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자동차 메이커들의 모터쇼 참가가 크게 줄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해외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모티브뉴스는 15일(현지 시각) 내달 개최되는 2017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 알파 로메오, 미쓰비시, DS, 닛산, 피아트, 푸조, 인피니티, 볼보, 지프 등 9개 브랜드가 불참한다고 전했다. 이 브랜드들은 전체 유럽 시장 판매량에서 2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작년 9월 열린 2016 파리모터쇼에서도 람보르기니, 벤틀리, 포드, 볼보, 애스턴 마틴 등이 불참하는 등 최근 들어 자동차 메이커들의 주요 모터쇼 참가가 크게 줄고 있다. 모터쇼가 신모델, 콘셉트카 등을 공개하고 브랜드 가치를 알릴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평가 받던 과거와는 대조적이다.

이처럼 브랜드들의 모터쇼 참여가 줄어드는 건 실질적인 마케팅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안 플레처(Ian Fletcher) IHS마킷 분석전문가는 “자동차 브랜드들은 모터쇼에 참가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지만, 이와 대비 했을 때 실제 구매로 이어지지 않아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모터쇼 관람객 가운데 실제로 차량을 구매하는 사람은 극히 적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근 고객들은 온라인을 통해 차량을 알아보는 것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또 대부분 실내에서 진행되는 모터쇼 성격에 따라 잠재 고객들을 위한 다양한 부대 행사가 부족하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최근 자동차 메이커들은 주요 모터쇼보다는 영국의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Goodwood Festival of Speed)와 같은 소규모의 역동적인 축제 참여를 선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모터쇼 대비 저렴한 참가 비용과 함께 즐길거리가 풍성하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로드 마치(Lord March)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 관계자는 “자동차 메이커들은 그들의 상품을 색다른 방법으로 선보이고 싶어 한다”며 “우리는 이러한 변화의 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국 콘텐츠의 문제”라며 “굿우드 페스티벌 관람객은 20만명 수준으로 2015 프랑크푸르트모터쇼의 93만1700명과 비교했을 때는 적지만 소셜 미디어를 통한 마케팅 효과는 굿우드가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비용이 저렴한 것도 굿우드 참가가 늘고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마치 관계자는 “주요 모터쇼 참가 비용은 굿우드의 3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모터쇼에서 잠재 고객과의 소통이 어려운 것도 모터쇼 불참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로랑 드 와드(Roelant de Waard) 포드 유럽법인 세일즈&마케팅 총괄은 “모터쇼에서 관람객들은 너무 많은 브랜드와 메시지를 접한다”며 “이는 커뮤니케이션의 가장 중요한 규칙인 전념, 집중에 위반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최근 자동차 메이커의 자체 행사 개최 횟수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재규어의 경우, 아트 오브 퍼포먼스(Art of Performance)를 영국과 미국에서 개최, 고객들에게 신차 시승 기회를 직접적으로 제공한 바 있다.

포드는 고 퍼더(Go Further) 이벤트에서 미디어와 딜러들을 대상으로 신차를 소개하고 있으며, 아우디 또한 최근 미디어와 딜러 등 2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모터쇼 스타일의 A8 공개 행사를 개최한 바 있다. 아우디 대변인은 “모터쇼 특유의 소음을 차단했다”고 말해 자체 행사를 개최함에 따라 참석자들의 집중력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2017 프랑크푸르트모터쇼는 내달 14일부터 본격적으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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