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도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는 다양한 이슈들이 쏟아진 가운데, 국산차 업체 경영진들이 한 해 동안 발언한 내용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에도 국산차 업계에서는 판매 부진 극복을 위한 대책 마련을 비롯, 신차에 대한 자신감, 경영 정상화, 신시장 개척, 상품 입지 강화 등 다양한 내용의 발언들이 이어졌다.

■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판매 부진은 사실”

“생산과 판매가 계획했던 것보다 차질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지난 6월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소형 SUV 코나 발표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올해 현대차는 지난 11월까지 국내외 시장에서 전년 대비 6.1% 감소한 누적 409만6332대의 실적을 기록하는 등 판매가 부진했다.

그는 그러나 “이런 기회를 통해 상품을 정비하고 여러 의견을 청취하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단순히 차만 잘 만들거나 품질만이 중요한 것이 아닌, 친환경차나 커넥티비티 등 미래 전략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실적 부진 극복을 위해 친환경, 자율주행, 연결성 등 미래 자동차 산업 트렌드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지난 1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또한 미래 기술 확보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정 회장은 “세계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자동차 산업 경쟁 심화에 따라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외부 환경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하고 새로운 미래 성장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여 자율주행 등 핵심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변화를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 사장, “스팅어는 기아차의 글로벌 이미지를 바꿀 차”

기아차 스팅어의 디자인을 총괄한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 총괄 사장은 지난 1월 “스팅어는 기아차의 글로벌 이미지를 기본부터 모두 뒤집어 버릴 것”이라며 “스팅어는 기아차의 브랜드 영역을 완전히 새로운 시대로 이끌 차” 라고 강조했다.

기아차 스팅어는 올해 가장 화제가 됐던 신차인데, 포털사이트 카카오에 따르면, 한 해 동안 다음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자동차는 스팅어로 나타났다.

기아차 관계자들은 스팅어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슈라이어 사장뿐만 아니라 기아차 고성능차 개발 및 시험을 담당하는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 또한 지난 6월 “기아차에 입사하기 전에 출시 예정인 신차들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는데 단연 눈길을 끈건 스팅어”라며 “이런 아름다운 디자인에는 강력한 주행성능이 부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한 바 있다.

특히, 기아차는 스팅어에 대해 기아차의 디자인 역량과 R&D 기술력이 집약된 차라고 강조하며 상품성에 대한 자심감을 보였다.

■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 “경영 정상화 위해 최선 다할 것”

“한국지엠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지속 가능한 경영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지난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2017년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 지상욱 바른정당 국회의원의 한국지엠 철수설에 대한 질의에 대해 이와 같이 밝혔다. 한 해 동안 나온 한국지엠 철수설에 대한 입장을 밝혔으나, 경영 정상화만 강조한 점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당시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다 안 된다면 철수 하겠다는 건가”라는 추가 질의에도 카젬 사장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란 입장만 반복하기도 했다.

카젬 사장은 지난 9월부터 한국지엠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그는 호주, 태국, 인도 등에서 생산시설을 정리하거나 브랜드를 철수하는 작업을 직접 진두지휘한 경험이 있어 수 년간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한국지엠도 결국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 일으켜 왔다.

카젬 사장은 이후 쉐보레 영업 네트워크를 방문해 소통 행보를 강화, 철수설 진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 외에도 그는 “쉐보레 브랜드에 있어 한국은 세계 5위 규모의 시장으로 가장 빠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곳”이라며 국내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 박동훈 르노삼성 전 사장,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은 현대차의 놀이터”

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전 사장은 지난 1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가 주최한 ‘2017 올해의 차’ 시상식에서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은 현대차의 놀이터”라며 “르노삼성은 세를 살고 있는 느낌인데, 앞으로는 우리 나름대로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해 (르노삼성의) 놀이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 전 사장의‘현대차의 놀이터’라는 표현은 작년 초 기자 간담회에서 처음 언급된 이후 꾸준히 사용됐다. 르노삼성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 전 사장의 놀이터 표현은 당시 준비된 내용에는 없었던 돌발 발언으로, 르노삼성 홍보본부 관계자들이 크게 당황했었다는 후문이다.

박 전 사장은 이 외에도 지난 1월 신년 CEO 기자간담회에서 클리오 출시 계획을 전하면서 “현대차는 현대차에 맞게 만든 세그먼트가 존재하는데, 현대차가 아무리 뛰어난 자동차 회사라고 하더라도 모든 사람의 니즈를 만족시키기는 부족하다”며 “해치백 시장 또한 우리나라를 이끌어 가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아직까지 본격적인 진출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해치백의 장점을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등 현대기아차를 자주 언급한 바 있다.

■ 최종식 쌍용차 사장, “목숨 걸었다”

“현대기아차 같은 거대자본은 이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해도 그만이지만, 우리는 목숨을 걸고 임하고 있다.”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은 지난 6월 경기도 고양 엠블호텔에서 열린 G4 렉스턴 시승행사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의 발언은 현대기아차가 각각 코나와 스토닉으로 소형 SUV 시장 진출을 선언한 것에 따른 것이다.

그는“티볼리는 쌍용차의 양적 확대에 큰 기여를 한 모델”이라며 “(경쟁 모델의 출시가) 영향이 없다고 볼 순 없지만, 이미 시장 기반이 구축됐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티볼리는 현대차 코나가 등장한 이후 시장 2위로 하락했지만, 판매량 면에서는 큰 차이가 나질 않아 시장 상황이 바뀔 가능성은 여전히 매우 높다는 전망이다. 지난 11월의 경우, 코나는 4324대, 티볼리는 4298대가 판매돼 불과 20여대 차이를 보였다.

한편, 지난 11월 박 전 사장의 후임으로 취임한 도미니크 시뇨라(Dominique SIGNORA) 르노삼성 사장은 “르노삼성 또한 그룹의 비전에 발맞춰 새 비전을 설정할 것”이라며 “한국인의 근면과 저력, 르노 그룹이 120년간 축적해온 자산을 효과적으로 접목해 지속 성장 가능한 르노삼성을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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