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지엠이 캡티바 생산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가운데, 중형 SUV 에퀴녹스와 대형 SUV 트래버스를 도입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모아진다.

14일 한국지엠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최근 인천 부평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중형 SUV 캡티바의 생산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한국지엠은 적체된 캡티바의 물량을 해소한 이후 생산 유무를 검토한다는 입장이지만, 호주 홀덴 브랜드가 에퀴녹스를 미국에서 수입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캡티바는 사실상 단종 수순을 밟게 됐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한국지엠은 월 평균 900~1000대 규모의 캡티바를 호주 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그러나 홀덴이 에퀴녹스 수입을 결정함에 따라 세그먼트가 겹치는 캡티바는 호주 시장에서 판매가 중단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한국지엠이 에퀴녹스와 트래버스 도입에 속도를 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내년 중 출시가 유력한 에퀴녹스와 트래버스는 쉐보레 브랜드의 중형⋅대형 SUV로, 미국 현지에서 전량 생산되고 있다.

그러나 도입 방식에 대해선 회사 측과 노조 측이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국지엠은 에퀴녹스⋅트래버스를 수입해오는 방식으로 가닥을 잡고 있으나, 한국지엠 노조 측은 물량 확보를 이유로 국내 생산을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최근 열린 6차 임금협상에서도 캡티바의 대체 차종 및 중⋅대형 SUV 생산을 요구한 바 있다.

국산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생산직 근로자들의 입장에선 생산분이 축소되고 수입 물량이 증가하는 것을 두려워 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판매를 끌어 올려야 하는 한국지엠 사측과 생산분 확보를 요구하는 노조 측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고 말했다.

생산 물량 확보를 위해 노조가 주장하고 있는 홀덴 생산분 이전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호주 홀덴 브랜드는 11월 부로 호주 내의 모든 생산시설을 철수하고 수입 판매 체제로 전환했는데, 대부분의 생산 물량은 미국 및 중국에서 대체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에퀴녹스⋅트래버스는 수입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한국지엠이 두 차량들을 국내에서 생산하려면, 국내 뿐 만이 아닌 또 다른 수출 활로를 모색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수입 물량에 대한 국내 생산 검토는 일전에도 논의된 바 있다. 세르지오 호샤 전 한국지엠 사장은 지난 해 임팔라 출시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임팔라가 높은 판매량을 유지한다면 수입 판매 체제를 국내 생산으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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