치한 자율 주행 버튼을 누르면 자율 주행 시스템 작동이 시작됐다.
엑시언트 자율 주행차는 ▲고속도로의 자연스러운 교통흐름과 연계한 차선 유지 ▲지능형 차선 변경 기능 ▲앞 차량 차선 변경 인식 대응 ▲도로 정체 상황에 따른 완전 정지 및 출발 ▲터널 통과(2개) 등 기술을 안정적으로 선보였다.
단, 영동고속도로에서 제2경인고속도로로 갈아타는 서창 JC 구간에서는 최소한의 안전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운전자가 직접 운전하도록 했다. 서창 JC를 지나면 다시 목적지인 능해 IC까지 자율 주행 모드로 전환됐다.
이날 대형 트럭은 자율 주행을 통해 총 1시간여 동안 40km 거리를 완주하는데 성공했다. 대형 트럭의 고속도로상 최고 제한속도 90km/h도 철저히 준수했다.
차별화된 센싱, 판단, 제어기술 대거 적용
현대차는 기존 자율 주행 기술과 차별화된 센싱 기술을 비롯해 정밀지도, 판단, 제어기술 등을 대거 적용했다.
우선 ▲전방 및 후측방에 카메라 3개 ▲전방 및 후방에 레이더 2개 ▲전방 및 양측면에 라이다(Lidar) 3개 ▲트레일러 연결 부위에 굴절각 센서 1개 ▲ GPS 1개 등 총 10개의 센서가 적용돼 주변 환경을 빈틈없이 인식한다.
특히 굴절각 센서는 차체와 트레일러 사이의 각도 변화를 실시간 파악함으로써 차량의 움직임을 안정적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해 준다.
물류산업 혁신,교통사고 저감 극대화 기대
자율 주행 기술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로, 물류 산업의 최적화와 효율화를 꾀함으로써 물류 혁신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로 자율 주행 화물트럭이 상용화되면 교통사고율을 현저히 낮출 뿐 아니라 정해진 시간대에 정확한 운송이 가능해져 운영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또 자율 주행 시스템은 최적의 속도와 가속력을 유지하도록 설정돼 있어 장거리 운송 원가 중 1/3을 차지하고 있는 연료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배출가스를 감소시켜 대기 환경 개선에도 일조한다.
더욱이 화물차 운전자들의 업무환경이 크게 개선돼 고된 장거리 운전 업무에 대한 기피 현상도 사라지게 된다.
무엇보다도 자율 주행 대형 트럭은 교통사고율을 현저히 낮춰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고 성숙한 교통 문화를 조성하는데 기여한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해 라스베이거스 시내 도로에서 아이오닉 자율 주행차로 레벨 4 수준의 자율 주행을 성공시킨 데 이어, 올해 초에는 넥소와 제네시스 G80 기반의 자율 주행차로 서울-평창 간 고속도로 190km 자율 주행을 시연한 바 있다.
현대자동차는 대형 트럭 자율 주행 조기 상용화를 목표로 전사적인 개발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신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