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조선
포드⋅GM⋅FCA, 단종된 SUV 재출시 계획..‘올드 보이의 귀환’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과거 단종된 SUV 모델들을 다시 부활시킬 계획인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
21일 미국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포드는 정통 SUV ‘브롱코’를 오는 2020년쯤 출시할 계획이다. 쉐보레는 7인승 SUV ‘블레이저’를, 지프는 그랜드 체로키 윗급의 대형 SUV ‘왜고니어’를 오는 2019년쯤 다시 출시할 예정이다.
세계적으로 SUV에 대한 인기가 치솟는 점도 주요 원인이지만, 미국 자동차 업체들은 각각의 다른 이유를 품고 있다는게 미국 자동차업계의 시각이다.
포드는 주력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공략을 위해서라도 SUV 라인업 강화가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쉐보레 브랜드가 속한 GM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세단 중심의 라인업들을 정리하고 SUV와 픽업트럭 등 고수익 시장에 재투자 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한 바 있으며, 지프 브랜드를 소유한 FCA는 수익률이 높은 지프를 통해 자금 상황과 경영 실적을 개선하기 위한 속내를 품고 있다.
■ 포드, 정통 SUV ‘브롱코’ 2020년 출시 계획..랭글러와 경쟁
브롱코는 포드가 1966년 처음 출시한 2인승 SUV 모델로, 전반적인 구성은 국내에서 판매된 바 있는 쌍용차 코란도, 기아차 레토나 등의 형태와 유사했다.
2도어 형태로 설계된 차체와 사륜구동 시스템, 단순하면서도 독특한 디자인으로 인기를 모았던 1세대 브롱코는 지금까지도 해외 마니아층을 통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브롱코는 1970년대 이후 쉐보레 블레이저, 지프 왜고니어 등과의 경쟁을 위해 차체 사이즈를 키웠는데, 이후 출시된 브롱코는 포드의 픽업트럭 모델인 F 시리즈를 기반으로 포드의 풀 사이즈 SUV 역할을 해왔다. 브롱코는 지난 1996년 포드 ‘익스페디션’의 출시에 따라 단종됐다.
브롱코의 부활 가능성이 제기된건 지난 2004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북미국제오토쇼’에서였다. 포드는 이때 브롱코 콘셉트를 공개하며 높은 주목을 받았는데, 최근엔 포드 브롱코로 추정되는 시험주행차량이 포착되며 출시 계획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2020년 출시를 앞둔 브롱코는 1세대의 스타일을 계승한 정통 SUV로 거듭날 전망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랭글러와 직접 경쟁할 예정이다.
■ 쉐보레, 블레이저 출시 통해 SUV 풀 라인업 구축 계획
쉐보레 블레이저는 쉐보레가 픽업, SUV 등의 형태로 출시한 바 있는 대형 SUV로, 지난 2005년 단종된 바 있다.
GM의 관계자에 따르면, 쉐보레 블레이저는 GMC의 대형 SUV ‘아카디아’와 아키텍쳐를 공유하며, 임팔라에 탑재된 바 있는 2.5리터 4기통 가솔린 엔진과 3.6리터 6기통 가솔린 엔진이 탑재될 전망이다.
신형 블레이저는 중형 SUV 에퀴녹스와 풀사이즈 SUV 트래버스의 사이에 위치하게 된다. 이에 따라 블레이저는 현대차 맥스크루즈, 포드 익스플로러, 닛산 무라노 등과 직접적인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신형 블레이저의 출시는 내년으로 예고됐다. 블레이저가 예정대로 출시된다면, 쉐보레는 트랙스-에퀴녹스-블레이저-트래버스-타호에 이르는 SUV 풀 라인업을 구축하게 된다.
■ 지프, 대형 SUV ‘왜고니어’ 부활 계획..전설의 귀환
그랜드체로키의 전신이었던 왜고니어는 지난 1963년부터 1991년까지 생산된 지프의 대형 SUV로, 60~70년대 지프의 부흥을 이끌었던 시그니쳐 모델로 꼽힌다.
특히, 왜고니어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유행을 타고 있는 ‘럭셔리 SUV’의 원조격으로 꼽히는데, 왜고니어는 럭셔리 SUV의 대명사로 불리는 레인지로버 보다도 7년이나 앞서 출시된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잖다.
왜고니어의 부활이 공식화된건 지난 2011년 열린 북미국제오토쇼에서다. FCA를 이끌고 있는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회장은 왜고니어의 출시 계획을 공식화 하며 “왜고니어는 7인승 대형 SUV로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링컨 네비게이터와 경쟁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왜고니어의 아키텍쳐는 마세라티와 많은 부분을 공유할 것이라는게 지배적이다.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에 적용된 바 있는 3.8리터 트윈터보 V8 엔진 장착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으며, 기블리에 적용된 3.0리터 V6 디젤엔진이 장착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편, 왜고니어는 내년 중 스위스에서 개최되는 ‘2018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될 것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