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넓고 저렴해 다양하게 개조… 다마스 튜닝 전문 업체도 등장

경기가 어려울수록 잘 팔려 '불황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소형 승합차 다마스가 '튜닝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1000만원 남짓한 가격에 새 차를 살 수 있고, 차량 내부가 경차보다 커 다양하게 개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동차 개조를 즐기는 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인천 부평구에 사는 김황영(28)씨는 3년 전 중고 다마스를 370만원에 샀다. 김씨는 스프레이로 차 외부에 그래피티를 그리고, 바퀴 휠셋에는 보라색 너트를 박았다. 김씨는 "어차피 중고차를 사야 했기 때문에 개성이라도 맘껏 드러내 보고 싶었다"며 "LPG 차여서 유지비가 적고, 아기자기하고 투박한 디자인 때문에 마치 1960~70년대 히피(hippie) 느낌으로 튜닝하기 좋은 다마스를 골랐다"고 했다.

운전자의 개성에 맞게 튜닝한 소형 승합차 다마스. 가격이 저렴하면서 일반 경차보다 내부가 넓어 ‘튜닝하기 좋은 차’로 인기다. /바겐버스

다마스를 튜닝하는 이들은 회원 수 1만6000여 명의 인터넷 동호회 '다마스·타우너 사랑방'에서 주로 정보를 얻는다. 동호회에는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캠핑용 보조 차량으로 다마스를 구입한 중년 남성들도 많다. 트렁크가 넓어 조리 시설을 갖추기 쉽고, 자전거나 캠핑 장비를 매달 수 있는 루프캐리어를 달기에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화물칸이 넓은 2인승 다마스 내부에 침대나 세면 시설을 설치해 아예 캠핑카로 개조하는 이도 적지 않다. 하지만 현행법상 11인승 이상 승합차만 캠핑카 구조 변경이 허용되기 때문에 다마스를 이렇게 개조하는 것은 불법이다.

다마스를 전문적으로 튜닝해주는 업체도 등장했다. 차량 내외부 튜닝 비용은 평균 600만원 선. 튜닝 전문 업체 바겐버스의 이윤수 대표는 "중고 다마스를 구매해 외관만 폴크스바겐 미니 버스 모양으로 개조한 후 운행하지 않고 카페나 식당 인테리어용으로 쓰는 이가 많다"며 "8~9년 전 일본에서 유행했던 스즈키의 경차 에브리를 아기자기하게 튜닝하는 문화가 2~3년 전 한국으로 넘어온 것"이라고 했다. 1991년 처음 생산된 다마스는 에브리 2세대를 참고해 만들어졌다.

국내에서 다마스를 생산·유통하는 한국지엠 관계자는 "2014년 정부가 자동차 튜닝 규제를 완화한 후 중고 다마스를 튜닝용으로 구매하는 이들이 생겨났다"며 "푸드트럭을 하는 젊은 소상공인들이 저렴하고 꾸미기 쉬운 다마스를 고르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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