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차 없는 보행중심 공간으로

서울시가 '걷기 좋은 도시'를 표방하며 보행환경을 개선하고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고 있지만 자가용 승용차를 이용하려는 시민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유경상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서울 도심권의 도로 공간재편에 따른 승용차 이용자 행태 변화 및 정책 시사점' 정책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서울연구원이 지난해 8월22일부터 1개월간 서울 도심권 승용차 이용자 531명(도심권 도착시민 449명과 통과시민 8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조사와 대면조사를 병행한 결과 서울 도심권으로 하루 유입되는 승용차 통행량은 하루 약 51만2000건이었다.

이 가운데 41만6000건은 도심권 도착통행이고 약 9만6000건은 도심권 통과통행이었다. 서울 도심권 도착 통행자들에게 물어본 결과 통행시간이 50% 늘어나도 승용차를 계속 이용하겠다는 응답이 76.6%에 달했다.

통행시간이 150% 늘어날 경우 도심권 도착시민중 약 절반이 대중교통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경우 도심권 통행을 아예 포기하거나 목적지를 변경하겠다는 비율이 24.9%까지 상승해 시민 이동권 제한과 도심권 경제 악영향이라는 부작용이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도심권을 통과하는 이들에게 물어본 결과 통행시간이 150% 늘어나도 대중교통으로 전환하겠다는 응답자는 47.6%에 그쳤다. 또 통행시간 150% 증가시 통행을 아예 포기하는 비율도 7.3%까지 올라 시민 이동권 제한 등 부작용이 있었다.

이번 조사결과를 보면 남성이면서 통행 목적이 출퇴근일 경우, 또 도심내 이동시간이 짧고 승용차·주차 편의성에 대한 평가가 높을수록 승용차 통행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또 승용차 편의성이 주차 편의성보다 승용차 이용자 행태 변화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주차가 불편하더라도 대중교통에 견줘 승용차 편의성이 더 크다고 느끼는 사람일수록 승용차를 계속 이용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서울연구원은 "도심권 통행시간 증가는 승용차 통행량 감소라는 긍정적 효과를 불러오지만 통행 포기나 목적지 변경 등 도심권 유입 인구를 줄이는 부정적 효과도 함께 발생한다"며 "이런 부정적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대중교통 서비스를 개선해 승용차 이용자가 최대한 대중교통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중교통 편의성을 높여 승용차 편의성에 대한 평가가 상대적으로 낮아지게 되면 승용차를 포기할 확률이 급등한다"며 "그러므로 도로 공간 재편으로 승용차 이용을 억제하려면 대중교통 편의성을 높이는 정책에 우선 주안점을 두고 주차정책이나 교통 수요관리정책은 신중히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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