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의 제네바 모터쇼에서 처음 등장했던 XC60의 1세대 모델이 풀 모델 체인지 되어 2세대 모델이 2018년형으로 나왔다.

처음 나올 때도 그랬지만 볼보의 중형 S60의 세단 승용차를 기반으로 한 스테이션 왜건 차체를 4륜구동 SUV 차대 위에 얹은 개념으로 개발된 모델이다.

전통적으로 볼보는 견고한 차체에 의한 안전성을 브랜드의 기술 철학으로 유지해왔고, 그런 특성에 스테이션 왜건의 장점인 실용성이 크게 부각됐다.

그런 왜건을 기반으로 한 승용형 SUV는 볼보의 장점이 그대로 계승됐다. 게다가 D-필러 전체를 덮은 수직형 테일 램프는 볼보의 스테이션 왜건과 그를 기반으로 한 볼보 SUV에서는 마치 아이콘과도 같은 디자인 요소이다.

새로운 XC60은 최근 볼보의 디자인 혁신을 이어받은 모습이다. 일명 ‘토르의 망치’로 불리는 특징적인 형태의 주간주행등 디자인이 마치 차체를 관통해 라디에이터 그릴까지 연결된 모습은 자못 흥미롭다.

일견 BMW의 3시리즈에서 처음 쓰였던 이른바 ‘옆 트임 그릴’과 비슷한 디자인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XC60은 BMW와는 반대로 헤드램프가 라디에이터 그릴을 향해 뚫고 들어간 모습이다.

게다가 마치 사각 얼음처럼 보이는 네 개의 렌즈를 사용한 LED 헤드램프 디자인과 범퍼의 가장 아래쪽에 설치된 LED 안개등의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상급의 승용차 이미지를 풍겨주고 있다.

처음 볼보가 중국 메이커에 인수됐을 때 제기됐던 브랜드 이미지가 낮아질지 모른다는 시각은 이제는 그다지 언급되지는 않는 것 같다. 중국의 업체라는 이미지보다 ‘볼보’ 그 자체로 여전히 어필되고 있기 때문이다.

북유럽 특유의 간결하고 절제돼 있는 기능적 이미지의 차체 디자인이 큰 몫을 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측면에서 강조되는 육중한 휠의 비례와 형태도 깔끔하다.

인테리어 디자인 역시 본래의 볼보의 정체성을 여전히 보여준다. 수직과 수평의 조형 요소들로 구성된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형태는 센터 페시아 패널이 운전석 쪽으로 약간 기울어진 것으로써 단조로운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실내의 색상은 밝은 톤으로 구성된 투톤의 조합이 있으면서도 전체적으로 어둡게 마감한 구성도 있다. 밝은 톤으로 구성된 색의 조합에서는 우드 그레인 역시 거의 백색에 가까운 나뭇결 무늬, 이른바 화이트 워시(white wash) 질감의 것이 사용되지만, 어두운 톤에서도 약간만 어두워진 톤의 우드 그레인을 쓰고 있어서 마치 북유럽의 자작나무를 떠올리게 한다.

인테리어에서는 유럽의 차량답게 다양한 질감의 매칭을 통한 풍성함이 인상적인데, 우드그레인과 금속, 그리고 가죽 등의 질감과 색상을 다양하게 매치 시켜서 매우 높은 수준의 품질감을 보여주고 있다.

실내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인스트루먼트 패널에 인서트 된 금속 몰드에 새겨진 스웨덴 국기의 문양이다. 이러한 디테일은 사실 조금 의외의 것이긴 하다.

아마도 볼보 브랜드의 본래 국적이 스웨덴임을 일깨우려는 것으로 보이는데, 한편으로 중국으로 인수된 이후 브랜드의 위상이 떨어지는 것을 우려하는 소비자들을 의식한 디자인 전략의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디자인 요소이다.

실내의 전체 이미지는 질감이 좋은 소재들과 간결한 형태로 디자인 된 시트와 도어 트림, 인스트루먼트 패널 등으로 넉넉하고 알맞게 호화스러운 인상이다.

장식적 요소가 쓰이지 않았음에도 전체적인 실내의 분위기로써 높은 품질의 차량임을 나타내주는 디자인은 가히 유럽 메이커의 특성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보이는 부분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처럼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의 디자인 완성도가 볼보 뿐 아니라, 점차로 다른 중국 메이커로 확산되는 듯한 분위기가 요즘의 추세인 것 같다. 어쩌면 이것은 점차로 국제경쟁력을 갖추어가는 중국 메이커의 일면을 보여주는 또 다른 모습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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