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361만원 대납 시켜…법원 "죄질불량" 징역 10개월 법정구속

/조선DB


경찰관이 자신이 수사 중인 사건을 원만히 처리해주고 향후 편의를 봐 주는 대가로 '대포차' 유통업자에게 매달 수백만 원의 렌트비를 대신 내도록 하고 외제차를 타고 다니다 실형 선고를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는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소속 이모(42) 경위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뇌물을 건넨 혐의(뇌물공여) 등으로 함께 기소된 대포차 유통업자 김모(37)씨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이 경위는 대포차 등 명의도용 물건인 '대포물건' 전담 수사팀의 반장이었다. 그는 대포차 유통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된 김씨로부터 2015년 6월 "진행 중인 사건을 잘 처리해주고, 앞으로도 사건이 생기면 편의를 봐 달라"는 청탁을 받았다.

이 경위는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고급 수입차 레인지로버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빌려 타고, 렌트비를 3년 동안 김씨가 대신 내는 걸로 하기로 했다.

이 경위 자신은 3년 후 렌트 회사로부터 소유권을 넘겨받을 때 드는 돈 2332만 원 중 절반인 1100만 원만 미리 김씨에게 주기로 했다.

이 약속에 따라 이 경위는 레인지로버 차를 2015년 6∼10월 사용했고, 매달 361만 원에 달하는 렌트비는 김씨가 낸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경찰 공무원인 이씨가 수사 대상자로부터 1억 원 넘는 비싼 외제 차를 넘겨받아 상당 기간 무상으로 운행했다"며 "극히 일부 금액만 주고 3년간 무상으로 쓴 뒤 소유권을 이전하기로 약속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씨가 차를 이용한 것과 관련해 1100만 원을 김씨에게 지급했고, 실제 차를 이용한 기간은 4개월에 그쳐 얻은 이익이 크지는 않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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