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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위기의 국내 자동차산업, 해결책은 없는가?
국내 자동차 산업이 심상치 않다. 국내 경기가 별로 좋은 상황이 아니고 북핵 등 주변 상황도 악조건이 누적돼 전체적인 상황이 좋지 않다. 이중 다양한 악재가 더욱 누적된 자동차 분야의 문제점이 부각되면서 위기로 치닫고 있다.
우선 기아차의 통상임금 문제는 다른 분야에 끼치는 영향 측면에서 대법원 판결에 모두가 집중된 상황이다. 노조의 손을 들어줄 경우 소급 적용돼 약 3조원의 비용을 더 지불해야하기 때문이다. 최근 기아차의 영업이익률은 3%대로 떨어져 최악의 상황인 만큼 통상임금 문제까지 패소한다면 후반기 시장은 분명히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글로벌 메이커의 영업이익률은 약 6~7%이고, BMW 등은 약 11%에 이를 정도로 최고의 수익률을 자랑한다.
더욱 큰 문제는 한국GM 철수설이다. 국내 여러 공장 중 군산공장의 위기는 심각하다. 벌써부터 신 모델에 대한 주문이 줄어들어 공장이 상당 부분 쉬면서 점차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GM 본사가 글로벌 시장 경영측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공장은 폐쇄하거나 축소시키는 것은 한두 사례가 아니다. 독일의 오펠이나 호주 홀덴사는 물론이고 유럽에서 쉐보레 브랜드 철수 등 철수사례는 다양하다.
최근 이유 없이 대표이사가 사직하고 새로 임명된 대표이사의 전력 등 다양한 이슈가 고민을 더하고 있다. 특히 다음 달은 15년 의무 경영 기간도 끝나고 산업은행의 지분 매각 등 다양한 주제까지 겹치면서 한국GM의 위기설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파업 결의도 심각한 위협이다. 이미 노조파업은 연례행사이고 가장 심각한 암적인 요소라 할 만큼 심각한 산업적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고비용 저 생산 구조에서 무조건적인 노조의 요구는 심각한 국민적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이미 선진국 대비 고비용 저 생산 구조는 향후 우리나라의 경쟁력 약화의 대표적인 악재로 나타날 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국내 5개사 중 4개사가 노조파업 결의를 해 업계는 이미 폭풍전야다.
해외 시장도 나쁘기는 마찬가지다. 사드발 중국 시장의 반 토막 판매는 현재도 진행형이다. 현대차그룹의 중국 시장은 지난해 대비 47%가 줄어들어 메이커는 물론 동반 진출한 부품기업의 위기도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 시장의 경우도 약 7~8%이상 줄면서 경쟁력 제고가 요구되고 있다. 여기에 신 시장 개척은 답보상태이고 향후 미래 활로가 보이지 않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내부적인 패러다임 전환도 요구되고 있다. 32건의 내부 고발자 사안도 아직도 진행 중이고 인터넷 상에서 현대차그룹의 부정적인 인식은 더욱 커지고 있어서 향후 국내 시장도 별로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후 진행되는 한미FTA 재협상 문제는 미국시장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렇게 모든 악재가 누적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과연 살아날 방법은 있는 것인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방법을 찾아야 하는 시점이다. 한꺼번에 해결하기 보다는 하나하나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우선 노사분규 문제다. 무리한 요구를 일삼는 노조에 대해 사측에서 땜질 처방으로 매년 받아주다 보니 이제는 경영상의 문제까지 노조가 개입하는 상황이다. 이유 불문하고 노사 양측이 한 걸음 뒤로 물러서야 한다.
정부는 적극 개입해 자동차 분야 노사정위원회 가동을 활성화해야 하고 양보하는 자세가 가장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결국 해외 공장 이전이 가속화돼 급격하게 국내 시장이 붕괴되는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예전에 필자가 언급한 현대차그룹 해외 생산 70% 이상으로 바뀌지 않기를 바란다. 해외 이전이나 감소는 바로 고용의 문제로 이어진다. 오늘의 무리한 요구가 공장 해외 이전으로 나타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이유다.
기아차 통상임금 문제는 법적인 최종 단계라 무어라 언급하기 힘들다. 걱정되는 것은 최근의 판결이나 법적인 구축이 포퓰리즘(populism)에 맞춰 움직이는 모양새라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의 내부적인 패러다임 전환 또한 중요한 시점이다. 그 동안 지적돼 온 각종 내부적인 문제점을 개선해 새롭게 글로벌 기업에 걸 맞는 시스템으로 탈바꿈하길 기대한다. 각각의 해외 시장에 안성맞춤의 신차종 투입과 적극적이고 조화된 마케팅 전략은 기본이고 품질과 가격 경쟁력도 고민해 실질적인 판매 증가로 이어져야 한다.
한국GM은 그 동안 감돌았던 각종 소문을 불식시킬 수 있는 과감한 선언과 노력이 필요하다. 노조는 파업을 지양하고 안정되게 한국GM이 살아날 수 있는 결정적인 선언을 해야 한다. 국내 공장이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품질제고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한 자리 숫자가 아니라 두 자리 숫자로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GM은 14~15%의 시장 점유율을 가질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이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차종별 연구개발 능력을 보유한 R&D 센터를 두어 안정적인 모습을 본사에 보여줘야 한다.
정부는 사드발 중국 보복을 하루속히 거두도록 설득과 과감한 결의를 보여야 한다. 적어도 이번 사드문제는 1년 이상 가서 내년 후반기에나 풀릴 가능성도 있다. 이미 중국의 보복을 경험한 대만이나 일본의 사례를 보면 1년 이상은 필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가 이 기간을 줄이고 대중국 수출과 활성화가 필요하다. 곧 시작하는 한미FTA 재협상에 대한 고비도 유리하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지금의 8월 자동차산업 위기를 하루속히 해결해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슬기롭고 과감한 결단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국민의 걱정스런 주름을 펴주기를 긴절히 바란다. 지금이 바로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시기다.
김필수(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