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취소 상태서 운전…차량서 유서·번개탄 흔적 발견

1일 오전 3시15분께 경남 양산시 북정동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15.8㎞ 지점에서 인모(29)씨가 운전하던 SUV승용차가 부산 방향으로 앞서 가던 또 다른 SUV승용차를 추돌했다. 사진은 추돌당한 SUV 차량의 모습. /경남소방본부 뉴시스


고속도로에서 앞서 가던 차를 추돌해 1명을 숨지게 한 운전자가 달아난 지 16시간 만에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1일 오전 3시 12분쯤 경남 양산시 북정동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15.8㎞ 지점에서 인모(29)씨가 몰던 SUV 차량이 부산 방향으로 앞서 가던 또 다른 SUV 승용차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앞차 뒷좌석에 타고 있던 이모(15)양이 숨졌다. 사고가 난 후 피해 차량 일행으로 뒤따르던 다른 승용차에 타고 있던 김모(65)씨가 차를 세우고 현장을 살피다가 근처를 지나던 또 다른 승용차에 치여 그 자리에서 숨졌다.

피해자들은 차량 2대에 나눠 타고 경남 양산에 있는 기도원에 다녀오던 중 사고를 당했다.

1차 추돌사고를 낸 인씨는 사고 직후 차를 버리고 달아났다. 이후 사고 발생 16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7시가 넘어 경찰에 전화로 자수 의사를 밝혔다.

양산경찰서는 가족과 함께 경찰에 출석한 인씨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인씨는 새해를 맞아 부산 해운대에 있는 친구를 만나러 가던 중 사고가 났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사고가 난 곳은 약간 왼쪽으로 굽은 도로였다.

인씨는 “운전 도중 담배를 피우려고 불을 붙이다 뒤늦게 앞차를 발견했다”며 “사람이 죽은 것 같아 겁이 나 도망쳤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씨는 음주운전 경력으로 면허가 취소된 상태였다. 다만 이번 사고는 음주와 무관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술을 마셨으면 시간이 지나도 조금이라도 흔적이 남는데 음주 측정 결과 혈중알코올 농도가 전혀 측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경찰은 인씨가 몰던 승용차에서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유서와 소주병을 발견했고, 조수석에서는 번개탄으로 불을 피운 흔적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인씨는 “별다른 직업도 없는 등 신병을 비관해 일주일 전쯤 자살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며 “치우기 귀찮아 차에 그냥 놔뒀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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