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희망퇴직을 하루 앞두고 막판 ‘허리띠 졸라매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임원과 팀장급 직원을 대상으로 구조조정 계획을 내놨고 군산공장에서 일하던 200여명의 비정규직 직원들에게도 해고를 통보했다.

지난달 12일 폐쇄가 결정된 한국GM 군산공장의 정문 전경/조선일보DB

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지난달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 중인 희망퇴직 신청을 2일 마감할 예정이다. 희망퇴직자는 오는 31일까지 회사를 떠나는 조건으로 퇴직금 외에 근속연수에 따라 2~3년치 연봉에 해당하는 별도의 위로금을 받게 된다.

한국GM은 지난달 12일 군산공장 폐쇄를 전격 발표하면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이후 22일에는 예년에 비해 훨씬 조건이 악화된 올해 임단협 제시안을 확정했다.

이번 제시안은 임금인상 동결과 기본급 정기승급 시행 유보, 연내 성과급 지급 불가, 승진 미실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최대 월 18시간까지 지급이 보장됐던 연장근무 수당도 월 10시간 근무까지만 인정하기로 했다. 명절 복지포인트와 창립기념일 기념선물, 초등학교 취학 전 자녀에 대한 학자금 등에 대한 지급도 폐지됐다.

당초 한국GM의 희망퇴직 신청자수는 한동안 회사가 기대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조건이 크게 악화된 올해 임단협 제시안이 나온 후 약 1주일간 희망퇴직 신청자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에는 급여 수준이 높은 임원과 팀장급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한 인력 감축 계획을 밝혔다. 이 계획에 따르면 팀장급 이상 600여명 중 25% 수준인 150여명이 직장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GM의 팀장급 인력은 500여명, 상무 이상 임원급은 100여명이다. 외국인 임원 숫자도 현재 36명에서 18명까지 감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간부급 구조조정 계획은 사측이 노조에 희망퇴직과 임금 및 단체협상을 통한 인건비 절감을 요청한 가운데 비노조원인 간부급도 고통분담에 동참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한국 GM은 이와 함께 임원을 포함한 모든 직원의 법인카드를 사용을 막고 각 부서에서 통상적으로 올리던 서비스·물품 구매 품의도 모두 보류시켰다. 또 군산공장에서 일했던 200여명의 파견 근로자(비정규직)들에게도 해고를 통보했다.

한국GM이 최근 들어 구조조정의 강도를 더욱 높이는 이유는 제너럴모터스(GM) 본사의 신차 배정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GM은 이달 초 글로벌 사업장에 대한 신차 배정과 생산물량 등을 확정할 예정이다.

한국GM은 구조조정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일 경우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등 신차 2종을 배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가 늘고 있는 CUV 등의 생산과 수출을 전담하게 될 경우 한국GM의 판매 확대와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국GM이 구조조정을 강도높게 추진하면서 이에 대한 노조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한국GM 노조 조합원 2000여명(주최측 추산)은 지난 28일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사측에 구조조정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진 뒤 청와대까지 행진하는 상경투쟁을 벌였다.



홈으로 이동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