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지난 16일(현지시각) 공개한 트럭 '세미(Semi)'와 '제 2세대 로드스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 두 모델은 모두 기존 차량의 성능과 기술을 모두 뛰어넘었다는 평가다.

차량 스펙을 간단히 살펴보자면, 테슬라 세미는 0-96km/h까지 5.0초의 빠른 제로백과 최대 804km의 장거리 주행거리 능력, 그리고 160만km의 반영구적인 보증기간을 지니고 있다. 공기저항을 최소화하는 날렵한 디자인과 운전자의 피로도를 줄여주는 중앙 좌석 배치, 그리고 심플한 디스플레이 구성은 기존 테슬라 모델들과 맥을 같이 한다.

앨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트럭 세미에 각종 안전기능들이 탑재되었으며, 원격 조정 앱을 지원하고 차량 전방 유리는 핵폭발에도 견딜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기존 슈퍼차저를 능가하는 '메가차저' 시스템은 30분 충전만으로도 자그마치 644km에 이르는 충전거리를 확보해준다고 한다.

16일 행사에서 깜짝 선을 보인 제 2세대 로드스터의 경우 '세계에서 제일 빠른 제로백'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테슬라 모델 3에서 하드코어한 디자인으로 진화한 로드스터 2.0은 0-96km/h까지 1.9초라는 경이로운 가속력을 선보이며, 전통적인 슈퍼카 뺨치는 402km/h의 최고시속, 그리고 약 1,000km(998km)에 이르는 주행거리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차량에는 총 세 개의 전기모터가장착돼 4륜으로 구동되며, 배터리 용량은 200kWh, 그리고 최대 토크는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1만Nm(1020kg.m)'이다.

가히 '혁명'이라 불릴 만한 테슬라 세미와 로드스터 2.0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앨론 머스크 등장과 프리젠테이션은 사람들의 환호로 가득찼으며, 정말로 전기차의 시대가 당장이라도 도래하는 듯 했다.

하지만 테슬라의 이러한 '선전'을 바라보는 마음 한쪽 어딘가 석연치 않다. 이는 테슬라 모델 3 생산 과정에서 일어난 여러가지 잡음 때문이다.

앨론 머스크는 지난 10월 2017년 3분기 보고서를 발표하며 모델 3의 '병목 현상'에 대해 거론했다. 그는 "우리는 생산 지옥(Production hell)에 빠졌다."고 말하며 모델 3가 목표 생산량보다 더디게 생산되어 있음을 인정했다. 테슬라 모델 3는 올해 말까지 '한 주에 5,000'대 생산량 확보를 목표로 잡았었지만, 제조 병목 현상에 의해 생산이 지연되며 이를 내년 1분기 목표로 연기했다. 40만명의 모델 3 주문자들은 주문 당시에도 2018년 말까지 기다렸어야 했는데, 이마저도 미뤄지게 되어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테슬라는 이번 행사에서 트럭 세미는 2019년에, 그리고 현재 프로토타입인 제 2세대 로드스터는 2020년 양산형 출시를 목표로 했다. 하지만 모델 3의 생산 지연이 장기화되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후속 모델이 적시에 출시될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도 이번 행사에 대한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뉜다. 테슬라의 기술력과 차량의 성능에 관해선 모두가 인정하는 분위기지만, 기존 차량 출시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혹자는 그럼에도 테슬라의 기술력이 전통 차량 시장보다 월등하기 때문에 이를 극복할 것이라고 낙관하기도 한다.

고군분투하고 있는 테슬라에 대한 증권사의 반응도 극과 극으로 나뉘고 있다. 제일 호전적인 노무라증권의 경우 지난 16일 발표 이후 테슬라 목표주가를 주당 최고 500달러로 보았으며, 이와 반대로 코웬 그룹(Cowen&Co)는 최저인 주당 170달러로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이러한 의견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바로 테슬라의 '공급 능력'에 대한 기대가 다르기 때문이다. 고성능 스포츠카 모델 S와 모델 X가 소량 생산방식이었던 반면, 모델 3는 전 세계에 대량으로 차량을 공급해야 한다. 이전에는 혁신적인 기술과 성능만으로 차별화를 이룰 수 있었지만, 이제는 '전기차의 대중화'라는 명분도 충족하면서 대량 생산의 시험도 통과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세계적인 양산형 전기차 브랜드'로서의 신뢰를 획득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공급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번 차량 공개 행사가 단회적인 '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도, 전통적인 프리미엄 브랜드들과 확실히 차별된 전기차 브랜드 가치를 세우기 위해서도 그렇다.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 경쟁력을 확고히 하기 위해서는 현재 겪고 있는 대량 생산의 진통을 극복하는 방법 뿐이다. 모델 3가 지난 9월까지 단 260대만 생산되었으며, 220대만 고객에 인도됐다는 것은 화려한 미래 뒤에 숨겨진 어두운 이면이다.

전기차의 시대에 대한 논의가 뜨거운 만큼, 테슬라에 대한 관심과 논란도 점점 확대되고 있다. 최장거리 전기차를 출시하고 L.A 하부 초고속 터널을 기획하는 테슬라가 과연 시대를 주름잡는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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