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7~8년 전만 하더라도 취업에 성공해 직장에 들어가면 으레 자동차를 사는 분위기였다. 취업과 동시에 구입한 차를 타고 연인과 데이트 하다가 결혼하는 건 하나의 공식이었다. 여기에 아이가 생기면 실내 공간이 조금 더 여유로운 큰 차로 바꾸는 수순을 밟았다.

대부분의 자동차 브랜드들은 이 같은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토대로 ‘사회초년생’을 주요 타깃으로 삼아 ‘생애 첫 차’로 가장 잘 어필할 수 있는 차종을 집중적으로 마케팅 해왔다. 적당한 덩치, 준수한 성능, 연비 효율성과 부담이 적은 구입 비용 등으로 대표되는 ‘준중형 세단’이 바로 그 주인공 이었다.

하지만 이제 시대가 변했다. 최악의 구직난으로 취업 자체가 쉽지 않다. 어렵게 취업에 성공했다해도 사회초년생들은 학자금 대출을 갚거나, 높은 주거 비용을 감당하느라 자동차는 ‘언감생심’ 꿈꾸기도 쉽지 않다. 최근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말 기준으로 전체 자동차 소유자 중 20~29세 비중은 불과 2.6%에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동차는 잘 팔린다. 국내 차량 전체 등록 대수는 올해 2300만대 수준이다. 2016년 말 2200만대에 비해 크게 증가된 모습이다. 이는 차량을 구입하는 주체가 달라졌을 뿐 지금도 누군가는 자신의 ‘생애 첫 차’를 구입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자동차는 누가 사는 걸까? 자동차전문 리서치 업체인 컨슈머인사이트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 신규 구입자 연령대는 20대가 크게 줄어든 반면 30대는 상대적으로 크게 늘었다. 구입자 평균 연령은 2012년 평균 33세에서 2017년 36세로 약 3살 이상 많아졌다.

생애 첫 차를 구입하는 이들의 가구 월 소득을 따져보니 400만원 이하의 수입을 올리는 사람들의 비중은 줄어든 대신 월 가구 수입이 700만원 이상인 사람들은 약 13%p 이상 늘었다. 미혼보다 자녀를 가진 기혼자 비율이 높았다. 이를 정리해보면 최근 생애 첫 차를 구입하는 사람들은 ‘월 가구 수입 700만원 이상의 자녀를 가진 30대 중반 이후의 기혼자’로 정의할 수 있다.

차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변한만큼 그들이 원하는 차종 역시 달라졌다. 생애 첫 차로 ‘준중형 이하’의 작은 차종을 선택하는 비율이 지난 2012년에는 약 70%에 육박했으나 현재는 약 46%로 급감했다. 대신 중형차 선택 비율은 13%에서 17%로 약 4%p, 소형 SUV를 선택한 비율은 7%에서 25%로 약 18%p 늘었다.

이는 생애 첫 차로 작은 차를 선호하는 경향에서 벗어나 ‘중형 세단’과 ‘소형 SUV’로 양분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자동차 고객들이 생애 첫 차로 가장 선호하는 중형세단과 소형 SUV 두개 차종을 살펴본다.

■ ‘가격 파괴’로 눈길 모은 수입 중형세단

생애 첫 차로 국산 중형세단을 선호하는 계층은 공통적으로 ‘수입차’에 대한 선호도 역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만큼 국내 중형세단과 경쟁하는 수입 중형세단들이 가장 선호하는 모델로 꼽혔다.

닛산의 알티마가 대표적이다. 닛산 알티마는 지난 2016년 4월 출시한 알티마 5세대 부분 변경 모델이다. 알티마 가솔린 2.5 모델은 출시 때보다 더 높은 월 평균 300~400대 수준의 판매량을 유지하며 수입차 브랜드 내 스테디셀러 모델로 자리매김 했다.

알티마는 국산, 수입차를 통틀어서 가장 합리적인 가격과 달리기 성능을 제공한다. 2990만원으로 시작하는 유일한 수입차량이자, 여유 있는 실내 공간으로 자녀가 있는 4인 가족에 적합한 패밀리 세단으로 평가받는다.

엔진 성능도 적절하다. 2.5리터 4기통 QR25DE 엔진과 미국 워즈오토(Ward’s Auto) ‘세계 10대 엔진’ 최다 선정된 3.5 리터 V6 VQ35DE 엔진이 장착되어 있으며, D-Step 튜닝을 적용한 엑스트로닉 CVT가 조합된다. 외관은 V-모션 그릴과 날렵한 LED 부메랑 헤드램프 등 닛산의 전통적인 디자인 언어를 적용한 게 눈에 띈다.

아이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첨단 주행 안전 기술도 대거 적용됐다. 인텔리전트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과 인텔리전트 비상 브레이크, 인텔리전트 사각지대 경고 등으로 주행 안정성을 높였다. 여기에 미 항공우주국(NASA)의 연구에서 영감을 얻은 ‘저중력 시트’는 운전자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해준다. 국산 중형세단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경쟁력 있는 가격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매력을 더한다.

■ 소형 SUV ; 춘추 전국 시대

B 세그먼트에 속하는 ‘소형 SUV’ 시장은 그야말로 춘추 전국 시대를 맞고 있다. 준중형 세단에 대한 기존의 선호가 가장 많이 이동한 모델이 바로 소형 SUV이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소형 SUV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한 거의 모든 브랜드가 전략적으로 소형 SUV 모델들을 내놓은 만큼 경쟁은 심화되고 있다.

그러나 확실히 ‘최강자’로 불릴만한 대표 모델은 아직 없다. 이런 면에서 수입 중형 세단 시장보다는 오히려 국산 소형 SUV 모델들이 시장의 최강자 자리를 놓고 치열한 싸움을 펼치고 있다.

현재 소형 SUV 시장에서는 현대 ‘코나’가 주목된다. 지난 8월 출시 이후 약 4개월 동안 누적 판매량 2만대를 달성한 모델이다. 지난해 11월 한달만에 4324대가 판매됐다. 1582cc, I4 터보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는 30.6kg.m의 파워를 지닌다.

7단 DCT 트랜스미션을 장착해 약 16.5km/l의 연비를 나타낸다. 무게중심이 낮고 역동적인 디자인을 실현한만큼 움직임이 민첩하고 기민한 핸들링 보여준다. 대형 고급세단을 만드는 현대차의 서스펜션 기술력을 십분 활용해 요철에서 충격이 적은 부드러운 서스펜션을 적용해 뒷좌석 승객들의 만족도도 높다는 평가다.

전통의 강자 쌍용 티볼리는 최근 뒷심을 발휘 중이다. 최고출력 115마력, 최대토크 30.6kg.m의 1.6ℓ 디젤 엔진은 강력하지 않아도 불편함 없는 안정감이 장기다. 시내 주행에서는 부족함이 없다. 연비는 13.9km/ℓ이며, 네바퀴 굴림이라는 점에서 매력을 지닌다.

국산 SUV 중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는 기아자동차 스토닉은 복합연비 16.7km/ℓ로 부족함 없다. 최고출력은 110마력, 최대토크 30.6kg.m의 충분한 주행성능도 함께 갖추고 있다.

쉐보레 트랙스와 르노삼성 QM3도 무난하다. 더 뉴 트랙스는 기존 모델의 가격을 오히려 낮춰 가성비를 앞세운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고객 선호도가 높은 선택 사양을 패키징한 LT 코어 트림도 주목된다. 18인치 알로이휠 등 120만원 상당의 스타일 패키지 옵션을 적용하고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 등 LT 디럭스에만 적용됐던 옵션을 기본으로 탑재한다.

르노삼성 QM3는 실용성을 강조한다. 부드러운 디자인 감각으로 여성층 젊은 고객에게는 꾸준한 인기를 모은다. 아메시스트 블랙 색상은 보랏빛 자수정 색깔을 뽐내는데, 햇빛의 정도에 따라 어떤 때는 보라색으로 어떤 때는 검은색으로 보인다. 무채색 일색인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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