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물에 잠긴 승용차에서 7개월 된 아기와 일가족을 구해낸 '용감한 시민'이 뒤늦게 알려져 칭송을 받고 있다.

시간당 5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달 31일 오후 5시 45분쯤 광주광역시에 사는 최현호(38) 씨는 광산구 소촌동 송정 지하차도 주변을 지나고 있었다. 딸을 데리러 차를 몰고 가던 최씨는 흙탕물이 가득 들어찬 지하차도 안쪽에서 흰색 물체를 발견했다.

최 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까이 다가갔다. 흰색 물체는 지붕과 유리창만 보이는 상태로 물에 잠겨 있는 승용차였다. 어른 키까지 차오른 물 속에서 어린아이와 젊은 여성, 할머니가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최 씨는 함께 있던 아내에게 "즉시 119에 신고하라"고 말한 뒤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일가족 3명은 최 씨에 의해 무사히 물 밖으로 빠져나왔다. 하지만 아이 어머니와 할머니는 "차 뒷좌석에 7개월 된 아기가 남아있다"며 절규했다. 앞서 3명을 구조하는 5분여 동안 승용차는 지붕만 간신히 보일 정도로 더 깊이 잠긴 상황이었다.

최 씨는 서둘러 차 뒷좌석 문을 열려고 시도했지만 차 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물살을 헤치며 가까스로 운전석 문을 연 최 씨는 물 속으로 잠수해 손으로 더듬으며 아기를 찾았다. 아기를 발견해 물 밖으로 데리고 나온 최 씨는 아기가 숨을 쉬지 않자 인공호흡을 하기 시작했다.

119 구급대가 폭우로 늦게 도착할 것을 우려해 최 씨와 주변에 모인 시민들이 쉬지 않고 인공호흡을 했다. 아기는 6시 10분쯤 현장에 도착한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고, 다행히 고열 증세 외에는 생명에 지장이 없었다.

광주 광산구는 최 씨의 공로를 인정, 다음 달 구청장 명의의 표창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최 씨는 "딸 둘의 아버지로서 무조건 아기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기가 퇴원했다고 들었다. 하루빨리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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