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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올해 연간 판매목표 달성 ‘빨간불’..과연 해법은?
한국지엠의 올해 판매목표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 할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22일 한국지엠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한국지엠의 국내 누적 판매량은 총 9만3513대를 기록했다. 올해초 판매 목표로 설정한 19만4000대에서 약 10만대가 부족한 상황이다.
수치상으로 볼 때, 한국지엠은 올해 남은 4개월 동안 매월 평균 2만5000대 수준의 판매고를 올려야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그러나 한국지엠은 현재 월 평균 1만대 수준의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작년 월 평균 1만4000~1만8000대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하던 것과 비교해도 턱없이 낮은 실적이다.
이런 가운데, 막바지 실적을 견인할만한 신차가 없다는 점도 판매 목표 달성이 어려운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지엠은 하반기 중 크루즈에 디젤 라인업을 추가할 계획인데, 판매가 부진한 크루즈의 가지치기 모델이라는 점에서는 큰 기대를 걸기 어렵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국지엠의 판매 부진 원인은 최근 언론을 통해 불거지고 있는 한국지엠 철수설도 영향을 미쳤지만, 국내 시장에서 판매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SUV 라인업이 빈약하다는 이유도 한 몫을 한다. 한국지엠의 SUV 라인업을 담당하고 있는 캡티바와 트랙스는 출시 이후 풀 체인지가 진행되지 않은 노후 모델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수익률과 판매 규모 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중형 SUV 시장에서 한국지엠의 경쟁력은 미미하다. 캡티바는 지난 해 총 2823대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는 쏘렌토의 월 평균 판매량인 4000~7000대 수준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쉐보레 캡티바가 속한 중형 SUV 시장은 지난해에만 국산차 시장에서 총 17만5743대가 판매됐는데, 이는 같은 기간 국산차의 전체 판매대수인 155만2699대에서 11.3%의 비중을 지닌다.
특히,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준대형차 시장은 이보다 적은 14만5668대 규모의 시장을 형성했는데, 이는 세단 중심의 국산차 수요가 SUV로 이동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캡티바의 후속모델 격으로 꼽히는 에퀴녹스가 조기 투입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신임 사장은 9월부터 임기를 시작한지 불과 한 달도 안돼 두 번의 미국 방문 일정을 소화했다. 카젬 사장은 평소 한국지엠의 수익성 개선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SUV 라인업 확대 및 에퀴녹스 조기 투입을 위해 본사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가 아니냐는 해석이다.
국산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르노삼성차과 쌍용차도 SUV 라인업의 보유 대수는 비슷한 수준이지만 한국지엠의 사정은 이들 두 회사들과는 완전히 다르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GM이 판매하고 있는 SUV 가짓수가 다양한 만큼 한국지엠에게는 SUV 라인업을 강화할 충분한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쉐보레 브랜드 100만대 판매를 달성한 한국지엠은 제품 라인업을 개선하고 쉐보레 브랜드 가치를 재인식하는 마케팅 활동을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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