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열린 ‘올 뉴 크루즈 디젤’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관심을 끌만한 두 가지 장면이 연출됐다.

흥미로운 이 두 장면은 현재 한국지엠이 처한 상황과 이날 시승행사의 모든 것을 말해 준다고 봐도 된다.

#장면1

“그래서 한국지엠은 한국에서 철수하나요? 정확하게 말씀 좀 해주세요. 시승행사지만 중요한 문제라 먼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1일 쉐보레 ‘올 뉴 크루즈 디젤’ 미디어 시승행사에 이어 열린 한국지엠 임원진과의 질의응답 시간에 기자들이 던진 첫 질문이다.

시승행사에서는 관례적으로 신차의 품질이나 성능, 개발과정, 향후 마케팅 계획 등에 질문이 집중되기 마련이다. 제조사의 이슈나 산업, 사내 문제 등은 자칫 신차에 대한 관심을 분산시킬 수 있어 기자들도 가급적 질문하지 않고, 제조사도 답변을 피하면서 신차로 유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날 기자들의 첫 질문에 참석자 대부분이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신차보다는 철수설이 더 궁금하다는 얘기다. 한국지엠 철수설은 자동차 업계는 물론 나라 전체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답변에 나선 데일 설리반 한국지엠 부사장은 살짝 당황한 듯 고개를 저으며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확실한 즉답을 피하면서 이렇게 대답했다.

“한국지엠은 지속 가능한 수익 창출을 통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오늘 신차를 출시했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투자를 진행할 것이다. 향후 투자 계획을 공유할 계기가 있을 것이다. 지금 회자되고 있는 소문에 대해 신경 쓰지 말고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줬으면 좋겠다.”

#장면2

이날 기자들의 또 다른 관심사는 단연 올 뉴 크루즈 디젤에 책정될 ‘가격’이었다. 지난 1월 출시한 올 뉴 크루즈 가솔린이 높은 가격 때문에 판매 부진을 겪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만약 디젤도 비싼 가격이 매겨진다면 흥행은 보나마다 실패할 것이라는 게 기자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그래서 기자들은 한국지엠 임직원들에게 가격에 대한 질문을 계속 던졌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그들은 가격을 공개하지 않고, 이달 중순에 시작되는 사전계약에서 가격을 알려주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가격을 예측조차 할 수 없는 것일까? 생각해보면 그건 아니다.

기자가 만난 한 간부 직원은 “가솔린 모델의 경험 때문에 디젤을 비싸게 팔기는 어려울 것이다. 일반적인 디젤과 가솔린 모델의 가격 차이만큼 올 뉴 크루즈 디젤의 가격도 정해질 것으로 안다”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직원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정확한 가격은 나도 모른다. 하지만 비싸게 파는 것보다 많이 파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임직원 모두 다 알고 있다. 그렇다면 가솔린보다 많이 비싸지는 않을 것이다. 제조 원가를 고려할 때 200만~250만 원 정도 높게 책정되지 않을까. 개인적인 생각이다.”

국내에서 팔리는 비슷한 크기 차량들의 가솔린과 디젤 모델 가격 차이는 대략 200만~300만 원 정도이고, 디젤이 더 비싸다. 현재 팔리는 올 뉴 가솔린 5개 트림의 가격은 1690만~2340만이다. 이 정도면 올 뉴 크루즈 디젤의 가격도 어느 정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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