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한 주차관리 회사가 107세 할머니에게 장애인에게 허용된 주차 시간을 13분 넘겼다고 딱지를 뗐다가 여론의 비판을 받고 이를 취소하고 사과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9일 보도했다.

증조카가 대신 몬 자신의 장애인 배지 차량 조수석에 앉은 베시 판워스 할머니/위간 데일리


베시 판워스( Farnworth)라는 이름의 이 할머니와 증조카 데브 홀란드는 지난달 점심을 하기 위해 영국 잉글랜드 북서부 맨체스터 인근의 한 수퍼마켓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차량 밖에서 쉽게 볼 수 있게, ‘장애인·노약자 배지(badge)’를 걸어놓았다. 장애인 배지가 있는 차량은 세 시간 무료 주차가 허용된다고.

할머니는 즐겁게 점심을 마친 뒤, 증조카의 부축과 지팡이에 의지해 한 걸음씩 천천히 자신의 차로 돌아왔다. 그런데 2주 뒤, 할머니는 주차장 관리회사 ‘파크 아이’로부터 70파운드(약 10만원)짜리 벌금 통지서를 받았다. “세 시간 무료주차를 넘겨 13분 더 주차했다”는 것이었다.

이에 판워스의 친척들은 분노했다. 판워스와 일주일에 한 번 함께 점심을 먹는 증조카 홀란드는 "노후에도 그는 직접 요리, 청소, 쇼핑, 정원관리 등 활동적이지만 걸음걸이는 느리다"라며 “작년까지만 해도, 할머니는 독자적으로 생활하셨던 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할머니는 타이타닉이 지어지기도 전에 태어나셨다. 107세에 밖에서 식사하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라며 “할머니는 얼마든지 자신이 원하는 만큼 주차할 수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판워스 할머니가 젊은 시절, 남편과 함께 찍은 사진/데일리 메일


판워스 할머니는 지난달 30일엔 107번째 생일을 맞아 영국 여왕으로부터 생일축하 카드를 받았고, 100번째 생일이었던 2011년엔 헬리콥터 탑승 선물을 받기도 해 동네에선 ‘유명인사’라고.

주민들 역시 "영국에서 가장 오래 산 사람 중 한 명인 판워스 할머니에게 딱지를 떼다니 매우 화난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자 해당 주차관리 회사는 정중히 사과하고, 벌금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판워스 할머니는 1941년 5월에 결혼했는데, 남편은 90세였던 2004년에 세상을 먼저 떠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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