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국내 최대의 자동차 부품사인 현대모비스가 자율주행차 관련 기술에서 선두업체로 꼽히고 있는 모빌아이에 정면 도전장을 내놨다. 현대모비스는 오는 2020년까지 모든 자율주행 센서 개발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16일 ‘미래차 테스트 베드’로 불리는 충남 서산의 자율주행시험장을 언론에 공개하고, 현대모비스가 독자 개발해 테스트 중인 도심 자율주행차 엠빌리(M.Billy)를 소개했다.

현대모비스는 고성능 및 보급형 레이더를 내년부터 양산하고, 카메라와 라이더 등은 글로벌 전문사와 제휴 및 M&A를 포함해 협업한다. 또 인공지능 딥러닝을 적극 활용해 센서 기술 부문에서 글로벌 시장을 이끌겠다는 포부다. 이렇게 되면 자율주행차 솔루션의 글로벌 기업 모빌아이(Mobileye)와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위해 오는 2021년까지 연구개발 투자비를 10%로 늘리고, 이 중 50%는 자율주행과 관련이 있는 ICT(정보통신기술)에 집중 투자한다. 여기에 연구개발 인력과 인프라 확대, 해외 전문 업체와 기술 제휴 등을 적극 투자한다.

양승욱 현대모비스 ICT연구소장(부사장)은 “자율주행 연구개발 인력을 현재 600여명에서 2021년까지 1000명 이상으로 늘리고, 글로벌 테스트를 하는 도심 자율주행차 엠빌리도 내년 20대로 확대해 운영할 계획”이라며 “독일의 유명 레이더 개발 전문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레이더를 개발하는 등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 고성능 및 보급형 레이더 개발..내년부터 양산

현대모비스가 독자적으로 레이더 개발을 위해 제휴를 맺은 독일 업체는 SMS와 ASTYX 등 최고 수준의 설계 능력을 보유한 레이더 개발 전문 업체. ASTYX는 글로벌 1위 차량 공유업체로 자율주행차 개발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우버에 고성능 레이더를 공급한 바 있다.

현대모비스는 차량 외부 360°를 전부 감지할 수 있는 자율주행차용 레이더 5개를 이 두 회사와 함께 올해까지 개발, 2021년까지 순차적으로 양산한다. SMS와 전방 보급형 및 각 모서리에 장착되는 측방 보급형 레이더를, ASTYX와는 전방 고성능 레이더를 개발하고 있다. 또 레이더의 표적 식별 능력을 높이기 위해 서울대와 진행하고 있는 공동 연구 역시 올 하반기까지 마무리한다.

현대모비스는 센서의 성능과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서산주행시험장 내 센서를 시험할 수 있는 전문 시험로를 구축하고 지난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독자 센서를 적용한 ADAS(운전자 지원 기술)을 종합적으로 시험하는 한편, 자율주행 시험 차량인 엠빌리에도 순차적으로 장착해 글로벌 실도로를 달리며 성능과 안전성을 높인다는 계산이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개발 중인 레이더가 글로벌 경쟁사 대비 해상도가 높아 표적 식별 능력이 우수하고, 2개의 칩을 하나로 통합해 원가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내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그레고리 바라토프 상무는 “보급형과 고성능 레이더는 올해 안에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양산에 돌입한다”며 “카메라와 라이더 개발을 위해 혁신적인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전문 업체와 기술제휴와 M&A 등의 다양한 방안으로 협업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독자개발 센서를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춰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자율주행 센서와 시스템 등의 공급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 센서시장 급성장..AI·딥러닝 적극 활용

자율주행의 3대 핵심기술은 인지, 판단, 제어로 나뉜다. 차가 스스로 차량 내외부의 상황을 인지하고 판단하여 제동과 조향 등을 제어하는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미 판단과 제어 분야에선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레벨2 고속도로 자율주행을 이미 양산했으며, 레벨3 고속도로 자율주행을 2020년까지 기술력을 확보하고 2022년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현대모비스가 센서 개발에 집중하는 것은 인지, 판단, 제어의 3대 핵심기술을 모두 확보해야만 자율주행 최적의 성능을 구현하고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레벨2 수준의 자율주행인 ADAS(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 시장에서 센서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1년 60%에 육박하는 등 센서 시장의 급속한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스트래티지 애날리틱스(Strategy Analytics)는 자율주행 센서 시장이 지난 2016년 74억 달러에서 2021년 208억 달러로 연평균 23%씩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1년 ADAS 시장 전체 규모가 370억 달러 수준으로 예상되는 것을 감안하면 센서의 부가가치가 얼마나 큰지를 짐작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센서 분야의 퀀텀 점프를 위해 AI(인공지능) 딥러닝(Deep Learning) 등의 신기술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현대모비스 DAS 설계실장 황재호 이사는 “외부 주행 환경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 정확하게 읽어내는 센서 개발은 미래 자율주행 시대를 준비하는 자동차 업계의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최근 딥러닝을 이용한 식별 기술 고도화 등 센서 시장의 주도권을 뒤바꿀만한 혁신적인 개발 방법들이 속속 나오고 있어 이를 적극 활용해 현대모비스 센서 기술을 퀀텀 점프시키겠다”고 말했다.

■ 자율주행 테스트 베드..레이더 시험로 ‘눈길’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시대를 본격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약 300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6월 서산 주행시험장을 완공하고 본격 가동하고 있다. 서산 주행시험장은 자율주행과 직접 관련된 시험을 하는 첨단시험로와 레이더시험로를 비롯한 14개의 시험로를 갖추고 있다.

총 면적은 112만m²(약 34만평)으로 여의도의 절반 크기에 달한다. 서산 주행시험장은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의 시험장 중 최고 수준의 규모와 시설을 갖췄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현대모비스는 작년부터 가동률과 시험차량 대수를 꾸준히 늘리며 핵심부품 성능, 내구성 검증을 강화하고 있다. 독자 센서의 성능을 고도화하고, 이를 적용한 ADAS 기술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첨단시험로 및 레이더시험로에서 시험을 강화시키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고정밀 지도 및 DGPS 시스템을 활용해 범용로와 첨단시험로, 그리고 고속주회로의 차선 좌표를 미리 확보해, 센서 상 정보와 실제 해당 사물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대조해 가며 성능을 평가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레이더 시험로는 총 길이 250m이며 레이더의 신뢰도와 성능을 높이는 시험을 반복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정 중앙에 레이더 센서를 장착한 차량을 위치시키고 5m 단위로 TCR이라고 불리는 규격화된 반사판을 대 탐지성능을 측정하고 있다.

이 때 측정하는 항목은 탐지 거리와 각도, 분해능과 정확도 등이다. 분해능은 두 개의 물체가 몇 미터 정도 떨어져야 각기 다른 물체로 인식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것이다.

첨단시험로는 Fake-city(가상도시) 내에 V2I(Vehicle to Infra; 차량과 도로 인프라 간 통신) 기지국, 버스 승강장, 원형 교차로, 신호등, 자율주차 평가장 등을 구현하여 실 도로 환경에서의 센서 성능을 검증하는 곳이다. 도심 환경에서 자율주행차의 인지, 판단, 제어를 종합적으로 시험해 자율주행기술의 신뢰도와 성능을 높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센서 자체의 성능 시험 이외에 이 센서를 적용한 각각의 ADAS 기술이 제대로 기능하는지도 반복적으로 검증한다. 센서의 정보를 받아 실제로 움직이는 조향장치, 제동장치, 현가장치 등 제어부품에 대한 시험도 강화했다.

현대모비스 이우식 ICT시험개발실장은 “시험개발은 부품의 신뢰성을 보장하고, 설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여 성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과정”이라며 “각각의 단위 부품에 대한 시험 평가를 강화하고 이를 시스템 단위로 확장해 최적의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임영득 현대모비스 대표는 이달 29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현대모비스의 분할합병은 자동차 산업의 빠른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방안”이라며 “미래기술 확보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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