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운전으로 차 전복시키고 해당 차량 블랙박스까지 떼내 숨긴 운전자

경북 칠곡경찰서는 고속도로에서 보복운전으로 상대방 차량을 전복시켜 중상을 입힌 뒤 증거인멸을 위해 블랙박스까지 떼내 버린 A(56)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8월 25일 군위~대구방향 중앙고속도로 가산터널 주변에서 급제동으로 B(29)씨가 운전하던 뒷차와 사고를 일으켜 B씨에게 중상을 입힌 뒤 증거인멸을 시도한 혐의(특수상해 및 재물손괴)를 받고 있다.

A씨는 당시 운전 도중 뒤따라오던 B씨의 차량이 두세 번 자신의 외제차를 추월하려 하자 격분, B씨 차량을 다시 추월한 뒤 터널을 막 벗어나는 구간에서 급제동했다.

놀란 B씨가 갓길로 피하자 A씨는 B씨의 차량을 갓길쪽으로 밀어붙여 B씨의 차량이 콘크리트 벽과 충돌하게 했다. B씨의 차량은 충돌 직후 뒤집혔다.

그후 A씨는 중상을 입은 B씨가 병원으로 후송된 틈을 타 B씨 차량의 블랙박스를 직접 떼어내 근처 풀숲에 버렸다. 자신의 보복운전을 숨기기 위해서였다. 이어 자신의 블랙박스 영상도 삭제한 뒤 오히려 본인이 추돌사고를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보복운전을 당했다는 B씨 진술을 토대로 두 차량의 충돌 부분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사고 인근 야산과 풀숲을 수 차례 수색한 끝에 발견한 B씨의 블랙박스 영상은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

A씨는 아직까지 보복운전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칠곡경찰서 관계자는 “고속도로의 보복운전이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 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피해 차량의 블랙박스를 손괴하는 등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어 A씨를 구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