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빠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브랜드들이 눈길을 끈다.

19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롤스로이스는 국내 시장에서 전년 대비 60% 성장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캐딜락은 전년 동기 대비 189% 성장한 누적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으며, 볼보와 푸조는 라인업 강화를 통한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이와 같은 수입차 브랜드들의 폭발적인 성장세는 수입차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는 상황이 가장 큰 이유인 것으로 분석된다.

마이바흐 브랜드가 작년을 기준으로 글로벌 판매 2위 규모를 달성하는 등 럭셔리카 판매량은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가솔린 수입차의 누적 점유율은 41.1%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4.9% 증가했다. 올해 국산차와 수입차를 합친 SUV 누적 판매량은 38만6668대로, 월간 판매량에서는 전년 동기대비 30~40% 수준의 판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 롤스로이스, 작년도 실적 추월..60% 성장 기록

롤스로이스는 지난 9월까지의 누적 판매량이 이미 전년도 누계실적을 넘어섰다.

작년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는 총 63대의 롤스로이스가 판매됐는데, 올들어 지난 9월까지의 실적은 67대를 기록하며 작년 누적 판매량을 추월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0% 성장한 기록이라는 게 롤스로이스 측의 설명이다.

지난 해 국내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롤스로이스는 고스트와 레이스로, 고스트는 작년 총 31대가 판매돼 58.5%의 점유율을 보이며 롤스로이스의 작년도 실적을 견인했다.

롤스로이스는 이달 선보인 플래그십 세단 ‘뉴 팬텀’에 대해 기대를 걸고 있다. 폴 해리스(Paul Harris) 롤스로이스모터카 아시아태평양 총괄 디렉터는 “한국은 중국을 제외한다면 아시아 2위 규모의 시장”이라며 “한국 내에 성공한 기업가와 부유층이 증가함에 따라 성장 잠재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형 팬텀은 내년 상반기부터 고객에게 인도될 예정이며, 가격은 뉴 팬텀이 6억3000만원, 뉴 팬텀 익스텐디드 휠베이스가 7억4000만원부터 시작된다.

■ 캐딜락, 전년 대비 189% 성장

캐딜락은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총 1159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누적 판매량인 1103대를 넘어선 기록이며 93%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인데, 캐딜락은 올해 2000대 이상의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캐딜락의 이러한 성장세는 미국 본사에서도 주목하고 있다는 게 김영식 GM코리아 캐딜락 총괄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1년도 되지 않아 이런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시장은 한국이 유일하다”며 “요한 드나이슨 캐딜락 브랜드 사장 등 본사 차원에서도 한국 시장에 대한 높은 관심을 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배경에 맞춰 캐딜락이 출시한 CT6 터보 모델의 가격은 눈에 띈다.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한 CT6 터보의 가격은 6980만원인데, 이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동일 사양보다 800만원 저렴하며, 동급의 파워트레인이 장착된 독일 중형 세단 대비 400만원 정도 낮은 가격이다.

캐딜락은 이런 성장세에 발맞춰 국내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캐딜락은 지난 8월 개장한 복합 문화체험공간 ‘캐딜락하우스 서울’의 운영을 성황리에 마무리 한 바 있다.

김 사장은 “단일 국가로 따진다면 한국은 미국, 중국, 캐나다에 이은 세계 4위 규모의 시장”이라며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캐나다를 따라잡고 (한국을)3위권까지 성장시키고 싶다”고 밝혔다.

■ 볼보, XC60 앞세워 ‘1만대 클럽’ 진입 노려

볼보의 콤팩트 SUV XC60은 사전계약을 실시한지 3주 만에 1000대의 계약 대수를 달성했다. 이는 당초 판매 목표를 웃도는 수준이라는 게 볼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난 3주간 집계된 1000건의 사전계약 실적은 올해 판매된 1세대 XC60의 1166대와 불과 166대 수준의 차이를 보이며, 볼보가 XC60의 내년 판매목표로 제시한 2500대의 40%에 달한다. 특히, XC60의 최상위트림인 ‘인스크립션’모델이 높은 계약 비중을 기록했는데, D4 계약자의 96%, T6 계약자의 99%가 인스크립션 트림을 선택했다.

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사장은 “(XC60은) 90년 볼보 역사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 될 것”이라며 “디자인과 기술력 등 볼보의 모든 기술력이 집약된 가장 완벽한 구성의 차라고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함께 “당장 내년은 어렵겠지만, 볼보는 내후년쯤엔 국내 시장에서 연간 1만대를 파는 회사로 도약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볼보는 이러한 제반 여건 마련을 위해 국내 네트워크망을 강화하고 있다. 볼보는 이를 위해 국내 시장에 1000억원을 투자했는데, 이는 지난 1997년 볼보가 국내에 출범한 이후 최대 규모의 투자 금액이어서 주목된다.

이미 지난 7월까지 서울 송파, 경기 안양, 부산 광안, 충남 천안에 신규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오픈했으며, 하반기에는 서울 동대문과 울산광역시 총 2 곳에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개소할 예정이다. 볼보는 이를 통해 22개의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확보하게 된다.

■ 푸조, 물량 수급문제 풀리며 판매 기지개

지난해 소형 SUV '2008'의 높은 실적을 기록한 푸조는 올해 3008과 5008을 잇따라 선보이며 SUV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 4월 본격적으로 판매에 나선 뉴 3008 SUV는 지난 7월 물량 공급이 원활해지며 월 평균 200대 수준의 판매고를 유지하고 있다.

풀 체인지를 거친 신형 3008은 지난 제네바 모터쇼에서 SUV로는 사상 최초로 ‘2017 올해의 차’를 수상하며 상품성을 입증 받았다. 3008은 지난해 10월 글로벌 출시 이후 현재까지 약 10만 대 이상 판매되며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러한 3008의 높은 인기 탓에 국내 시장에서의 공급은 원활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푸조는 지난 3월 개최된 ‘2017 서울모터쇼’에서 3008을 국내 최초로 공개한 이후 본격적인 사전계약에 돌입한 바 있다. 당시 사전계약 대수는 1000대를 상회했지만, 고객 인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4~6월은 약 300대 수준의 출고 밖에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나 PSA 그룹과의 협의를 통해 3008의 추가적인 물량을 확보함에 따라 고객 인도가 지난 달부터 원활해졌다. 푸조는 현재 500대에 달하는 3008의 추가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푸조 관계자는 “3008은 현재 확보된 500대에 이어 연내 1000대 수준의 물량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라며 “소형 SUV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2008에 대한 추가적인 대책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푸조는 하반기 중 대형 SUV 5008을 국내 시장에 추가 투입하고 SUV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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