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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차와 한국지엠의 수출기지였던..군산공장 21년 역사 살펴보니...
[데일리카 박홍준 기자] 31일 전격 폐쇄된 한국지엠 군산공장에서는 지금까지 어떤 차를 만들어왔을까?
군산공장은 지난 1996년 대우자동차가 설립한 이후, 1997년부터 준중형 세단 ‘누비라’를 본격적으로 양산하기 시작한다. 이후 21년 동안 레조를 비롯해 라세티와 크루즈, 올란도 등의 준중형급 세단 및 7인승 MPV를 생산해왔다.
연간 26만대 수준의 완성차와 25만대 분량의 엔진 생산 능력을 갖춘 군산공장은 반경 2km 내에 위치한 핵심 부품 생산단지, 5만톤급 자동차 수출전용 선박의 접안이 가능한 전용 부두를 보유하는 등 동차 생산 기지로서 최적의 입지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지만, 지난 2013년 쉐보레 브랜드가 유럽 시장에서 철수함에 따라 생산 물량은 급감, 지난 2월 전격 폐쇄 조치가 발표됐다.
■ 군산에서 처음 만들어진..대우차 누비라
지난 1997년 2월 군산공장에서 최초로 생산이 개시된 누비라는 대우차의 첫 고유 모델이던 에스페로의 후속모델 격으로 개발됐다.
대우차의 엠블럼을 형상화한 ‘삼분할 그릴’은 당시 대우차가 동시에 개발하고 있던 소형차 라노스, 중형 세단 누비라와 같은 형상을 갖췄으며, 이는 당시 주지아로가 이끌던 이탈디자인에 의해 고안됐다.
‘누구에게나 친숙한 차’라는 모티브로 개발된 누비라는 당시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던 현대차 아반떼, 기아차 세피아 대비 큰 차체와 넓은 실내 공간이 강점으로 꼽혔으며, 독일 ZF사가 제조한 4단 자동변속기 또한 강력한 상품성 중 하나로 꼽혀왔다.
누비라는 당시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이 ‘세계를 누벼라’라는 의미로 명명한 순 우리말 차명이라는 일화는 유명하다.
■ 베스트 셀링 MPV..대우차 레조
지난 1997년 ‘타쿠마 콘셉트’라는 이름으로 서울모터쇼에서 최초로 공개된 레조는 이후 2000년 양산형 모델이 선보여졌다.
레조는 당시 IMF 여파에 따른 7인승 MPV 인기에 힘입어 높은 인기를 모았다. 당시 7인승 승합차는 일반인도 LPG 차량을 구입할 수 있다는 법령을 활용한 것. 시장에서는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싼타모, 기아차 카렌스와 직접적인 경쟁을 펼쳤다.
판매량도 당시로선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레조는 출시 첫 해인 2000년 국내 시장에서 총 6만6766대의 판매량을 기록, 베스트셀링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레조의 경쟁상대였던 기아차 카렌스는 8만4089대 판매량을 기록, 같은 기간 베스트 셀러 3위를 기록했다.
레조의 외관 디자인은 타쿠마 콘셉트의 형태에서 영감을 얻었으며, 이후 이탈리아의 피닌파리나가 디자인한 외형을 일부 수정, 양산형 모델로 선보여졌으며, 생산은 GM대우가 출범한 이후까지도 이어졌다.
■ GM의 대표적 월드카..GM대우 라세티
누비라의 후속 차종으로 개발된 라세티는 지난 2002년 국내 시장에 출시됐다.
대우차 시절 개발이 시작된 모델인 탓에 대우차 고유의 삼분할 그릴이 적용된 모습이며, 라세티는 이에 따라 삼분할 그릴이 마지막으로 적용된 대우차라는 기록을 지니고 있다.
GM대우 출범 이후 처음 출시된 신차인 만큼, GM의 월드카로서도 다양한 국가에 수출되기도 했다. 2002년 첫 생산 이후 2013년까지 이뤄진 라세티의 수출 규모는 259만대. 당시 라세티는 쉐보레, 홀덴, 스즈키, 뷰익 브랜드로 수출되며 당시 GM대우의 수출 실적을 견인했다.
라세티는 이 밖에도 왜건 모델인 ‘라세티 EX', 해치백 모델인 ’라세티 5‘ 모델 등 가지치기 모델도 선보인 바 있지만, 두 모델의 판매량은 높지 않았다.
■ 한국지엠의 수출 효자였던..쉐보레 크루즈
지난 2008년 ‘라세티 프리미어’로 첫 선을 보인 쉐보레 크루즈는 당시로선 파격적인 스타일과 준중형차 최초로 적용된 6단 자동변속기 등 눈에 띄는 상품성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출시 이후 6년 만에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누적 판매 300만대를 달성, 당시 파산 위기에 내몰린 GM 본사와 산하 브랜드의 실적 버팀목이 된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2011년 들어 국산 준중형 모델 최초로 크루즈 컨트롤을 적용, 상품성을 높였으며, 같은 해 해치백 모델인 ‘크루즈 5’를 출시, 해치백 시장 공략을 꾀했으나, 판매량은 높지 않았다.
2012년 터보 엔진과 개선된 G2 변속기를 적용한 크루즈를 선보이며 파워트레인 성능을 개선했으며, 이후 두 번의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2016년 올 뉴 크루즈에 자리를 내주고 단종됐다.
2017년 출시된 올 뉴 크루즈는 판매 부진을 이기지 못하고 1년이 되지 않아 단종 됐으며, 더 이상 국내 공장에선 생산되지 않는다. 한국지엠의 성장을 이끌던 모델이 되려 부메랑이 날아온 격인 것이다.
■ 쉐보레 브랜드의 첫 신차..쉐보레 올란도
올란도는 쉐보레 브랜드 출범 이후 국내 시장에서 쉐보레 배지를 적용한 첫 신차로, 쉐보레 크루즈를 기반으로 제작됐지만, 경쟁 모델인 기아차 카렌스보다 큰 차체를 지닌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2.0리터 디젤, 2.0리터 LPGI 등 두 종류의 파워트레인이 제공됐으며, 꾸준한 인기를 누리며 7인승 MPV 시장에서 기아차 카렌스 대비 앞선 판매량을 보이며 선전했다.
당시 올란도는 LPG 엔진이 주력이던 7인승 MPV 시장에서 2.0리터 디젤엔진을 적용, 호쾌한 주행성능과 뛰어난 안정성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이후 유로6 배출가스 규제 충족을 위해 1.6리터 디젤엔진으로 다운사이징 됐다.
당시 한국지엠은 올란도 LPGI를 기반으로 한 올란도 택시를 내세워 택시 시장 공략을 시도한 바 있다. 올란도 택시는 국산 MPV 최초의 택시 전용 모델이라는 점에선 높게 평가됐으나, 경쟁 차종 대비 낮은 연비 탓에 판매량은 저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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