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미세먼지는 시민들의 일상을 하나둘씩 바꿔놓은 지 오래다. 요즘 사람들이 가장 많이 검색하고 관심을 갖는 분야는 무엇일까? 바로 ‘미세먼지’다.

지난 4월 네이버 데이터랩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키워드는 모두 미세먼지와 관련이 있다. 특히 디지털·가전 분야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키워드는 ‘공기청정기’로 3, 4월 모두 검색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봄철 미세먼지와 함께 황사 영향과 지난해 12월30일 수도권에 처음으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실시된 것도 한 원인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시민들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은 가정에서는 공기청정기, 외출할 때는 마스크로 나름 건강에 대한 자기방어를 하고 있다. 다음소프트가 분석한 빅데이터 내 미세먼지 관련 언급량도 2년 동안 2.65배로 계속 증가세이다. 환경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시민단체, 학계 할 것 없이 국내원인과 중국발 미세먼지 대응 촉구의 목소리를 냈지만 뚜렷한 대책은 사실상 없다. 이에 미세먼지 최대 발생원으로 가장 먼저 떠올리는 자동차 정책이 도마 위에 오르는 건 당연하다.

지난 3월 정치권에서는 친환경차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전기차와 수소차는 대표적인 친환경차인데 최근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하게 부각되자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관심과 지지를 받으며 확대되는 추세다.

역시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차가 보급되어야 한다는데 이견은 없다. 그러나 전기차와 수소차의 확대가 지금 당장, 국민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미세먼지 저감 대책이 될까라는 질문에 확실하게 대답하긴 어렵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12%에 해당하는 수도권에 전체 인구의 절반 가까이 밀집해 있고, 자동차의 수요와 사용량도 단연 높다. 생활권 주변에서 생성되는 미세먼지에 의한 체감도도 당연히 높다.

특히 경유차 미세먼지는 호흡기 질환, 뇌질환, 혈관성 치매 유발뿐만 아니라 WHO 지정 1급 발암물질이라는 사실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국내 연구에서도 자동차 배출가스 중 경유차 미세먼지의 발암 기여도가 84%라고 보고된바 있다. 건강 위해성 차원에서 볼 때 우리 생활과 밀접한 도로변 등 사람 코앞에서 미세먼지를 발생하는 노후 경유차를 우선 제거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다.

경유차는 미세먼지 외에도 질소산화물(NOx)을 배출한다. 특히, 실제도로 주행 상태에서는 7배 더 많이 나온다고 한다. 질소산화물은 대기 중에서 반응해 초미세먼지(PM2.5)를 생성한다. 입자도 작아 호흡기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포까지 깊숙이 침투한다.

노후 경유차에서 발생되는 초미세먼지(PM2.5)는 수도권 지역의 경우 29%가 배출되고, 똑같은 경유 엔진을 사용하는 노후 건설기계에서 22%가 배출되고 있다.

이 두 배출원만 제대로 관리해도 상당한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있음을 예측해 볼 수 있다. 노후 된 경유차와 건설기계는 계속 주행을 하면 할수록 기계적 특성상 마모가 심해지고 오염 배출량은 증가하기 마련이다. 결국 밑 빠진 독은 쓰면 쓸수록 손해인 것이다.

지난 2016년 국회예산정책처도 친환경차 보급보다 노후경유차를 저공해조치 했을 때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8~11배나 더 저감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노후 경유차와 건설기계에 대한 배출가스 관리가 장기적인 친환경차 정책에 앞서 집중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두 번째 이유다.

지금 우리가 고통을 겪고 있는 미세먼지는 단순히 중국발 편서풍을 타고 날아오는 것도 있다. 하지만 매일매일 우리가 만드는 미세먼지, 특히 노후경유차가 내뿜는 배출가스, 질소산화물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아직도 전국 957만대 경유차중 약 30% 가량의 노후 경유차는 도로를 달리고 있고, 건설기계 중 차령이 10년 넘은 노후 건설기계가 55% 넘게 운행 중이다.

미세먼지 대책은 장기적 관점에서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당장 우리가 깨끗한 공기로 숨 쉴 수 있게 실효성 높은 대책부터 따져보고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도 미세먼지 관련 공약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권자의 바램을 충족시켜주는 미세먼지 공약이 선거용이 되지 않으려면 유권자의 판단이 중요하다. 깨끗한 공기는 생명이고 건강의 기본이다.

임기상 자동차10년타기시민연합 대표 news@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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