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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사상 최다 판매 행진 속 영업사원 수익성은 ‘악화’..왜?
벤츠가 사상 최다 판매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벤츠의 딜러 영업사원들은 오히려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주목된다.
20일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공식 딜러사와 정비 서비스 센터 등 다수의 네트워크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들은 과도한 할인 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차량 대비 부족한 서비스 인력에 따른 열악한 근로여건 등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질적 성장 없는 양적 성장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벤츠의 작년 판매량은 총 6만8861대. 이는 2016년 대비 22.2% 성장한 기록으로 수입차 업계 사상 최대 판매규모에 속한다.
그러나 영업 사원들은 과도한 할인 경쟁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입장이다.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사장 부임 이후 할인의 폭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는 것. 지난 달 E클래스는 평균 1000만~1200만원에 달하는 프로모션을 실시했다.
한 영업사원은 “과거 10대를 팔아왔다면, 지금은 30대 정도는 팔아야 생계가 유지된다”며 “손에 쥐어지는 금액이 적어지는 만큼 판매 이후의 고객관리에도 어려움을 겪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금융사와 인증 중고차 등 부가적인 사업을 진행 중인 딜러사들의 경우 전시장 실적을 이유로 영업사원들에게 선출고를 강요했다는 지적도 인다.
선출고는 계약 후 차량을 출고하는 방식이 아닌 영업사원 등 제 3자의 명의로 차량을 우선 출고 받는 형태로, 이는 딜러사 및 수입차 업체들의 할부⋅리스상품 판매 목적 및 전시장 별 월간 실적에 악용됐다.
딜러사 및 수입차 업체들이 운영하고 있는 금융사들은 대부분 3금융권에 해당한다. 시중 은행권 대비 평균적인 이자율이 높은 편에 속한다. 이용률이 낮을 수 밖에 없는 이유로 지목되지만, 영업 사원들은 금융사 및 자신의 실적을 우려해 울며 겨자먹기로 이 상품을 애용한다는 입장이다.
딜러사의 한 고위관계자는 “제 2금융권에 속하는 만큼 신용 등급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고객 기피도가 높은 건 사실” 이라면서도 “지점 별 금융상품 이용 실적에 따라 물량 배정, 프로모션 규모 등이 영향을 받는 만큼 울며 겨자 먹기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 많은 판매와 신속한 고객 인도를 위해 출혈을 감내해야 하는 아이러니인 셈이다.
서비스 네트워크의 불만도 터져 나왔다. 벤츠는 지난 1년 간 8개의 전시장, 7개의 서비스센터, 193개의 워크베이를 추가, 총 55개의 공식 서비스센터와 1000여개의 워크베이를 갖췄지만, 폭발적인 판매 증가세가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
수도권 소재 서비스센터의 한 관계자는 “매년 서비스 센터가 늘고 있다고 하지만 바뀐 건 없이 사실상 거의 매일 야근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윗선(벤츠코리아)은 서비스 네트워크의 실태를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분통했다.
주 5일 근무가 일반화 됐지만, 일부 서비스 센터들은 자체적인 주말 근무까지 시행하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사고 수리 등 정비의 경우 신속한 출고가 필수적인데다, 기본적으로 처리해야 할 차량 대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벤츠코리아가 판매 규모 면에서 국내 일부 완성차 브랜드까지 추월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네트워크의 상황이 열악한 것은 사실”이라며 “수입차 업계 1위에 크게 연연하지 않았던 브랜드인 것으로 기억하는데, 벤츠가 국내 시장에서 판매대수 높이기에만 집중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벤츠코리아의 딜러 및 서비스 센터를 담당하는 이상국 네트워크 개발 & 트레이닝 부문 부사장은 “(딜러 영업사원들의 수익성 악화를 일으키는) 할인을 포함한 프로모션 문제는 딜러사가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부분”이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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