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박홍준 기자] 아직까진 아버지의 그랜저를 벗어나지 못한 나이라서 그럴까. ‘내 차’에 대한 욕심이 유독 짙어지는 시기다. 친구들이 속속들이 자기 차를 갖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그리고 요사이 가장 마음을 흔들어놓는 차는 벨로스터다. 고성능 N 모델의 가격이 발표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지만, N이 아니어도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차였다. 스타일도 독특하고, 운전도 재밌다.

도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차도 아닌 만큼, 소위 ‘관종’이라면 이만한 차도 없을 듯 하다. 현대차 중 가장 개성 있는 디자인과 재미를 가진 차라서 그렇다.

■ 1세대 대비 심플해진 디자인

1세대 벨로스터가 출시됐을 때의 충격을 기억한다. 당시 대학생이었던 기자는 현대차에서 이런 차가 나왔다는 것에 새삼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콘셉트카가 양산형 그대로 만들어 질 수 있다는 걸 그때서야 알았다. 비대칭형 2+1도어, 개성있는 전면부와 후면부 디자인, 위트있는 인테리어가 모두 그랬다.

다만, 2세대 들어 다소 차분해진 인상이다. 다소 괴랄한 모습이었던...그래서 ‘요괴차’라는 별명을 얻었던 1세대 벨로스터보다는 심플하다. 직선 기조의 헤드램프와 그릴의 형상은 지극히 평범한 모습이다.

다만 독특한 형상의 덕트와 라디에이터 그릴의 디테일에서 차별점을 둔 모습이다. 헤드램프의 LED 형상은 조금 더 디테일 할 수도 있었을텐데, 조금은 아쉬운 부분인 게 사실.

측면부는 이 차가 영락없는 벨로스터라는 걸 잘 드러내는 디자인 포인트다. B 필러에서부터 완만히 꺾여 내려가는 루프 라인은 해치백이 아닌, 패스트백의 형상에 조금 더 가까운 모습이며, 이는 후면부의 독특한 디자인과 함께 개성있는 모습을 잘 나타낸다.

후면부는 볼 거리가 상당히 많은 편. 입체적인 형상의 테일램프 디테일이 그렇고, 범퍼 하단에 위치한 다소 공격적인 디퓨져, 중앙에 몰린 머플러가 그렇다.

실내는 외관의 비대칭 콘셉트를 잘 따른 모습이다.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된 운전석과 조수석 공간을 분리시키는 인테리어 트림 컬러, 운전자를 더욱 깊숙이 품어주는 낮은 힙 포지션의 버킷시트, 인체공학적 설계로 사용편의성을 강화한 센터페시아, 돌출형 내비게이션 등 운전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으로 구성됐다.

편의 및 안전 사양도 확대 적용됐다. 재생 중인 음악에 대한 정보를 확인 할 수 있는 ‘사운드하운드’가 국내 최초로 탑재됐으며, 카카오의 인공지능(AI) 플랫폼 ‘카카오 I(아이)’의 음성인식 서버를 활용한 ‘서버형 음성인식’ 기술을 적용해 내비게이션의 검색 편의성과 정확성도 향상됐다.

■ 성능에 부응하는 뛰어난 운전 재미

시승 차량은 1.6리터 터보 엔진과 7단 듀얼클러치 자동변속기가 적용된 모델로, 최고출력 204마력, 27.0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아반떼 보다 조금 작은 차체를 가진 탓에, 204마력의 출력은 벨로스터를 끌고 나가는데에 전혀 무리가 없다. 심지어 빠르기 까지 하다. 조금씩이지만, 아주 미세하게 파고 들어오는 배기음도 운전자의 심리를 충분히 자극한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변경할 경우, 소리는 더 커진다. 배기음이 온전히 커진다기 보다는, 스피커로 송출되는 인위적인 배기음이다. 이전 세대 벨로스터 보다는 더 자연스러운 세팅이다. 미디어 프리뷰에서 만났던 사운드 담당 연구원에 따르면, 이와 같은 소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 영화 ‘분노의 질주’를 수십 번은 봤단다.

벨로스터에 최초로 적용된 ‘오버부스트 기능’은 제원상 보다 1kg.m의 토크를 더한다. 체감되는 수준은 아니지만, 고속 영역에 치달았을 때에도 지침 없이 꾸준한 가속을 보이는 모습을 보이며, 실제로 속도계가 저 멀리까지 가는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을 요하지 않는다.

변속기는 제법 기민하고, 수동 모드로 조작하는 상황에서도 기존 보다 더 적극적이다. 엔진 회전계가 레드존에 치달으려 하면 곧바로 바늘을 튕겨내던 기존의 양상과는 달리, 고회전 영역을 꾸준히 붙잡고 변속하는 모습도 기특하다.

핸들링 성능도 기존의 벨로스터를 생각한다면 매우 뛰어난 수준. 다소 높은 속도에서 코너에 진입하더라도 노면을 꽉 붙잡고 움직이는 모습은 운전에 대한 더 높은 자신감을 갖게 한다. 마치 조금 더 밀어 붙여도 된다고 자극하는 것과 같달까.

하체는 기본적으로 단단한 세팅이지만, 어느 정도의 롤링은 허용한다. 아반떼 스포츠 보다는 단단한 편이지만, 승차감이 나빠지더라도 조금 더 단단하게 세팅됐다면 운전의 재미가 더 극대화 될 수 있을 것 같다.

■ N이 아니어도 충분하다

벨로스터 1.6 터보의 최상위트림 ‘스포츠 코어’의 가격은 2430만원, 여기에 자동변속기와 현대 스마트센스 등을 추가한다면 N과 가격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다는 것은 다소 단점일 수는 있겠다.

그러나 국산차에서 이와 같은 핸들링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차는 드물 것 같다. 실제로 벨로스터에 대한 평가는 국내 못지 않게 외신에서도 후한 모습이 잘 비춰진다.

부족함 없는 터보엔진의 출력, 그리고 일상과 잘 타협된 운전 재미는 현대차가 말하는 ‘일상에서 즐기는 스포츠카’라는 모토와도 잘 부합한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이 차가 부족하다고 생각된다면 벨로스터 N을 선택할 수 있겠지만, 이 뿐만으로도 충분하다. 벨로스터 N은 아직 자동변속기가 제공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섣불리 선택하기 보단 벨로스터 1.6 터보를 반드시 시승해봤으면 하는 바램이다.

매 주말마다 서킷을 찾아 차량을 거칠게 몰아붙여야 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일상에서, 퇴근길 와인딩 로드에서 운전의 재미를 만끽하기로는 벨로스터 1.6 터보 만으로도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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