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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선 칼럼] 중국차의 백화점식 한국시장 공략..대응책 마련 시급
[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지금까지 한 수, 아니 몇 수 아래인 것으로 봐왔다. 자동차 디자인과 기술력 측면에서 중국차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그랬다. 그러나 이렇게 저평가됐던 중국차가 한국 자동차 시장을 공습하고 있다.
중국차 수입업체 신원CK모터스는 10일 한꺼번에 신차 5개 차종을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중국 동풍소콘 브랜드의 중형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SUV ‘글로리(Glory) 580’을 비롯해 미니 트럭 ‘KO1’, 소형 트럭 싱글캡 ‘C31’, 더블캡 ‘C32’, 소형 화물밴‘C35’ 등이다. 승용에서부터 트럭, 화물밴, 친환경차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차종을 아우를 정도로 다양하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인 글로리 580은 리튬이온배터리를 탑재해 단 한번 충전으로 무려 900km를 주행한다. 서울~부산 거리를 왕복하고도 연료가 남는 정도다. 글로리 580은 작년 중국 내에서 총 17만6000여대가 판매된 인기 차종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K01과 C31, C32, C35 등은 국내 판매 가격이 1110만~1560만원 수준으로 현대차 포터와 한국지엠 다마스, 라보 등이 주력 경쟁 모델로 꼽힌다. 르노삼성이 향후 선보일 예정인 전기 트럭도 포함된다.
이들 중국차는 각종 편의사양과 에어백, 전자식 주행 안정화 컨트롤(ESC) 등 안전장치가 대거 기본으로 적용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가격이 착하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당연히 가격 경쟁력이 높을 수 밖에 없다.
이강수 신원CK모터스 사장은 특히 향후 한국시장에 동풍소콘 브랜드 이외에 테슬라 창업자인 마틴 에버하드가 참여한 SF 모터스의 전기차 모델도 투입시킨다는 복안이다.
중국 승용차와 상용차, 화물차, 미니밴, 친환경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모델 라인업을 다양화 시키는 이른바 ‘백화점식 마케팅’을 펼치겠다는 얘기다. 어느 한 브랜드에 국한하지 않고 중국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차는 한국시장에 모두 투입하겠다는 의도다.
장싱옌 동풍소콘 총경리(사장)는 중국차의 품질력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중국차는 중국의 자본력과 유럽의 기술력이 합쳐져 만들어진데다, 첨단 생산기술과 선진화된 로봇기술을 통해 최고 수준의 자동차 부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현대기아차도 두렵지 않다는 분위기다.
사실 중국은 연간 3000만대 가까이 판매되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이다.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차 중 1/3은 중국에서 팔린다. 우리나라가 연간 180만대 규모라는 점을 감안할 때 약 17배 규모다. 또 잘 알려진 국내 완성차 업체는 불과 5개사 정도인데, 중국은 무려 270개사나 된다. 중국차가 눈부시게 발전하는 밑바탕이다.
중국차는 불과 3~4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짝퉁’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베껴서 차를 양산한 때문이다. 그러나 이달 초 폐막된 2018 베이징모터쇼에서는 세련된 디자인과 기술력을 지닌 중국 토종 브랜드의 약진이 눈부셨다는 평가다.
이제 중국차의 한국시장에 대한 공습이 시작됐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수입차의 점유율도 30%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게 기자의 판단이다. 국산차 업계에서도 지금까지는 한 수 아래로만 여겨왔던 중국차를 적확히 분석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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