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조선
금호타이어 매각 사실상 무산
中 더블스타와 가격협상 결렬
"자구안 못내면 現경영진 해임"
경영난에 빠진 금호타이어를 살리기 위해 회사를 중국계 업체에 매각하려던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
금호타이어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은 5일 “우선 협상 대상자였던 중국계 더블스타가 추가 가격 조정 등 채권단이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제시함에 따라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곧바로 기존 주식 매매 계약이 해제됐음을 알리는 매매 계약 해제 합의서를 더블스타 측에 보내기로 했다. 만약 더블스타 측이 협상을 더 하겠다는 뜻을 나타내면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로선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앞서 채권단은 지난 3월 중국계 더블스타를 금호타이어 매각을 위한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한 뒤 후속 협상을 진행해왔다. 비교적 순조로웠던 양측 간 협상은 지난달 발표된 금호타이어의 상반기 실적이 적자를 기록하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협상 기간 동안 금호타이어의 영업 실적이 나빠질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조항을 포함시켰는데, 회사가 상반기에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더블스타는 계약 해지 대신 매각 가격을 인하하는 쪽으로 협상을 재개했다. 채권단은 더블스타의 요구대로 매각 가격을 기존 955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깎아주되 대신 5년간 구조조정을 금지하고 현 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할 것, 노조와의 협의체를 구성할 것, 국내에서의 사업을 유지하고 신규 투자 등을 통해 회사의 중장기 발전을 위한 조치를 취할 것 등을 더블스타 측에 요구하기로 했다. 하지만 더블스타 측은 채권단 요구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대신 3분기에 금호타이어 실적이 악화할 경우 인하된 매매 가격에서 800억원을 더 인하하거나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권리를 달라고 추가 요구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채권단은 당장 매수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해 현재 금호타이어의 경영을 맡고 있는 금호산업 측에 오는 12일까지 경영 위기를 돌파할 실효성 있는 자구 계획을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만약 자구 계획을 제출하지 않거나 자구 계획이 채권단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현 경영진을 즉각 해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