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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한 질문…테슬라 주식 사지 마라” 머스크, 실적발표서 도넘은 발언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사진>가 2일(현지 시각) 실적발표 콘퍼런스콜 내내 애널리스트들에 적대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일 보도했다. 모건스탠리의 애덤 조나스는 이날 컨퍼런스콜을 두고 “20년 애널리스트 생활에서 가장 별난 콘퍼런스콜이었다”고 평가했다.
머스크의 ‘별난’ 발언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컨퍼런스콜이 시작한지 약 30분만이었다. 설비 투자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고 있던 디팍 아후자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그가 돌연 방해하고 나선 것이다. 머스크는 “미안하지만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자”며 “멍청한 질문은 별로다”고 비아냥거렸다.
머스크의 ‘질문 넘어가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머스크는 테슬라 모델3의 사전주문에 대한 질문을 받자 한동안 대답을 않더니 돌연 “유튜브한테 질문을 받겠다”며 “이 질문들은 너무 빡빡하다. 죽을 맛이다”고 말했다.
이후 머스크는 유튜버 갈릴레오 러셀에게 질문을 받기 시작했다. 러셀은 ‘내가 오늘 테슬라 주식을 주당 255달러에 산 이유’와 같은 제목의 콘텐츠를 생산하며, 그의 채널 구독자 수는 9000명 남짓이다. 머스크는 러셀의 질문 중간중간 “흥미로운 질문을 해서 고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러셀은 이날 머스크에게 20분간 12개의 질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급기야는 “테슬라 주식을 사지 말라”는 말도 나왔다. 머스크는 테슬라 주식의 변동이 크다는 한 애널리스트의 지적에 “단타매매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관심없다”며 “나는 정말로 상관 안한다. 제발 우리 주식을 팔고, 사지 말아달라”고 했다.
머스크는 이날 기자들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최근 발생한 자율주행차 사고와 관련해 ‘잘못된 언론보도가 운전자들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율주행차가 기존의 차량보다 안전하더라도 사고는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기자들이 어쩌다 한번 난 사고를 크게 부풀려서 전한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기자들은 기본적으로 독자들이 오해를 살 소지가 있는 선동적인 제목을 쓴다”며 “정직하다는 기자들이 자율주행을 일반주행보다 덜 안전하다고 믿게끔 하는 기사를 쓰는 것은 매우 심각하게 무책임한 처사”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그는 이어 “사람들은 자율주행 기능을 끄고 운전하다가도 죽을 수 있다”며 “아무튼 나는 이에 굉장히 화가 났다”고 했다.
머스크의 ‘기행’은 트위터로도 옮겨갔다. 테슬라는 올해 1분기 약 8억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적자를 봤다. 그러나 머스크는 이날 트위터에 ‘테슬라 실적이 예상보다 좋았다’는 제목의 기사를 링크하고 “랄랄라(La la la)”라고 썼다. 현재 해당 기사의 제목은 ‘테슬라가 사상 최대 매출과 함께 사상 최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로 변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