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및 IT업계가 경쟁적으로 미래차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디자이너들의 미래차 기술에 대한 견해가 이목을 모은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상엽 제네시스 스타일링 담당 상무는 정적임을 강조한 ‘역발상’의 디자인을 강조했다. 이정현 볼보 디자이너는 디자인 아이덴티티와 기술의 조화를 역설했으며, 이안 칼럼 재규어 디자인 총괄 디렉터는 인테리어 디자인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피력했다.

■ 이상엽 상무, “자율주행차 시대, 인테리어는 혼란기 맞을 것”

“스티어링 휠의 형상이 바뀌고, 다양한 조명이 더해지는 등 앞으로 인테리어 디자인에는 많은 시도가 이어질 것입니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스타일링을 총괄하고 있는 이상엽 상무는 최근 가진 제네시스 GV80 디자인 설명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 상무는 “최근의 디자인 트렌드는 외장보다 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운전만 하던 공간에서 다양한 삶의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는 인테리어 디자인은 향후 무한에 가까운 발전 가능성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와 함께 “다양한 기능들이 추가되면 추가됐지, 덜해지진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향후 미래차의 인테리어 디자인은 혼란기를 맞을 것이라는 게 이 상무의 생각이다. 최근 공개되고 있는 자율주행 콘셉트카들은 스티어링 휠의 형상을 다르게 하고, 다양한 조명과 모니터, 시트 형상을 지녔는데, 제네시스 브랜드는 이러한 트렌드에 역발상으로 대처하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필요할 때에만 나타나는 버튼, 집에서 시작되는 편안함이 아닌 차에서 부터 시작되는 편안함 등의 인테리어 방향성은 한국 전통의 ‘여백의 미’가 잘 어울릴 것이라는 점도 그의 생각이다.

이 상무는 거대한 디스플레이로 대표되는 미래차 디자인에도 부정적 견해를 갖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서 일하고 차에 타면 또 다른 컴퓨터가 있는 격”이라며 “필요할 때만 나타나는 스크린이 적용된다면 정적인 아름다움을 강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 이정현 볼보 외장 디자이너, “디자인 아이덴티티, 기술적 측면의 접근 필요”

“라디에이터 그릴은 브랜드를 대표하는 이미지입니다.”

이정현 볼보 외장 디자이너는 지난 달 볼보 XC60 출시회에서 가진 국내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전기차라고 해서 꼭 닫혀있는 그릴을 적용할 필요는 없다”며 “오히려 전기차 혹은 자율주행차에서 요구되는 다양한 요소를 집약하는 목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볼보는 오는 2019년까지 모든 자동차를 전동화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순수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마일드 하이브리드 등의 파워트레인 라인업을 갖출 예정인데, 이 디자이너의 이러한 발언은 향후 볼보 디자인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라는 평가다.

카셰어링 및 자율주행차로 대표되는 미래차에 대해선 개인의 소신을 밝혔다. 이 디자이너는 “자율주행차는 운전의 재미보단 자유로움과 편의성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런 부분들에선 디자인적인 과도기가 올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함께 “자동차를 소유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구는 지속될 것”이라며 “향후 자동차의 외장 디자인 방향성에는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 이안 칼럼, “자동차에 머무르는 시간 길어질 것”

“자동차와 다양한 기술이 융합되는 탓에 앞으로는 차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질 것입니다.”

이안 칼럼 재규어 디자인 총괄 디렉터는 작년 가진 ‘2016 재규어 카 디자인 어워드’에서 이 같이 말했다. 칼럼 디렉터는 당시 재규어 카 디자인 어워드의 작품 심사차 한국을 찾았다.

그는 “국가별 안전 법규는 무시할 수 없으며 각종 제약 하에서 최대한 현대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추구해야 한다”며 “미래적인 디자인이라면 차가 우주선 같이 생겨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규어는 자율주행 시대에 맞춰 점진적인 변화를 추구하겠다는 게 칼럼 디렉터의 설명이다. 선택적 자율주행을 구현해 안전을 강조하고, 대시보드나 스티어링휠 등 필요 없는 부분은 밀어넣는 등의 디자인을 고민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칼럼 디렉터는 “자율주행차는 이동식 거실 같은 개념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의 개념은 반드시 적용돼야 한다”며 “운전을 하지 않는 시대가 온다는 건 슬프지만, 자율주행차는 이동식 공간의 개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칼럼 디렉터는 재규어의 자율주행 기술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콘셉트카 출시 계획에 대해선 구체적인 설명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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